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이 이와 같을까. 한나라당 얘기다. 이회창이라는 거목이 사라진 거대 야당의 당권을 두고 잠재 주자들의 치열한 기싸움이 시작됐다. 과연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가. 전운(戰雲)이 감도는 한나라당의 속사정을 알아보았다.
강삼재 의원,강재섭 의원, 김덕룡 의원, 최병렬 의원, 이부영 의원, 서청원 의원, 박근혜 의원(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나라당은 1997년 대선에서도 좌절의 쓴맛을 봤다. 그러나 지금은 5년 전과 상황이 다르다. 1997년에는 재기의 희망이 있었다. 이회창씨가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그가 떠난 데다 대타마저 불투명해 앞날이 어둡기만 하다. 기약없이 떠다니다간 좌초할 수 있다는 불안감과 위기감이 여의도 중앙당사에 짙게 드리우고 있다. 그러나 ‘포스트(post) 이회창’ 시대를 노리던 인물들에겐 지금이 분명 기회다. ‘대망(大望)’을 품은 주자(走者)들은 이미 발 빠르게 도전채비를 갖추고 있다.
생존 위기에 몰린 한나라당
한나라당 구성원들의 마음은 무척 초조하다. 구심점 부재에 따른 내부 이탈을 막으면서 2004년 봄 총선에서의 재기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회창 전 총재를 대신할 새 인물을 찾는 것이 급선무다. 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새로운 얼굴을 내세워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의 민주당과 맞서지 못하면 차기 대선은커녕 내년 총선에서 공멸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한다.
이런 절박함에도 한나라당은 ‘이회창 퇴장’의 후유증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혁파 중진인 이부영(李富榮) 의원은 “이회창씨가 차지했던 영역이 너무 컸다”며 “공백을 메우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회창 전 총재가 원망스럽다”며 지금의 혼란상에 대해 ‘이회창 책임론’을 제기하는 당직자들도 많다. 지난 5년 동안 이 전 총재가 당권과 대권을 한손에 틀어쥔 ‘제왕적 총재’로 군림하면서 ‘넘버2’ 만들기를 외면해온 것이 오늘의 혼란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전 총재의 핵심참모로 일했던 한 전국구 의원은 “재작년 말부터 2인자를 길러야 한다는 건의를 수차례 올렸다”며 “그때마다 듣기 싫어하는 표정이 역력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그간 ‘넘버2’ 반열에 오르려 했던 최병렬(崔秉烈) 박근혜(朴槿惠) 강재섭(姜在涉) 의원 등이 이 전 총재의 견제로 잇따라 주저앉았다는 것이 정설로 통하고 있다. 지난해 당권·대권 분리와 집단지도체제 도입을 앞두고 넘버2 육성방안이 검토됐으나 끝내 채택되지 않았는데 그 부작용이 오늘날의 인물난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당권경쟁이 불붙기 시작했다. 뚜렷한 강자가 없는 까닭에 한나라당은 춘추전국시대로 빠져들고 있다. 현 지도부가 사퇴를 결정해 차기 전당대회가 눈앞에 닥쳤지만, 뚜렷한 선두주자는 보이지 않는다. 서청원(徐淸源) 대표와 김진재(金鎭載) 박희태(朴熺太) 이상득(李相得) 하순봉(河舜鳳) 강창희(姜昌熙) 의원 등 현 지도부에 참여했던 최고위원단은 차기 전대 지도부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대선 직후부터 터져나온 책임론 공방은 당권경쟁의 신호탄이었다.
지난 12월23일 강재섭 의원은 최고위원회의 공개석상에서 먼저 최고위원직을 던지며 선수(先手)를 쳤다. 그의 최고위원직 사퇴는 당내 소장파의 사퇴 공세를 피하고 ‘프리(free)하게’ 당권 재도전을 준비하려는 이중포석이었다. 강창희 의원도 뒤를 따랐다.
