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영주의 동양대학교는 아름다운 캠퍼스를 갖고 있다. 취업률은 85%에 이른다.
- 특히 IT업계에서 호평받고 있다. 최근엔 고시준비생들을 파격적으로 지원해주기로 했다. 동양대학교는 지금 한국의 MIT를 꿈꾸고 있다.
자신감 넘치는 광고 카피처럼 동양대학교는 젊은 대학이다. 1994년에 첫 신입생들이 학교에 발을 디뎠으니 올해로 딱 10년이 됐다. 이 대학 최성해(崔成海) 총장의 나이는 50세. 일반 교수들의 나이도 대부분 30~40대로, 평균연령이 30대 후반이다. 그러나 ‘젊은 대학’이라는 말이 미숙한 대학, 혹은 아직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대학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개교 초기부터 ‘컴퓨터 분야 특성화 대학’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동양대가 개교 10주년을 맞는다고 하면 교육계 종사자들은 오히려 “동양대의 역사가 그것밖에 안 됐나”라고 물을 정도이다. 그만큼 컴퓨터와 연관된 학문분야의 선두에 섬으로써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특성화’라는 개념조차 생소하던 1995년 동양대는 국내 대학으로는 최초로 ‘컴퓨터 분야 특성화 정책’을 발표하였다. “동양의 MIT가 되겠다”고 선포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허황된 꿈이라고 비웃었다.
그러나 이 대학은 종합정보시스템·학술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당시 웬만한 대학은 재원(財源) 부족으로 엄두도 내지 못했던 ‘재학생 1인당 1대의 교육용 PC 확보’ 목표를 개교 2년 만에 이루어냈다. 게다가 다른 대학들이 전산실에조차 인터넷망을 완벽하게 구축하지 못하던 때에 재학생의 대부분이 생활하는 기숙사에 유무선 인터넷망을 완벽하게 갖추어 국내 최초의 ‘인터넷 기숙사’를 선보였다.
이후 동양대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가상대학 프로그램 실험대학, 한국 사이버대학의 거점 대학으로 지정되는 등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컴퓨터 분야 특성화 대학’이라는 목표가 현실에서 하나 둘 구체화되면서 동양대는 교육인적자원부에서 실시한 대학종합평가 교육 우수·시설 설비분야 최우수 대학교로 선정되었고(2000년), 정보통신부로부터 IT 관련학과 장비지원 대학교로 지정되었으며(2001~02년), 교육인적자원부 선정 교육개혁추진 최우수 대학교에 3년 연속(2000~02년) 꼽히는 개가를 올렸다.
이밖에도 교육인적자원부 선정 지방대학육성 우수 대학교(2001년), 정보통신부 선정 비IT학과 교과과정개편 지원 대학교(2002년), 교육자원부 선정 특성화 우수 대학교(2003년) 등 동양대학교가 최근 이룩한 성과는 10년차 대학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이다. 특히 1998년 첫 졸업생을 배출한 이후 지난 6년 동안 매해 85% 이상의 순수취업률을 기록함으로써 전국 최고수준의 취업률을 기록하고 있다.
2000년부터 동양대는 인성과 전문성을 겸비한 ‘디지털 선비’를 육성한다는 목표 아래 ‘선비21프로젝트’를 추진중이다. 최근에는 ‘공무원사관학교’로 거듭나겠다고 발표해 대학가의 관심을 끌고 있다.
물과 숲이 어우러진 캠퍼스
동양대는 중앙고속도로 풍기 톨게이트에서 나와 소수서원(紹修書院) 방면으로 10분 정도 달리다 서원 조금 못미친 곳에 위치하고 있다. 주소지는 경북 영주시 풍기읍 교촌동 1번지. ‘교촌(校村)’이라는 지명이 암시하듯 시골이지만 이 마을에는 유치원에서부터 대학까지 모든 단계의 교육기관이 형제처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경북 영주를 흔히 ‘선비의 고장’이라 부른다. 신재(愼齋) 주세붕(周世鵬) 선생이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창건하였다가, 퇴계(退溪) 이황(李滉) 선생에 의해 최초의 사액서원이 된 소수서원이 자리잡고 있는 영주시는 그 지형을 보면 선현들이 왜 이곳에 학문의 요람을 만들 생각을 했는지 알 만하다.
