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와 협업
- ‘움직이는 고성능 컴퓨터’ 커넥티드카 핵심기술 개발
- 2025년 모든 차량에 커넥티드 시스템 적용 예상
‘움직이는 고성능 컴퓨터’로 일컬어지는 커넥티드카는 차량과 클라우드(저장기능 + 연산기능) 서버를 양방향으로 연결해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 조사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낮은 수준의 커넥티드카 기술이 적용된 차량은 전체의 35%에 불과했지만, 2025년에는 모든 차량에 고도화한 커넥티드 시스템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차량 네트워크 기술 공동 개발
현대차는 커넥티드카의 핵심 기술을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Cisco)와 협업해 개발하기로 했다. 이는 현대차의 커넥티드카 개발 전략의 일환으로, 이 분야 최고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과 공동 개발하는 방식을 채택한 데 따른 것이다.현대차와 시스코는 획기적 속도의 대용량 데이터 송수신은 물론, 차량 내 장치들과 개별 통신 및 제어가 가능한 ‘차량 네트워크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함께 노력할 계획이다. 차량 네트워크 기술은 커넥티드카의 핵심적인 기초 기술. 두 회사가 손을 잡으면서 클라우드, 빅데이터, 보안 기술로 구성되는 커넥티드카 통합 인프라 개발도 빠른 속도로 구체화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양사는 커넥티드카 모의 테스트 프로젝트를 통해 커넥티드카에 대한 기초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
현대차와 시스코 모두 커넥티비티 기술을 기반으로 미래 지속 가능한 성장 방향을 모색하고 있기에 협업의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는 커넥티드카 개발을 위한 필수 인프라인 클라우드 시스템과 빅데이터 분석 조직을 이미 3년여 전에 갖춰놓았다.
“시너지 효과 극대화할 것”
현대차와 시스코의 협력은 무엇보다 자동차 회사와 네트워크 전문기업의 조합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현대차는 시스코와의 협업을 통해 시스코의 우수한 네트워크 기술 노하우는 물론 커넥티드카의 보안 관련 기술도 습득할 기회를 갖게 됐다.
지금까지는 지능화 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자동차산업과 IT(정보통신기술) 업종 간 협력이 대세를 이뤘다. 가령 포드는 아마존과 스마트홈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손을 잡았고, 폭스바겐은 LG전자, 볼보와 르노닛산은 마이크로소프트, BMW는 삼성전자와 카 커넥티비티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있다. 또한 GM은 미국의 차량 공유업체에 투자했으며, 도요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합작해 빅데이터 분석회사 ‘도요타커넥티드’를 설립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와 시스코처럼 서로 사업 분야가 완전히 다른 기업 간의 협업은 상호보완 관계가 더욱 뚜렷해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할 것”이라며 “혁신을 추구하는 자동차 업계는 물론 IT 업계에서도 두 회사의 협업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시스코와 우선 차량 네트워크 개발에 집중한 뒤, 추후 상호 협의하에 협력 분야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시스코는 네트워크 보안에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인 만큼, 추가적인 협업이 가능해 보인다.
한편 현대차는 커넥티드카 개발 세부 분야별로 글로벌 전문 기업들과의 협업 가능성에 대해 실무선에서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커넥티드카 서비스 부문 확대를 위해 스마트 홈, 스마트 오피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글로벌 가전업체들과의 협업도 구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IT 업체들도 사물 인터넷의 미답(未踏) 분야인 커넥티드카 시장에 진입하려는 욕구가 강해 협업의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현대차가 커넥티드카 등 미래 지능형 자동차 개발을 위해 적극적인 협업 전략을 펼치는 것은 이 분야의 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고 상용화함으로써 미래 자동차 시장을 개척해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혁신 이미지’ 구축
친환경차의 독자 개발을 고집해온 현대차가 미래 지능형 자동차 개발에선 파트너십 전략을 펼치는 것은 구글, 애플과의 협업을 통해 예고됐다. 현대차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양분하고 있는 구글, 애플과 적극 협업해 차량에서도 애플리케이션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안드로이드오토’와 ‘카플레이’를 양산차에 적용했다.‘안드로이드오토’는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쏘나타에 세계 최초로 적용함으로써 현대차의 혁신적인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기여했다. 이 밖에도 현대기아차는 각사의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블루링크와 유보의 운영체제를 마이크로소프트사와 2008년부터 공동 개발하고 있다.
