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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와 미술관

오슬로 부두에 정박한 현대미술의 최고봉

아스트룹 피언리 현대미술관

  • 최정표|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jpchoi@konkuk.ac.kr

오슬로 부두에 정박한 현대미술의 최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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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천외한 것들의 향연

아스트룹 피언리 미술관은 컨템퍼러리 미술관이다. 컨템퍼러리 미술관은 ‘우리 시대의 작가들(contemporary artists)’이 자기를 알릴 수 있는 무대이자 활동할 수 있는 운동장이다. 그리고 그들이 하고 있는 일을 우리가 보고 느끼고 평가할 수 있는 마당이다.

예술가들은 자기의 고유 상표를 만들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그것은 경쟁이고 싸움이다. 이 싸움에서 승자로 우뚝 서기 위해 인생을 건다. 끝없는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마침내 뭔가를 만들어낸다. 컨템퍼러리 미술관은 이런 것들을 선보이는 곳이다. 그리고 평가받는 곳이다.

그래서 컨템퍼러리 미술관에는 기상천외한 것이 많다. 그런 것을 왜 만드는지, 그런 것이 왜 예술인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물건과 행위들이 있다. 이 일에 성공하는 자는 유명 예술가로 등극하지만 그러지 못한 예술가는 고달픈 인생을 살아간다. 성공해 빛을 보는 예술가는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예술은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고 예술가는 자기 자신과 싸우는 사람이다. 항상 새로운 작품을 내놓는 일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예술의 역사에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예술가가 얼마나 많은 작품을 내놓았는가. 그리고 이 시대에는 또 얼마나 많은 작가가 활동하고 있는가. 이들이 했고, 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새로운 작품을 내놓는 일이 쉬울 리 있겠는가. 그렇지만 그것은 예술가의 임무다.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렇지만 예술가는 창조해야 하고 만들어야 한다. 그동안 없었던 무언가를 내놓아야 한다. 이것이 예술가의 운명이다. 그런 고달픈 예술가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곳이 컨템퍼러리 미술관이다.



성공한 자는 환호를 받는다. 컨템퍼러리 미술관에 작품이 소장되거나 전시되는 작가는 적어도 이 시대에는 환호받는 작가다. 그렇지만 지금만 환호 받는 작가일지도 모른다. 세월이 한참 흐른 후에도 계속해서 환호를 받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래는 누구도 모른다.

아스트룹 피언리 미술관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작가는 적어도 지금은 성공한 작가들이다.  제프 쿤스(Jeff Koons·1955~), 안셀름 키퍼(Anselm Kiefer·1945~), 리처드 프린스(Richard Prince·1949~), 신디 셔먼(Cindy Sherman·1954~), 매튜 바니(Matthew Barney·1967~), 톰 삭스(Tom Sachs·1966~), 더그 에이컨(Doug Aitken·1968~) 등은 아스트룹 피언리 미술관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대표적 작가들이다. 모두 현재 활동하는 작가 중에서는 나름대로 명성이 자자한 사람들이다.

미술관은 소장 작품의 일부를 상설 전시하면서 1년에 6~7회 기획전도 개최한다. 아스트룹 피언리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여는 작가도 성공한 작가로 인정받는다. 아스트룹 피언리 미술관이 미술관끼리의 경쟁에서 이미 성공한 미술관으로 대접받고 있기 때문이다.

아스트룹 피언리 미술관은 노르웨이의 동시대 작품을 중시한다. 그러나 국제적으로 알려진 해외 작가들의 동시대 작품도 소장한다. 노르웨이에 국한하지 않고 국제적으로 그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이 미술관은 30여 년 전부터 작품을 수집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작품 선별의 기준과 요건은 변화해 왔다. 시대의 변화와 시대정신에 부응하기 위해서다. 미술관이 다루는 작품은 1960년대 이후 작품이다. 미술관의 주된 관심 영역은 팝아트와 1980년대 포스트모더니즘, 그리고 국제적인 동시대 작품이다.



컬렉션의 기준

독일의 추상표현주의와 영국의 모더니즘 작품도 다수 소장하고 있다. 그리고 이 미술관은 YBA(Young British Artists·영국의 젊은 작가) 작품에도 관심을 보여 이들의 전시회도 여러 번 개최했고 작품도 구입했다. 지금은 미국의 신세대 작품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예술의 중심도 이제 미국으로 옮겨갔음을 의미한다.

미술관마다 작품 소장의 기준은 각양각색이다. 대부분의 미술관이 시대별, 사조별로 작품을 수집한다. 미술사의 흐름을 한눈에 조망하기 위한 목적이다. 큰 미술관일수록, 전통적인 미술관일수록 그런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컨템퍼러리 미술관은 지금 이 시대의 작품에 집중한다. 따라서 시대별이나 사조별로 수집할 이유가 없다. 아스트룹 피언리 미술관도 마찬가지다.

아스트룹 피언리 미술관은 개별 작가 중심으로 또 개별 작품 중심으로 수집하고 있다. 유명 컨템퍼러리 작가의 작품을 모두 소장할 필요는 없다. 대신 특정 장르에서 주도적 위치에 있는 작가의 작품에는 관심을 기울인다. 독창성, 창의성, 작품성을 중시한다. 그러다 보면 미술관은 특정 작가에 집중할 수도 있다. 아스트룹 피언리 미술관은 이런 작가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미술관은 미국의 젊은 작가에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최근에는 유럽, 브라질, 일본, 중국, 인도 작가들에게도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의 전시회를 많이 기획하고 있다. 미술관은 이들의 핵심 작품에 집중하면서 이들과 노르웨이 작가를 연결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아스트룹 피언리 미술관은 2002년 제프 쿤스의 조각품 ‘마이클 잭슨과 버블스(Michael Jackson and Bubbles)’를 510만 달러에 구입하면서 세계 예술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쿤스는 1988년 이 작품을 3개 만들었는데 이 중 하나가 이 미술관에 들어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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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표|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jpchoi@konku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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