소백산맥이 서남쪽으로 뻗어 고을을 우람하고도 따뜻하게 감싸고 있는 터전에, 남원천, 내성천, 서천이 휘감고 돌아 학(鶴)이라도 몇 마리 뛰어놀면 곧장 시조 한 수 읊을 수 있는 듯한 청명한 분위기를 풍긴다. 흥선대원군이 전국의 서원을 철폐할 때에도 명현거유(明賢巨儒)들이 숱하게 배출된 소수서원만은 남겨두었다. 바로 그 자리에 지금은 동양대학교가 둥지를 틀고 있다.
동양대를 처음 방문한 손님은 하나같이 “내가 온다고 대청소를 했습니까”라는 질문을 한다고 한다. 언제 보아도 물로 씻은 듯 깨끗한 캠퍼스는 들어서자마자 감탄사를 자아내게 한다. 대학이 커나가다 보면 우선 ‘성장’에 염두를 둬 부족한 공간에 건물을 짓느라 곳곳이 계획 없이 파헤쳐지기 마련인데, 동양대학교는 건립 초기부터 충분한 대지를 확보하여 장기적인 발전계획 아래 외형을 갖춰가고 있다. 재단 이사진에 ‘조경(造景)담당 이사’를 따로 두고 있을 정도로 건물과 주위 환경의 조화를 각별하게 생각한다.
동양대 캠퍼스는 다른 대학에서 찾아와 배워갈 정도로 아름답다. 이곳에서 명물은 단연 연못과 소나무들. 교내에는 모두 4개나 되는 연못이 있는데 이는 대학 뒤편 저수지에서 끌어들인 물로 조성한 것이다. 또한 곳곳에 ‘학자수(學者樹)’라 부르는 소나무들이 단정하게 서 있어 동양적인 운치를 한껏 느낄 수 있다. 너른 잔디밭이 펼쳐져 있고 새소리 물소리가 조용히 들리는 오솔길에서 담소를 나누며 걷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너그러워지는 것 같다.
동양대를 이야기하자면 설립자인 학교법인 현암학원 최현우(崔鉉羽·77) 이사장에 대한 설명부터 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계에서는 최고 원로로 꼽히는 최현우 이사장은 현재 경북 영주시에 위치한 경북전문대학의 학장을 겸임하고 있다. 지금은 공립으로 전환된 경북공업고등학교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은 최현우 이사장의 큰아들이다.
마스코트는 ‘디지털 선비’
최이사장의 지조는 다음과 같은 일화에 잘 나타난다. 최이사장이 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할 때 일이다. 학부모들이 자식을 잘 가르쳐줘 고맙다며 선물을 들고 찾아오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어떠한 선물도 받지 말라”는 최이사장의 준엄한 지시 때문에 가족들은 집으로 찾아온 손님을 무조건 돌려보내야 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한 사람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쌀 한 가마니를 짊어지고 온 적이 있었다. 고생을 하며 찾아온 사람을 보니 차마 ‘갖고 돌아가라’는 말을 할 수가 없어 그냥 받아두었다. 저녁에 집에 돌아온 최이사장은 마루에 놓인 쌀가마니를 보더니 웬 것이냐고 물었다. 사연을 들은 최이사장은 아무 말 없이 곧장 창고로 가 지게를 가져오더니 쌀가마니를 그 위에 얹고는 이내 짊어지고 그것을 보낸 사람의 집으로 갔다고 한다.
대나무 같은 최이사장의 품성 탓에 동양대는 몇 개의 학교를 일구면서 오늘에 이르렀지만 그동안 학교운영과 관련한 어떠한 후문도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립대학 중엔 교수공채 때 ‘학교발전비’ 등의 명목으로 거액의 후원금을 받는 일도 비일비재하다지만 동양대는 면접을 위해 찾아온 교수 지원자들에게 일일이 거주지를 파악하여 ‘출장비’를 지급한다.
