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2일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에서 세계를 제패한 장혜진(29·LH)의 ‘금메달 맛’은 이랬다. 나흘 전 단체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무지갯빛 솜사탕 같은 맛”이라고 한 그는 이번 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 중 첫 2관왕이 됐다.
별명은 ‘짱콩.’ 키가 작아(158cm) 어릴 때부터 ‘땅콩’이라 불렸는데, 땅콩 중 최고가 되라는 뜻에서 친구가 붙여줬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여자대표팀(3명) 선발전에서 4등으로 탈락해 출전이 무산된 아픔을 딛고 이번엔 명실 공히 ‘짱콩’임을 입증했다.
장혜진은 대기만성형이다. 대표팀 막내 최미선(20)이 고교 1학년 때 단 태극마크를 23세 때인 2010년에 달았다. 같은 학년이던 기보배(28)가 2002년 전국소년체전에서 3관왕을 할 때도 그는 무명에 가까웠다. 2014년 월드컵 3차 대회 개인전 1위에 올라서고야 이름을 알렸다.
중학교 땐 양궁선수에게 치명적인 클리커병에 걸려 고생했다. 자신감 부족, 혹은 다른 알 수 없는 이유로 활 시위를 놓지 못하는 불안 증세를 보였다. 보다 못한 가족이 양궁을 그만두라고 했지만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4년 전 ‘4등 탈락’ 후 슬럼프가 오래가지 않은 건 긍정적이고 쾌활한 성격 덕분. 그는 개인전 우승 후 “일이 잘 안 풀려도 매사에 긍정적 자세로 노력하면 언젠간 좋은 결과가 있을 거란 믿음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