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전 세대에 걸쳐 쓰이고 있고, 모바일 기기 간에 단거리 무선통신(NFC)이나 3G·4G 이동통신 활용이 활발해지면서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교환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됐다.
먼 미래에나 구현될 줄 알았던 유비쿼터스 사회가 이미 실현됐고, 나아가 ‘스마트 사회(Smart Society)’라는 보다 진화한 세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정보기술(IT)이 삶을 보조하는 생활공간에서 인간은 다양한 편의성과 혁신을 맘껏 누리고 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다양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언제 어디서건 인터넷으로 업무를 처리하고 게임 등의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일이 가능해졌고, 날로 발전하는 스마트 기술 덕에 우리 삶이 더욱더 편리해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스마트 사회가 진정 우리 삶을 윤택하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가 들기도 한다. 24시간 내내 스마트폰을 몸에 달고 다니다보니 스마트폰 중독이 문제가 되고 있다. 늘 온라인에 연결된 탓에 현실과 괴리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심심찮게 나온다. 지금 스마트 사회는 양날의 칼처럼 우리가 잘 인식하지 못하는 잠재적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스마트 사회의 문제는 여러 부문에 걸쳐 있다. 얼마 전 미국의 전직 CIA 요원 조지프 스노든의 감청 폭로 사례에서 드러난 것처럼 스마트 사회를 위해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수많은 부분에서 온갖 센서와 통신기술이 사용되면서 감청이나 모니터를 하기가 과거보다 쉬워졌다. 개인정보가 다양한 형태로 전자화해 인터넷을 통해 전송·활용됨에 따라 개인의 e-프라이버시, 자유에 대한 기본권이 위협받는 실정이다.
머나먼 ‘사이버 안전지대’
이뿐만 아니다. 수많은 인터넷망과 스마트 기기가 서로 연결되면서 해킹, 사이버테러 등 심각한 수준의 보안 문제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3월 주요 방송사와 금융사를 상대로 한 사이버 공격이 발생한 데 이어 6월엔 정부 부처 홈페이지를 공격하는 사이버 테러가 벌어졌다. 진화와 발전을 거듭하는 사이버 공격은 우리 삶의 기본적인 안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스마트 사회에 잠재된 위험요소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대부분의 업무를 처리하는 이들에게 ‘우리가 쓰는 스마트 기기와 서비스는 정말 안전한가?’하는 의구심을 품게 한다. 스마트 시대를 사는 우리는 과연 안전할까. 이 질문에 필자는 ‘절대 안전하지 않다’는 답을 던지고 싶다. 겉으로 보면 경제적, 사회적으로 비교적 안정돼 있고, 치안이나 생활 면에서도 안전해 보인다. 하지만 스마트 사회로 접어들면서 앞서 보았듯 3·20 사이버테러, 6·25 사이버공격과 같은 사이버상의 문제가 현실에 미치는 영향이 날로 커져 스마트화가 진전될수록 안전한 사회와 더 멀어지는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학계의 정보 보호 분야에서 30여 년간 활동하면서 국가와 우리 사회에 줄기차게 주장한 것도 정보 보호 기반을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한다는 점이다. 필자를 비롯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노력이 각계에서 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데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뿌듯함도 없지 않다. 하지만 개인정보 유출사고가 근절되지 않고, 해킹 같은 사이버 공격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현실을 떠올리면 우리는 여전히 안전하지 못한 스마트 사회에서 살고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코스콤과 동아일보가 주최한 세계적인 정보보안대회 ‘시큐인사이드 2013 해킹방어대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