동양대의 마스코트는 ‘디지털 선비’. 도포에 갓을 쓴 선비가 한 손에는 노트북 컴퓨터를, 다른 한 손에는 책을 들고 있는 모양새다. 이 캐릭터는 동양대의 모든 것을 설명해주고 있다. 동양대의 모토인 선비정신은 최현우 이사장의 지론이자 학교가 들어앉은 경북 영주의 지역 정신이기도 하다. 인간성이 상실되어 가는 디지털시대의 문제점을 바로잡아보자는 취지도 반영되어 있다.
변복수(卞福秀) 컴퓨터정보원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 대학이 컴퓨터 특성화 대학을 표방하면서 특별전형으로 학생을 모집하여, 성적은 조금 처지지만 컴퓨터 분야에는 뛰어난 인재들이 많이 모였습니다. 교수들이 복잡한 과정을 통해 작성한 프로그램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간단하게 재현해내는 학생이 있을 정도니까요. 그런데 능력이 제일은 아니더군요. 컴퓨터또한 올바른 일에 사용하면 문명의 이기(利器)이지만, 잘못된 마음을 먹으면 가만히 앉아서 범죄자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인성교육의 필요성을 절대적으로 느끼게 되었습니다.”
동양대에서는 인성교육이 필수과목이다. ‘인성과 예절’이라는 교과목을 이수하지 못하면 졸업할 수 없다. 내용을 보면 ‘인간과 사회’라는 철학적인 부분에서 시작하여 동작·말투·인사·국제 예절·한자·호칭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덕성을 두루 가르친다. 또한 인성교육을 받는 학기에는 ‘선행 마일리지’라는 평가점수가 있어, 기본점수 100점으로 시작하여 공중도덕 및 예의에 어긋난 행동을 할 때마다 5점씩 감점하고 모범이 되는 행동을 하면 상점(償點)을 부여한다. 70점 이하가 되면 과목낙제다. 이러한 인성교육 탓에 동양대 학생들은 비교적 인사성이 밝다.
소수서원 인근에 위치한 동양대는 연못과 소나무가 어우러진 아름다운 캠퍼스로도 유명하다.
‘젊은 총장’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최총장은 학생들과도 격의없이 지낸다. 최총장은 우선 ‘전교생의 이름과 얼굴을 모두 익혀 일일이 이름을 불러주는 총장’으로 유명하다. 신입생이 입학하면 사진과 이름, 출신학교 등이 담긴 서류를 들고 며칠 동안 외운다는 것이다. 그리고 식사도 학생식당에서 학생들과 함께한다. 동양대학교에는 교수식당이 따로 없다. 교직원 전용 좌석에도 자연스럽게 학생들이 앉아서 식사를 한다. 최총장이 줄을 서 순서를 기다리고 학생들과 한 테이블에서 식사를 한 후, 디저트로 학생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쏘는’ 풍경은 널리 알려져 있다. 최총장은 그에 대해 “작은 대학이니까 가능한 일이고, 그것이 우리 대학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컴퓨터 분야 특성화 대학인 동양대에서 최고의 엘리트 육성과정은 ‘IT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이다. IT Class 동아리, 정보보안 동아리, 게임프로그램개발 동아리 등 전문 동아리에 지도교수를 배치하여 집중적으로 실무형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컴퓨터 관련 국제공인자격증이 있는 학생만을 동아리 가입대상으로 하여, 그중에서도 능력이 탁월한 학생을 선발하여 진행한다. 자격증 취득교육, 그룹스터디, 프로젝트운영, 세미나를 통한 실무교육뿐 아니라 어학능력 향상 프로그램 등을 통해 IT분야 최고전문가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그램 참가자에게는 졸업 때까지 장학금을 지급할 뿐만 아니라 별도의 연구실까지 지원한다.