강재섭 의원의 사퇴 선언 계획을 전날 안 서대표는 이날 최고위원단의 행동통일을 주문하며 제동을 걸었으나 실패했다. 사퇴 선언 후 비공개 회의에선 심한 말다툼이 벌어졌다. 최고위원인 김정숙(金貞淑) 의원은 “혼자만 살겠다고 인기 발언을 할 수 있느냐”며 강재섭 의원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김의원은 강재섭 의원을 두둔하는 강창희 의원에게도 “당신은 대전시지부장이나 사퇴하라”고 공박했다. 목소리 크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김의원과 강창희 의원은 서로 언성을 높이며 대판 싸웠다는 후문이다.
서청원의 반격 카드
허를 찔린 서대표와 최고위원단도 반격카드를 내놓았다. 차기 전당대회 최고위원 불출마 선언이 바로 그것. 박희태 의원은 강의원 등에 대해 “난파선에서 자기들만 먼저 살겠다고 바다에 뛰어들어 헤엄쳐가면서 우리들을 난파선에서 살려고 버둥거리는 쥐새끼로 만들어버렸다”고 격분하며 불출마 선언을 주도했다. 박의원은 먼저 김진재 의원과 상의, 불출마 의견을 모았고 하순봉 의원은 나중에 동조했다. 이상득 의원은 서대표 의견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서대표는 자신만 사퇴하고 남은 최고위원단에게 당무를 맡기는 방안을 내놓았다. 반면 최고위원들은 “대표직 사퇴는 당헌상 불가능한 일인데, 초법적으로 강행하는 나쁜 법통을 선례로 남길 수 없다”며 반대했다.
서로의 견해차는 12월26일 천안연수원에서 열린 의원·위원장 연찬회로 이어졌다. 그러다 이날 오후 분임토의시간, 서대표와 최고위원들은 감정이 격해지면서 전원 즉각 사퇴와 불출마 선언이라는 강수(强手)를 던졌다. 강재섭 의원의 당권 재도전을 저지하려는 ‘물귀신’ 작전을 전개한 것이다.
아무튼 내놓고 당권도전을 선언한 주자는 없지만 당권경쟁을 향한 중진들의 물밑 싸움은 천안연수원 논쟁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게 한나라당 주변의 대체적 관측이다.
그러면 당내에서 ‘포스트 이회창’ 주자로 누가 거론되는가. 의원 대다수는 자신이 지지하는 차기주자를 거명하기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마땅한 차기 지도자감이 눈에 띄지 않고, 자칫 특정인을 거명했다가 그의 계보로 낙인찍히는 것을 꺼려해서다. 하순봉 의원은 “포스트 이회창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며 “총선이 끝나야 기본틀이 잡힐 것”이라고 일축했다.
특정인을 거명하지는 않지만 의원들은 이번 대선에서 드러난 민의(民意)를 감안해 새로운 지도자의 몇 가지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맹형규(孟亨奎) 의원은 “시대 흐름을 읽는 통찰력이 가장 필요하다”며 “약점도 없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한구(李漢久) 의원은 “변화를 리드하고 비전을 심어줄 능력이 필수적”이라고 했고 김만제(金滿堤) 의원은 “젊고 참신한 이미지가 우선”이라고 했다. 이성헌(李性憲) 의원은 “새로운 이미지와 개혁적 마인드가 첫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유승민(劉承旼) 전 여의도연구소장은 “젊고 도덕적이고 능력있는 우파지도자를 길러야 한다”고 역설했다.
당내 여론을 종합하면 강재섭 박근혜 김덕룡(金德龍) 최병렬 이부영 강삼재(姜三載) 의원 등이 선두주자로 꼽힌다. 현 지도부의 중진 가운데는 서청원 대표의 이름이 유일하게 거론되고 있다. 손학규(孫鶴圭) 경기지사,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은 잠재적 주자에 포함된다. 세대교체 흐름이 거센 만큼 초·재선 의원들도 빼놓을 수 없다.
저마다 당권 또는 대권 도모에 나선 이들의 경쟁력은 무엇인지 차례로 살펴보자. 단서조항이 있다. 가변성이 높다는 점이다. 상황변화에 따라 경쟁자들의 우열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 어느 누구도 확고한 지도자 이미지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경쟁력에 영향을 끼칠 외생(外生) 변수는 노무현 당선자의 향후 행보다. 노 당선자가 임기초반 국정을 어떻게 운영하느냐에 따라 한나라당 차기주자들의 경쟁력 기준은 바뀔 수 있다.