커넥티드카 Q&A▼ 스마트카와는 차원이 다르다 ▼
A 차량 네트워크와 클라우드다. 두 분야 모두 기술혁신이 필요하다. 특히 클라우드 구축과 함께 수집된 데이터를 고도의 연산을 통해 분석, 실시간으로 지능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 기술이 중요시된다. 커넥티드카 플랫폼 활용을 위한 표준화 기술 개발도 중요하다. 이 기술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와 콘텐츠를 보유한 외부 업체의 유입을 적극 유도해 선순환 체계가 마련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Q 커넥티드카는 스마트카와 무엇이 다른가.
A 상용화한 스마트카는 외부와의 연결 없이 IT 기술을 활용해 유용한 기능을 제공하거나 제한적인 연결성(폰 커넥티비티)을 바탕으로 한 단방향 서비스를 하는 게 대부분이다. 이에 비해 커넥티드카는 구성 요소 간의 연결 즉, 차량과 클라우드를 고도화한 네트워크 기술로 연결함으로써 스마트카, 자율주행차, 친환경차의 기능을 더욱 지능화하고 완전하게 하는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좀 더 포괄적인 개념이다.
Q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는 어떻게 다른 개념인가.
A 커넥티드카는 차량을 클라우드와 실시간, 양방향으로 연결해 서버와 인터넷의 방대한 정보 및 분산 연산 능력을 제공하는 것으로, 미래 자동차 기술을 끌어 올릴 수 있는 핵심 기반이 될 것이다. 커넥티드 기능이 없는 자율주행차는 자동차에 적용된 센서의 능력만으로 자율주행 기능을 수행하지만, 커넥티드카 기능이 포함된 자율주행차는 외부 차량뿐 아니라 도로·인프라 등과 지속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차량의 안전성을 높이게 될 것이다.
Q 텔레매틱스 기술과 커넥티드카의 차이는 무엇인가.
A 현재의 텔레매틱스는 고정된 서비스를 위해 개발된 구조이기 때문에 신규 서비스 제공 및 확장의 유연성이 낮다. 하지만 커넥티드카 기술은 양방향 통신이 가능하고 차량의 주요 장치별로 개별 제어가 가능한 구조로, 범용성을 갖는 기반 인프라 기술이다. 또한 대용량의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으며,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의 확장 유연성이 크다. 지능화한 정보와 서비스를 신속하게 전달받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Q 커넥티드카 통신 모듈의 표준화는 진행되고 있나.
A 커넥티드카와 클라우드를 잇는 무선통신 기술은 기본적으로 3G, 4G와 같은 셀룰러 망뿐 아니라 와이파이, 블루투스와 같은 커넥티비티 통신기술 등을 모두 포함한다. 하드웨어 부문은 퀄컴, 인피니언 등과 같은 통신용 반도체 업체가 공급하는 모뎀 칩을 기반으로 각 자동차 업체가 차량별, 지역별 모듈을 최적화해 개발하고 있다. 해당 모듈이 글로벌 표준화하면 ‘규모의 경제’에 따른 원가 절감이 가능해 커넥티드카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Q 커넥티비티 기술을 확대 적용하면 그에 따른 해킹 대책도 마련돼야 하지 않을까.
A 커넥티드카의 경우 차량의 중요 데이터 이동량이 급격이 많아지는 데다 외부 연계 서비스가 확대됨에 따라 데이터 보안 관리가 더 중시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하고 복잡한 시나리오를 고려한 통합 보안 기술은 물론,차량 네트워크, 클라우드 등 커넥티드카의 요소별로 차별화한 보안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