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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몽상 外

  • 담당·송화선 기자

수학의 몽상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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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말하는 ‘이 책은…’

명강 _ 송호근·유홍준·정재승·최재천·김지하·문정인·이덕일·도정일 지음, 블루엘리펀트, 252쪽, 1만3000원


수학의 몽상 外
“‘신동아’에서 김지하, 유홍준, 최재천 연속 강연회를 하나봐.”

지인의 말에 귀가 번쩍 뜨였다. 나 같은 출판 편집자라면 누구나 그럴 것이다. 저자의 글을 받고 그 글을 다듬으며 설렘과 행복을 느낀다. 그런데 명사의 글은 좀처럼 받기 어렵다.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신동아’ 창간 80주년 기념 강연회라면 강연자의 명성, 내용 어느 면에서도 빠지지 않을 것 같았다.

이런 기대로 저항시인이자 생명운동가인 김지하 선생님 강연회부터 인문학자 도정일 경희대 명예교수, 전 문화재청장이자 미술사학자인 유홍준 교수, 역사연구가인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 소장, 자연과학자인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 사회학자인 송호근 서울대 교수, 정치학자인 문정인 연세대 교수, 뇌과학자 정재승 KAIST 교수의 강연 등 한 달에 한 번씩 이어지는 여덟 번의 강의를 들었다. 이 시대를 대표하는,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명사들의 열강이었다. 강연 때마다 ‘열정이야말로 성공으로 가는 열쇠’라는 느낌을 받았다. 강연회가 끝난 후 청중의 얼굴에서 평소 느껴온 인문학적 욕망과 지적 허기를 채운 듯한 만족감이 느껴졌다. 나를 포함한 청중은 소모적인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나마 지성의 수목원을 거닐며 폼 나게 쉬고 싶은 욕망을 채울 수 있었다.



송호근 교수는 ‘안철수 현상’에 대해 말하면서 “초인을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교양 시민으로 변화할 것”을 요청했고, 유홍준 교수는 “명품은 장인이 만들지만 문화는 소비자가 만든다”면서 문화에 있어 우리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재승 교수는 다양한 창의적 리더들의 이야기를 풀어놓으며 “스스로 인생 지도 그리는 법을 배울 것”을 주문했다. 또 최재천 교수는 “지식의 통섭을 통해 나만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인 사회로 곧 돌입할 것”임을 경고했고, “살림(生)의 힘은 모심(母心)에 있고 모심(섬김)만이 우리 시대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다”고 역설한 김지하 선생은 치열한 자기반성을 통해 깨달은 궁극의 화두가 모심임을 고백했다. ‘일생에 한 번은 들어야 할, 명강’은 이렇듯 2011년 5월부터 12월까지 성황리에 개최된 여덟 차례의 강연회를 책으로 엮은 것이다. 강연회의 열기를 고스란히 전하기 위해 강연자의 말투를 그대로 살려 실었다.

이 강연회를 기획한 ‘신동아’ 조성식 차장은 ‘명강’ 에필로그에서 “당대의 대표 지성인들을 초대한 이 강연회는 대중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교양 강좌이자 우리의 정체성을 되짚어보고 나아갈 바를 고민하는 성찰의 시간이었다”고 말한다.

시장의 요동 속에서 자신을 다잡고, 정치적 충돌 속에서 비판적 안목을 배양하고, 사회적 갈등에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하게 도와줄 정신의 양식이 필요한 시대. 강연회를 함께하지 못한 많은 분이 이 책을 통해 ‘삶에서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할 것인지’ 성찰하시기를 권한다면 편집자의 욕심일까?

홍현경│블루엘리펀트 편집자│

일침 _ 정민 지음

수학의 몽상 外
한양대 국문과 교수인 저자는 “지식이 넘쳐나는 세상일수록 간명한 통찰이 필요하다”며 현대인에게 ‘정문일침’이 될 만한 사자성어를 묶어 소개한다. 1부 ‘마음의 표정’에 등장하는 ‘남산현표(南山玄豹)’를 보자. ‘남산의 검은 표범’이라고 풀이되는 이 사자성어에는 ‘공부를 차곡차곡 쌓아야 문득 반짝이는 지혜를 갖게 된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저자에 따르면 어린 표범의 털은 얼룩덜룩하다. 그러다 어느 순간 짙고 기름진 무늬로 변한다. 이 과정에서 표범은 아름다운 무늬를 위해 배고픔을 참고 견디며 태양을 멀리한다. 이런 표범의 모습을 통해 군자의 학문하는 자세를 설명하는 것이다. 주역에도 같은 뜻을 담은 ‘군자표변(君子豹變)’, 즉 군자는 표범처럼 변한다는 사자성어가 있다. 책의 부제는 ‘달아난 마음을 되돌리는 고전의 바늘 끝’이다. 김영사, 296쪽, 1만4000원

빨리요, 송아지가 나오려고 해요 _ 데이비드 페린 지음, 박상표·조미숙 옮김

수학의 몽상 外
저자는 수의대를 갓 졸업한 뒤 캐나다 시골 마을에서 진료를 시작한다. 시골 수의사의 삶은 연일 모험의 연속이다. 난산에 시달리는 암소, 다리가 부러진 개, 항문 없이 태어난 아기 돼지, 기생충에 감염된 염소 등이 연이어 저자를 찾아오고, 이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초보 수의사는 점점 진짜 수의사가 돼간다. “나는 자궁의 절개 부분을 다시 2인치 정도 더 넓히고 송아지의 다리를 잡아당겼다. 다리가 더 보였고, 그다음 코가 보이더니, 이마, 그리고 귀가 나타났다. ‘보시오! 새끼가 살아 있소!’”처럼 저자의 체험에서 비롯된 생생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부제는 신출내기 시골 수의사의 외양간 어드벤처. 역자 중 박상표는 서울대 수의대를 졸업한 현직 수의사로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 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 연구위원 등을 지냈다. 고려원북스, 439쪽, 1만2500원

또 다른 비스마르크를 만나다_ 강미현 엮음

수학의 몽상 外
철혈재상으로 불린 독일 총리 비스마르크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일화 291편을 모아 엮은 책. 1862년 프로이센 총리에 임명된 비스마르크는 독일 통일을 이끈 뒤 독일제국의 첫 총리로 취임해 1890년까지 28년간 집권했다. 이 과정에서 ‘독일제국의 창건자’라는 찬사와 ‘나치 독재의 개척자’라는 비난을 함께 받았다. 저자는 이 ‘거인’의 사적인 부분에 집중한다. “언젠가 비스마르크가 친구 샤를라흐에게 요한나와 부부로 함께한 48년의 의미를 진솔하게 얘기했다. ‘신께 감사드릴 내 인생의 가장 큰 행운은 독일제국을 통일한 재상으로서 맘껏 누린 영광이 아니라, 요한나와의 결혼생활을 통해 지금의 나 자신이 있게 된 것이네.’ … 숨을 거두기 직전의 짧고도 절실했던 마지막 순간에는 ‘요한나를 다시 만나게 해주소서!’라는 간절한 기도만을 남겼다” 등이다. 에코리브로, 288쪽, 1만3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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