지도체제 개편을 포함한 당내 개혁논의가 어떻게 결말나느냐는 내생(內生) 변수에 속한다.
강재섭으로 쏠리는 TK 여론
강재섭 의원은 경쟁상대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서 있다. 우선 당내 세대교체 여론에 따른 반사이익을 챙길 수 있다. 1948년 경북 의성에서 출생한 강의원은 올해 나이 55세로 젊은 편에 속한다. 60대 이상 고령의 중진이 수두룩한 상황에서 젊다는 것 하나로도 우선 돋보인다. 또 TK를 주축으로 한 지역기반도 탄탄하다. 이번 대선에서 이회창 후보의 TK지역 득표율은 전국 최고였다. 대구시지부장인 강의원의 어깨에 힘이 들어갈 만하다. 세대교체론과 TK출신이라는 든든한 배경은 그를 차기 반열에 올려놓은 두 가지 요체다.
강의원은 대여투쟁의 전면에 별로 나서지 않아 부정적 이미지가 엷은 편이다. 경력과 자질면에서도 손색이 없다. 대구에서 내리 4선을 한 중진으로, 청와대 법무비서관, 민자당 대변인, 원내총무, 국회 법사위원장 등 요직을 거쳤다. 순발력과 친화력도 뛰어나다.
최근 대구에서는 강의원을 대표 주자로 옹립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있다. 1월1일 대구시지부 주최 신년하례식에는 대구출신 지역·전국구 의원 13명이 모였다. 지역구 의원으로는 유일하게 강신성일(姜申星一) 의원이 빠졌고 전국구로는 이원형(李源炯) 박세환(朴世煥) 박창달(朴昌達) 의원이 얼굴을 내밀었다. 이 자리에서 “대구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자면 강재섭 의원을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의원은 없었다고 한다. 천안 연찬회 대구지역 분임토의에서도 김만제 의원이 “강의원을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바람을 잡았다.
경북에서도 강의원쪽으로 세가 몰리는 징후가 감지된다. 이상득 의원은 1월7일 지역기자들과 점심을 함께하는 자리에서 강의원 지지발언을 했다. 이의원은 ‘최고위원단이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강의원도 발목잡힌 것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그런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강의원은 최고위원직 사퇴 후 회의에 나오지 않아 (다른 최고위원들의) 불출마선언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강의원은 지역에서 유능한 정치인이니만큼 출마하면 도와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당사자인 강의원도 예전과 달리 적극적 의지를 보인다. 강의원은 그간 세대교체론과 영남대안론을 무기로 환경이 무르익기만을 기다려 왔다. 이 전 총재가 사라진 지금, 때가 왔다며 그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는 기자에게 “국민을 보고 정치를 해야 한다”며 변화를 역설했다. 그는 “줄 세우기만을 강요하는 위장된 단결을 한다고 해서 집권하는 것은 아니다”며 “새로운 정치풍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권도전에 대해선 “결정하지 않았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내부적으론 도전 쪽에 마음을 굳히고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다. 맨투맨으로 원내·외위원장과 대의원을 부단히 접촉하며 세 확대를 꾀하고 있다. 강의원이 충청권의 강창희, 경남권의 강삼재 의원과 함께 ‘3강(姜) 연대’를 형성하면 막강한 파워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비판적 평가도 만만치 않다. 나이에 비해 오랜 정치 경력으로 20∼30대 유권자들에게 구정치인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적 인지도가 낮은 점도 약점이다. 지도자감으로는 리더십이 떨어진다는 평도 있다. 정치적 고비에 결단력 있고 선이 굵은 행보를 보여주지 못한 결과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의원측은 “당을 추스르기 위해 독자행보를 자제했기 때문”이라고 반박한다. 최고위원직 선(先)사퇴가 역풍(逆風)을 불러 강의원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당권파 등 주류측 중진들 사이에선 강의원이 “너무 머리를 쓴다”며 비판하는 이도 있다. 주류의 지원이 없다면 강의원의 당권확보도 장담하기 어렵다. 경쟁주자 진영은 “‘병풍(兵風)’의 악몽을 재연할 수 있는 (강의원) 아들의 병역면제가 최대 결점”이라며 “TK에서 반강(反姜)정서도 강하다”고 혹평한다.
