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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아빠와 두 딸의 중국-러시아-몽골 52일 여행기

두만강에 마음 적시고 바이칼에 몸 담그고

  • 김형덕 | 한반도평화연구소장, 북한이탈주민

두만강에 마음 적시고 바이칼에 몸 담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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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생각

두만강에 마음 적시고 바이칼에 몸 담그고

바이칼 호수에서 발원하는 앙가라 강.

압록강변 북한 땅을 바라보면 문뜩 고향 생각이 난다. ‘남과 북의 사람들이 자주 만나다 보면 자연스럽게 북한의 변화와 한반도의 통일이 우리 곁에 다가올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북한을 고립시키면 가난을 가중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남북 주민 간 이질감은 물론이고 분단도 공고화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어느 체제가 더 보편적인지 알게 되면 올바른 방향을 선택하리라고 확신한다.

북중 국경을 여행한다니 친지들이 이구동성으로 “조심하라”고 했다. 딸들과 나를 염려하는 마음 씀씀이에 고맙다는 말씀을 전한다. 다만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게 있다. 2001년 이후 수십 회 북중 접경지역을 여행했지만 위험한 곳이라고 느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나 북한에 거주하는 이들과 비공식적 관계를 맺고 특정한 일을 하고자 방문하는 이들은 조심해야 할 것이다.

속도감 있게 진행해온 여정을 늦추기로 하고 린장의 친구 집에 들렀다. 국적과 문화가 다른 친구와 사이좋게 지내는 데는 배려가 중요한 덕목인 듯하다. 린장에서 휴식을 취한 후 백두산으로 향했다. 얼다오바이허(二道白河)에 도착한 후 이튿날 백두산 등정에 나섰다. 사적, 공적 일로 백두산에 오르는 게 이번이 열 번째다.

선양에서 온 63세의 한족 남성은 초등학교 친구 8명과 함께 백두산을 찾았다. 이 남성의 생각은 보통의 중국인과 달랐다. 이야기인즉 “장백산은 원래 조선의 것이다. 지안시 유적(랴오닝성에 있는 고구려 유적)과 오녀산성을 보더라도 동북 지역은 조선의 선조국인 고구려의 땅이다. 만리장성은 고구려의 침공을 막고자 쌓은 것이다. 그럼에도 역사는 역사일 뿐 지금은 중국 땅”이라는 것이었다.

경기 고양시에서 온 70대 초반의 한국인 남성은 “김정은이 핵실험을 계속해 백두산이 폭발하기 전 천지를 보러 왔다”며 웃었다. 금융권에서 일했고, 지금은 개인사업을 한다는 그는 “비용이 들더라도 북한과 교류해 북한 사람들의 의식이 변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북한이 폐쇄적이 될수록 김정은 정권은 더 단단해진다”고 주장했다. 노년 세대의 북한 인식에 대해 필자가 편견을 갖고 있었나 보다.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러시아의 北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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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울란우데 알렉산더-나타샤 부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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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린성 윤동주 생가.

백두산 입장료는 1인당 5만4000원가량으로 비싼 데다 서비스는 별로다. 딸들에게 아는 대로 백두산에 대해 설명한 후 옌지로 이동했다.

옌지 중심가에 여장을 풀었다. 다음 날 시인 윤동주 생가와 북한 회령이 보이는 삼합진을 찾았다. 삼합진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회룡 사진은 중국 군인에 의해 모두 삭제됐다. ‘남북 관계가 예민해서’ 찍을 수 없단다. 중국 군인은 “10년 전 남북이 잘 지낼 때는 사진을 찍어도 무방했다”고 했다.    

딸들과 나는 투먼을 경유해 훈춘으로 갔다. 예전에는 투먼-훈춘 이동에 1시간 반가량 걸렸는데, 고속철도로는 20분이면 끝이었다. 훈춘은 러시아로 가는 관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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