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넘게 당뇨병을 앓아온 53세의 주부 김모씨는 얼마 전부터 앉았다 일어나기만 하면 머리가 핑 도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어려서부터 빈혈기가 조금 있던 그였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겼고 약국에서 빈혈약을 구입해 먹는 정도로 치료를 대신하고 있었다. 빈혈의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두통도 심해질 무렵, 고교동창생 모임에서 급기야 실신하고 말았다. 병원으로 긴급히 호송되어 진찰을 받은 김씨의 증상은 당뇨병으로 인한 기립성 저혈압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이름도 어려운 이 질환의 정체가 도대체 무엇인지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자율신경은 우리 몸의 구석구석에 퍼져 있으며 주로 내부 장기의 기능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당뇨병으로 인해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자율신경병증은 피부에서부터 시작해 위장관계, 비뇨생식계, 심혈관계 등 우리 몸의 모든 부위에서 생길 수 있고 그만큼 증상도 다양하다. 당뇨병성 자율신경병증이 있는 경우 심근경색증이나 심장 부정맥, 뇌졸중, 신증 등으로 인해 사망할 위험이 그만큼 높아진다. 가장 중요한 유발인자로는 불량한 혈당 조절, 오랜 당뇨병 유병 기간, 고령, 여성, 비만 등이 있지만 철저한 혈당 조절이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발생이나 진행을 늦추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인정받고 있다. 자율신경병증은 전형적으로 당뇨병 말기에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다양한 말초신경병증을 동반한다.
당뇨병 환자에게 이러한 신경병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아직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신경섬유에 산소와 양분을 공급하는 모세혈관이 망가졌기 때문으로 보는 견해도 있고, 망막이나 신장에서처럼 높은 혈당으로 인해 신경 세포에 좋지 않은 물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최근에는 유해산소가 직접 손상을 끼친다는 보고도 있었으며, 특정한 지방산이 결핍되어 이런 신경병증이 발생한다는 보고도 있었다.
자율신경 손상이 몸속 장기 골병 들인다
자율신경계가 손상되면 그 영향을 받는 몸속의 수많은 장기에서 갖가지 증상이 나타난다. 일부 자율신경계의 이상은 본인이 자각하지 못하는 사이에 진행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심혈관계 자율신경병증, 기립성 저혈압, 위장관계 자율신경병증이 있다.
심혈관계 자율신경병증 : 자율신경병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심박수 조절과 혈관 운동의 장애를 일으킨다. 초기에는 심호흡 혹은 운동할 때 나타나는 정상적인 맥박수 증가의 변동 현상이 사라진다. 운동할 때 심장 박동수가 증가하지 않고 일정하다면 오히려 치명적인 부정맥의 위험성이 커진다. 그 외에 밤에 혈압이 오르고 이른 아침에 혈압이 떨어져 이로 인해 기립성 저혈압의 빈도가 높아지며, 운동에 따른 심장 박동수의 증가가 없어 운동능력이 떨어진다. 이런 경우 통증이 없어 병원을 찾지 않는데다 위급한 경우 응급치료가 되지 않아 심근경색증 후 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립성 저혈압 : 일어났을 때 수축기 혈압이 30mmHg이상 감소하는 것을 말하며 환자가 어지러움, 무기력감, 시력장애, 두통을 호소하거나 심하면 의식을 잃는다. 이는 누웠다가 일어났을 때 생기는 혈압 변화에 대해 혈관의 수축능력이 떨어지고, 심장의 반응 능력이 떨어져 발생한다. 환자가 몸속 수분이 모자라는 탈수현상을 일으키거나 기립성 저혈압을 일으킬 수 있는 약물을 복용했을 경우 증상이 더욱 심하게 나타난다.
체크 |
당뇨병성 자율신경계 장애의 종류 - 비정상적인 땀의 분비 : 특히 음식을 먹은 후 상체에 심함 - 심장과 혈관의 이상 : 기립성 저혈압(일어서면 어지럽다) - 위와 장의 운동 이상 : 메스꺼움 및 구토, 상복부 통증, 당뇨병성 설사, 변비 등 - 방광의 신경이상 : 배뇨 장애, 요실금 - 성기능 이상 : 발기부전, 역행사정 - 신경증에 의한 부종 : 혈관의 수축과 이완 조절 기능 손상 - 관절 붕괴 : 관절을 유지하는 신경의 손상 - 갑작스러운 죽음 : 심장마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