지난해 12월26일, 한나라당 서청원 대표 등 지도부가 천안연수원에서 열린 국회의원·지구당 위원장 연찬회 중 심각한 표정으로 당 쇄신관련 발언을 듣고 있다
뭐니뭐니해도 박의원의 최대 경쟁력은 높은 인지도와 대중성이다. 박의원은 당내 유일의 전국적 인물이다. 1998년 4월 대구 달성 보궐선거에서 부친인 고 박정희(朴正熙) 대통령의 후광으로 금배지를 단 뒤 일약 ‘스타 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지난해 2월말 한나라당 탈당 직후엔 전국 지지율이 한때 20% 중반까지 올라갔다.
박의원은 각종 선거에서 지원유세 요청이 쇄도할 정도로 탁월한 청중 동원력을 과시했다. 대선 투표일 사흘 전인 지난 12월16일 박의원의 ‘삭발’이 검토된 것도 그의 이름값 때문이다. ‘창심(昌心)’으로 통하는 권철현(權哲賢) 후보비서실장은 이날 박의원에게 ‘극약처방’을 제안했다. 권실장은 “선거에 이기기가 어려울 것 같아 박의원에게 삭발해줄 것을 제안했다”고 실토했다. “보수층을 결집시키고 30대 젊은 여성층을 끌어들이려면 충격요법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박의원은 그러나 “쇼맨십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해 삭발건은 불발로 그쳤다. 대신 박의원은 이튿날 “노무현 후보도 전쟁론자”라고 공격적인 기자회견을 가졌다.
탈·복당 이력이 아킬레스건
유일한 여성 후보인 점은 당의 ‘환골탈태’를 요구하는 여론에 비추어 박의원만이 누릴 수 있는 메리트다. 현 지도부와 비교해 대선 패배의 직접적 책임이 없는 점도 유리한 여건이다.
반면 약점도 눈에 띈다. 탈·복당한 정치이력은 ‘아킬레스건’이다. 명분을 떠나 당적변경은 무책임한 행위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이번 대선에선 정치인의 ‘철새’ 행각에 대한 지탄여론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 때문에 당적변경은 박의원의 도약에 두고두고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TK지역 한나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박의원에 대한 반감이 크게 수그러들지 않은 분위기다. 대구시지부 관계자는 “일부 시민의 원성이 박의원의 탈당전력에까지 미치고 있다”고 전했다.
당내 세(勢)가 취약하다는 것은 무시 못할 결점이다. 탈당 전 지지기반이던 TK의 열광적 지지가 언제 돌아올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박의원과 유일하게 가깝던 손희정(孫希姃) 의원은 박의원이 당을 비운 사이 지역구의 지구당 위원장을 차지했다. 박의원이 복당 후 건강을 해치며 지원유세에 안간힘을 썼던 것도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려는 몸부림이었다. 박의원은 심한 감기에 목이 부어 선거 후 열흘 가량을 앓아 누어야 했다. 그는 대선 직후 이 전 총재와의 전화통화에서 “후회하지 않는다”며 위로인사를 했다고 한다.
박의원의 탈·복당 정치이력이 비난만 받는 것은 아니다. 박의원은 올해 정치권 최대 화두가 된 정치개혁을 1년 전부터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따라서 탈당 자체보다 개혁의지가 부각된다면 경쟁력에 오히려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시각이다. 한나라당은 뒤늦게 당권·대권 분리, 집단지도체제 도입 등 박의원이 탈당 전 요구했던 사안을 거의 100% 채택했다. 이 전 총재와 맞대결하면서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강한 인상을 남긴 것도 소득이라는 해석이다.
