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던 2001년에 인사돌의 광고가 방향을 바꾼다. 이미 잇몸병과 인사돌에 대한 인지도가 충분히 높아진 시기였다. 그러나 인지도가 바로 선호도라고 속단할 수 없었고, 초창기와는 달리 경쟁자도 생겨났다. 동국제약 광고홍보부 구본진 부장은 대표 브랜드로 자리 잡은 인사돌에 변화가 필요했다고 말한다.
“후발주자와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동시에 소비자의 선호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 당시의 과제였습니다. 이제는 증상을 알리는 단순한 수준에서 벗어나야 할 만큼 인사돌이 갖는 위상이 높아졌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지

최불암이 모델인 인사돌 광고.
짧은 시간 안에 제품의 이름이나 효능을 강조해야 하는 의약품 광고들은 대개 코믹하거나 딱딱한 분위기를 유지한다. 어떤 형식이든 약품의 이름이나 효능을 몇 번이나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동국제약에서도 다른 제품에서는 ‘새 살이 솔솔, 마데카솔’ ‘입병엔 오라~ 오라메디’ 등의 카피를 써왔다. 반면 인사돌의 광고는 1위 브랜드답게 잇몸병 치료제라는 기능을 알리는 것에서부터, 여러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단계를 지나 국민의 잇몸건강을 책임진다는 공익적 성격으로까지 진화해왔다.
2011년 들어 동국제약은 제품 광고에만 치중하지 않고 공익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2011년 인사돌의 TV 광고는 “치과도 잘 다니시죠?”라는 물음을 던진다. 제품을 먹으라는 메시지 이전에 치과 검진과 잇몸 관리를 강조하는 것이다. 치주 질환에 시달리는 노년층 인구가 늘어날수록 예방, 검진, 치료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동국제약의 김희섭 전무는 1위 브랜드로서 책임을 이야기한다.
“대한민국의 잇몸병 시장을 개척한 것도 인사돌이고, 아직까지 그 시장을 이끌어가는 것도 인사돌입니다. 앞으로 인사돌은 양적인 성장만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국민이 사랑해주신 만큼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며, 그 속에서 성장해 나아갈 계획입니다.”
광고 캠페인 이전에 인사돌 정제의 크기와 포장도 달라졌다. 먹기 쉽게끔 한 알의 크기를 줄이는 한편 상자의 표면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표기, 스마트폰을 위한 QR코드, 인사돌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홀로그램을 집어넣었다. 동국제약 측은 “고객 만족을 위한 변화지만, 식물에서 추출한 생약성분과 치조골을 재건해 잇몸 기초를 단단하게 해주는 효능은 그대로”라고 강조하고 있다.
좋은 브랜드, 특히 오랫동안 좋은 브랜드로 남으려면 당연히 좋은 제품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마케팅 측면에서는 소비자에게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도 다른 제품과는 차별화된 이미지로 남아야 한다. 말처럼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동국제약 인사돌이 계속해서 자신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성장시킬 수 있을지 스토리의 나머지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