유일한 비주류의 리더
박의원은 지난 9일 새해들어 국회의원회관에 첫 발걸음을 했다. 이날 박의원은 일성으로 “변해야 산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치인이 아니라 평범한 국민이 봐서도 그만하면 됐다 싶을 정도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당내 개혁과 관련해 “집단지도체제는 1인 지배체제에서 원내정당화로 가기 위한 과도기 단계”라며 “대표를 두면 과거 체제로 회귀하기 쉽기 때문에 원내총무만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의원은 지도체제 개편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결론날 것인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의원 구성에 획기적 변화가 있을 경우 당권에 이어 대권 도전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현행 경선 방식의 골간이 유지될 경우 그 가능성은 다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2월 임시국회가 열리기 전까지 10∼15일간 유럽을 방문, 휴식을 취하면서 향후 거취를 숙고할 계획이다.
김덕룡 의원의 최대 강점은 개혁성향의 이미지다. 지난 5년 동안 이 전총재에 맞서 거의 유일한 비주류(非主流) 계보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야당 당수로서의 경쟁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서울서 내리 4선을 한 민주계 출신 중진으로 민자당 사무총장, 정무장관, 한나라당 부총재 등을 역임해 경륜도 겸비했다. 비주류로서 선거패배의 책임론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것도 유리한 여건이다.
특히 정치적 위기에서도 당을 끝까지 지켰다는 점은 박근혜 의원의 행보와 대비된다. 신영국(申榮國) 의원은 “김의원은 입지가 어려운 가운데서도 한길만 걸어오지 않았느냐”며 “김의원이(대표)면 (당이) 바뀌었다는 말을 들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당내 세력도 만만찮다. 김영춘(金榮春) 이성헌 조웅규(曺雄奎) 박명환(朴明煥) 의원 등 계보의원이 10여 명에 이르고 김동욱(金東旭) 김찬우(金燦于) 의원 등 민주계 출신 중진들도 잠재적 지원세력이다. 당내 사정도 김의원에게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같은 민주계인 서청원 대표가 일단 다가올 당권경쟁 대열에서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김의원은 당권경쟁에 나설 경우 민주계 후보의 희소성으로 민주계 대의원 표를 독식할 가능성이 높다. 전북 익산 출신인 까닭에 호남 원외지구당 위원장들의 전폭적인 지지도 기대하고 있다. 김의원은 2000년 총재경선에서 20.8%의 득표율로 2등을 한 바 있다.
김의원은 새해 들어 당권도전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원내외 지구당 위원장과 맨투맨으로 만나 공을 들이고 있다. 김의원은 “당의 안정을 위해 사사로운 이해는 버렸다”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그는 기자에게 “당의 생존여부가 달린 총선이 일 년밖에 남지 않았다”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 서로 고민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김의원은 최근 2주 동안 30여 군데의 신년하례식에 참석하면서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경북의 한 재선의원은 “신년하례식 때 지역구에서 중앙위원들을 만났는데 유일하게 김의원으로부터 휴대전화 메일로 인사를 받았다고 흐뭇해하더라”며 “김의원은 지난 몇 년간 명절 때면 꾸준히 당원들에게 감사인사를 보내며 챙겼다”고 귀띔했다.
김의원은 지난 1월12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조웅규, 박명환 의원과 함께 하와이를 다녀왔다. ‘미주이민 백주년 기념사업회’의 초청을 받아 국회 대표자격으로 방문한 것이지만, 계보원 결속목적도 있었다.
미래연대 향한 최병렬의 러브콜
김의원은 “선거에 승리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도록 당을 단합시켜야 하지만 이는 쇄신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쇄신 쪽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총선 지도부는 대선에 패배한 지도부 얼굴과는 달라야 한다”며 “국민에게 새로운 이미지를 주는 간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대권도전 의사와 관련, 그는 “대권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지금 부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회창 후보가 그래서 피해를 보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에겐 여전히 ‘태생적 한계’가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그가 영남지역에 의존했던 이회창 체제에서 비주류의 길로 내몰린 호남 출신인 탓이 크다. 대선에서 재확인된 영남권 득세는 넘기 힘든 장애물일 수 있다. 다만 지역주의를 뛰어넘은 ‘노무현 신화’가 한나라당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주기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또 62세의 나이와 오랜 정치경력이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에게 부정적으로 비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당권은 몰라도 대권을 노리기에는 벽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민정계 적자 혈통이 자랑
최병렬 의원은 보수 성향과 강한 추진력을 정치적 무기로 삼아왔다. ‘최틀러’라는 별명은 특유의 추진력을 빗댄 것이다. 당의 이념적 정체성을 놓고 보면 보수노선을 고집해온 최의원이 두드러진다. 당의 뿌리인 민정계 출신으로, ‘적자(嫡子)’혈통도 지녔다.
상황 분석과 위기관리, 조직 장악 능력도 탁월하다. 문공부·공보처·노동부장관과 서울시장 등 행정부 내 요직을 두루 거쳤다. 1997년 신한국당 대통령후보 경선에서는 결과에 승복하는 깨끗한 매너를 보여 ‘아름다운 꼴찌’라는 찬사를 받았다.
서울이 지역구인 4선 의원에다 고향은 경남 산청이고 정치적 뿌리는 민정계인데, 이런 이력의 장점을 잘 조합하면 수도권과 영남권, 보수계층의 지지를 바탕으로 ‘포스트 이회창’의 리더로 부상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는 당내 보수층의 결집체인 ‘나라의 안보를 사랑하는 모임’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다. 이 모임에는 김용갑(金容甲) 이상배(李相培) 안택수(安澤秀) 의원 등 보수파 정치인 5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한나라당내 쇄신 그룹 모임인 ‘국민속으로’의 발기인 기자회견 모습
1월5일 당내 개혁모임인 ‘국민속으로’가 발기모임을 가졌을 때 최의원이 보인 반응은 미래연대에 대한 ‘애착’을 짐작케 한다. 미래연대의 핵심멤버인 원희룡(元喜龍) 김부겸(金富謙) 의원 등이 이부영 의원과 함께 ‘국민속으로’를 만든 데 대해 최의원은 크게 화를 냈다.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없었던 데다, 이부영 의원을 중심으로 사실상 ‘딴 살림’을 차려 나간 것이기 때문이다. 최의원은 “가만있지 않겠다. 따끔한 말을 하겠다”고 ‘응징’의사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의원들의 간곡한 만류에 겨우 감정을 누그러뜨렸다고 미래연대 관계자가 전했다.
최의원은 “총선승리를 위해 강력한 리더십을 지닌 지도체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노무현 후보의 당선으로 한국정치에서도 이념정당이 자리잡는 계기가 마련됐다”며 “이젠 좌우 보혁구도로 정책대결을 벌여야 한다”고도 말한다.
“믿을 수 없는 사람” 주류의 불신
그는 “당내 40~50대의 젊은 의원 중에 노무현 당선자보다 잠재역량이 뛰어난 사람이 줄서 있다”며 박근혜 김영춘 원희룡 오세훈 김부겸 김문수(金文洙) 의원 등을 거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들의 자질은 훌륭하나 지금 당장 내세워 키우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최의원을 둘러싼 주변여건이 최의원에게 우호적인 것만은 아니다. 경쟁주자에 비해 나이(65세)가 많은 데다 ‘5공사람’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점이 최의원의 최대 약점이다. 당을 젊게해야 한다는 바람이라도 불면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또 이 전 총재가 빌라 파문과 ‘노풍(盧風)’으로 수세에 몰리자 이 전 총재의 경쟁자로 돌아섰던 그의 변신은 신뢰감에 대한 의문을 남겼다. 대선후보 경선 때 ‘이회창 필패론’을 앞세운 것을 두고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었다는 여론도 있다. 특히 하순봉 양정규(梁正圭) 김기배(金杞培) 의원 등은 자신들을 이 전 총재의 ‘측근 3인방’으로 몰아 인적청산 대상으로 몬 당내 일각 움직임의 배후에 최의원이 있다고 믿고 있다. 이 때문에 이들 민정계 중진들은 최의원을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 단정하며 여전히 경계를 풀지 않고 있다. 최의원과 ‘한통속’으로 매도돼 주류에서 밀려났던 윤여준(尹汝雋) 의원은 대선 막바지에 선대위에 들어왔지만, “민정계 중진들의 협박으로 아무 일도 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한 바 있다.
이부영 의원은 당내 개혁파를 대표하는 중진이다. 당 지도부를 진보적 얼굴로 확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 ‘대안론’의 주인공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야당파괴저지투쟁위원장, 원내총무 등을 맡으면서 대여(對與)투쟁 사령탑으로서의 역량도 어느 정도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서울에 지역구를 둔 이의원은 수도권 소장개혁파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특히 ‘국민속으로’를 발기하면서 당내 개혁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이의원은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해야한다”며 당의 ‘환골탈태’를 요구하고 있다. 이의원은 그러면서도 물밑에서는 영남권 중진과 접촉하며 정치적 타협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완벽한 개혁을 이루려면 큰 희생을 치러야 한다”며 “개혁과 보수 세력간 정치적 타협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영남권 중진들은 대선 득표력에 따라 당권을 차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절충하려는데 이빨도 안먹힌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의원은 ‘국민속으로’를 등에 업었지만, 당내 세는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가다. 서상섭(徐相燮) 안영근(安泳根) 의원을 제외하면 계보의원이 거의 없다. 특히 ‘국민속으로’ 발기과정에서 미래연대측과 갈등을 빚었고 이 과정에 그를 견제하는 당내 기류도 형성됐다. 최근 이규택(李揆澤) 원내총무가 “노무현 당선자가 소속의원을 접촉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는데, 문제의 소속의원이란 사실상 ‘국민속으로’ 멤버를 겨냥한 것이었다. 이의원은 12일 서청원 대표를 만나 이총무의 의혹제기에 대해 거세게 항의했다고 한다. 이같은 소동은 이의원의 당내 위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다.
주목받는 ‘姜-姜 연대’
강삼재 의원은 이 전 총재가 떠난 지금, 부산·경남의 대표주자로 재부상할 기회를 맞았다. 비교적 젊은 51세의 나이에 경남 마산에서 내리 5선을 한 민주계 중진이다. 정치 감각이 탁월하고 보스기질이 강한 편이다. 특히 업무 장악과 추진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사무처 직원들은 신한국당 사무총장을 지낸 그를 역대 가장 인기있는 총장으로 기억하고 있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의 핵심측근으로, 당내 민주계 대의원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강재섭 의원과 함께 ‘세대교체론’과 ‘영남권 연대론’을 내걸고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강의원은 1998년에도 강재섭 의원과 손잡고 ‘토니 블레어론’을 주창하며 이른바 ‘강(姜)-강(姜) 라인’을 형성해 ‘이회창 대세론’에 맞선 바 있다.
당시 도전은 중도 하차로 끝나고 말았지만 강의원은 그 여파로 비주류로 떠돌았다. 최근에는 1996년의 안기부예산 총선자금 전용사건으로 재판까지 받고 있어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졌다. 1997년 대선 직전 ‘DJ 비자금’을 폭로해 강성 이미지가 굳어진 것도 약점이다. 강의원은 당권도전의 결단을 앞두고 지역구에 머물며 표를 다지고 있다. 강의원 측근은 “당내 개혁논의 결과에 따라 강의원이 행보를 결정할 것”이라며 당권도전 여지를 남겼다.
서청원 대표는 차기 경선 불출마를 선언, 당권도전 여지를 스스로 봉쇄했다. 대선 때 선거의 총책을 맡아 패배의 책임을 피하기가 어려운 처지다. 그러나 그가 ‘포스트 이회창’ 주자 대열에서 완전 탈락했다고 보는 것도 단견이다. 도전기회를 잠시 미뤘을 뿐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대표는 17대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역구를 다지는데 몰두하고 있다.
서대표의 노림수는 최근 움직임에서 읽혀진다. 중도성향의 그는 당내 보수·개혁파 간의 갈등을 중재하며 연결고리 역을 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최병렬 이부영 의원 등 계파 보스들을 연쇄 접촉하며 쇄신방안 절충안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1월7~8일 서울 경기지역 초재선 의원을 시작으로 지역별로 의원들을 만나며 여론수렴도 벌이고 있다. 그는 “정치개혁을 이루는 대표로서 남겠다”며 “마음을 비웠다”고 강조한다.
비록 대선에서는 졌지만 선거과정에서 당을 잡음없이 이끌었다는 점에서는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당내 개혁마저 무난히 마무리짓는다면 이미지가 업그레이드될 수도 있다. 서대표는 차기 지도부를 17대 총선을 치를 ‘과도 지도체제’로 보고 있다. 총선이 끝난 뒤 어차피 지도부를 다시 꾸려야 하는 만큼 이때 당권도전에 나서 재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대표는 민주계 출신이지만 당내는 물론 여야 정치권 모두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친화력은 그의 최대 장점이다. 의리를 중시하고, 일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화끈한 성격의 소유자다. 지난해 최고위원 경선 때 와이셔츠 바람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연설을 해 강한 인상을 남겼는데 이 덕분에 1위를 차지했다. 1943년생으로 올해 60세인 그는 서울에서 5선을 한 언론인 출신 중진이다. 고향은 충남 천안. 중앙대 인맥이 투텁고 정무장관, 신한국당 총무, 한나라당 사무총장 등 요직을 역임했다.
서대표는 당권을 쥘 경우 차기 대권주자로 나서보겠다는 욕심도 품고 있다. 그러나 당내에서 그를 대권주자감으로 여기는 인사는 많지 않다.
손학규 경기지사와 이명박 서울시장을 잠재적 차기 주자로 보는 의원들도 적지 않다. 이한구 의원은 “임기중 자기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면 시·도지사도 대권후보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며 “지도자로서 중요한 국정담당 능력을 검증받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55세의 손지사는 개혁성향의 참신한 이미지가 돋보인다는 평이다. 손지사가 청와대 현직 비서관을 정무부지사에 임명한 것도 ‘포스트 이회창’을 노린 장기 포석으로 받아들여진다. 손지사는 그러나 당내 문제와 관련, 기자의 거듭된 질문에도 “도정에만 전념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몸을 사리고 있다.
큰 꿈 꾸는 ‘꿈나무들’
대선패배는 초·재선 ‘꿈나무’에게도 도전의 장을 열어놓았다. 한나라당이 세대교체 요구를 반영하지 못해 젊은층 유권자로부터 외면당한 것이 패배의 최대 요인으로 지목되면서 차세대 이미지에 맞는 초·재선을 중요 당직에 파격적으로 발탁해 키워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않은 지지를 얻고 있다. 당내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세대교체, 나아가 인적 청산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40·50대 전진 배치론’(안영근 의원)을 넘어 ‘40대 기수론’(권철현 의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한나라당 의원 151명의 연령별 구성은 꿈나무의 경쟁을 자극하고 있다. 50대 이하 의원이 78명, 60대 이상 의원이 73명으로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재선그룹을 보면 권철현 맹형규 이재오(李在五) 김문수 홍준표(洪準杓) 안상수(安商守) 권오을(權五乙) 안택수 의원 등이 차세대 리더를 노리며 당권도전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초선그룹에선 김부겸, 원희룡, 오세훈 의원 등이 경쟁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 역량이 처지는 이들이 제각각 도전에 나설 경우 목표를 달성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초·재선 사이의 연대와 총력전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런 점에서 눈여겨볼 대상은 20명 안팎의 소장파 원내외 위원장모임인 미래연대와 재선의원 중심모임인 ‘희망연대’다. 안상수 의원이 간사로 있는 희망연대는 회원이 50여 명에 달한다. 이들이 단일후보를 내세워 공동전선을 펼치면 당장 ‘태풍의 눈’으로 떠오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최고위원 경선 때 미래연대의 후보단일화 실패에서 보듯, 단일대오를 갖추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초·재선의 당권도전과 성공 여부는 당 쇄신이 어느 정도 이뤄지느냐에 달려있다. 특히 전당대회 대의원의 연령비율에 따른 구성문제가 관건이다. 연령비율에 따라 대의원을 선임할 경우 20대와 30대 젊은층이 대의원의 절반을 차지하게 된다. 소장파들이 굳이 연령비율 대의원 선정을 강하게 주장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초·재선 의원들마저 큰 꿈을 꾸고 있는 한나라당. 춘추전국의 혼란이 ‘위대한’ 천하통일로 이어질지, 아니면 화해할 수 없는 분열로 이어질지, 그리고 어떤 인물이 차세대 지도자로 떠오를 지 한나라당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