컴퓨터 공학부 4학년 박기승(27)씨는 ‘IT Class’ 소속으로 11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다. 정보처리기사, 사무자동화산업기사 등 6개의 국내자격증과 선마이크로시스템즈사가 인정하는 국제공인 자바(JAVA)프로그래머 자격증인 SCJP, 데이터베이스 관리자를 위한 오라클사의 국제공인자격증인 MCP 등 5개의 국제자격증을 갖고 있다. 어릴 때부터 컴퓨터에 빠져 다른 학과목에는 소홀했다는 박씨는 “‘컴퓨터 활용능력’이라는 한 분야의 재능을 인정해주는 것은 물론, 실무현장에서 활동한 교수님들의 지도 아래 더욱 실력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어 동양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컴퓨터공학부 2학년 학생인 허용선(25)씨는 대학입학 후 곧바로 IT관련 업체에 취직하여 국내 은행의 개인금융관리프로그램과 국회회의록을 전산화하는 프로젝트에 참가했으며, 현재는 3인1조로 팀을 이뤄 참가하는 ‘국제대학생 프로그래밍 경진대회(ICPC)’를 준비중이다. 임준석(28, 시스템제어공학부 졸업)씨와 이선화(27, 컴퓨터공학부 졸업)씨는 재학중 P2P 방식의 파일공유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IT관련 회사에 특별채용되었다. 이 프로그램이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으로 수출되는 등 큰 수익을 올리자 기업에서는 5000만원을 동양대에 장학금으로 기증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동양대에는 재학중 능력을 인정받아 기업에 특채되어 회사에 근무하면서 학교를 다니는 학생들이 많다. “학교에 다니면서 회사에 근무하는 것이 알려지면 다른 직원들의 사기에 영향이 있으니 회사 이름은 밝히지 말아달라”고 기업 홍보실에서 대학측에 부탁할 정도라고 한다.
올해 8월 동양대는 ‘국제공인 IT전문가 재교육을 위한 모교방문 수련회’라는 행사를 개최했다. Home Coming Day(모교방문의 날)라는 애칭이 붙은 이 행사는 동양대 출신 졸업생들을 다시 대학으로 불러들여 재교육을 실시하고, 졸업생들끼리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마련한 일종의 ‘리콜(recall) 교육’으로,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실시되었다. 금년에는 국제공인자격증을 획득한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 ‘JAVA Class’의 1기부터 4기까지의 졸업생 35명과 재학생 30명이 참석하여, ‘최근의 IT관련 동향’과 ‘기업 내 의사소통’ 등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행사에 참석한 JAVA Class 2기 정필원(다음커뮤니케이션즈 근무)씨는 “업무 연관성이 강한 IT업계의 경우 관련업체의 동향 파악이 중요한데 이러한 행사는 큰 도움이 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문화된 교육, 현장에 굳게 발을 딛고 있는 교육 덕분에 동양대는 순수취업률 85%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순수취업률이란 군(軍)입대자나 대학원 진학자 등을 통계에서 제외하고 실제 취업한 사람만을 취합한 수치다.
동양대학교는 여느 대학들처럼 학과 사무실을 통해 취업률을 취합하지 않고, 취업생들의 재직증명서가 취업담당부서에 접수되어야 취업자로 분류한다. 학과사무실에서 취업률을 취업담당부서에 보고하는 경우, 대부분 졸업생들에게 전화로 취업여부를 묻기 때문에 취업하지 않고도 취업했다고 대답하는 사례가 잦고 학과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부풀리는 경우도 허다해 정확한 취업률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동양대는 1998년 첫 졸업생이 85%의 순수취업률을 기록한 이래, 1999년 91%, 2000년 87% 등 경제불황 속에서도 높은 취업률 행진을 이어왔다. 같은 기간 전국대학의 평균 취업률은 50~60%였다. 이런 높은 취업률의 배경으로 최현배(崔鉉培) 취업지도과장은 학과별로 특성화된 커리큘럼을 개발하여 경쟁력을 강화한 것, 주문식 교육과정으로 현장의 요구에 맞는 인재를 육성한 것, 효율적인 취업시스템을 구축한 것 등을 꼽는다.
“보통 취업박람회는 가고 싶은 학생이 사비(私費)를 들여서 가지만, 우리 대학은 심각한 취업전쟁을 느껴보라는 의미에서 학교에서 차량과 숙식을 제공하면서 단체로 데리고 갑니다. 한번 갔다 오면 생각이 많이 달라지지요. 또한 연중 취업특강을 무료로 실시하고, IT업체에서 근무하는 분들을 겸임교수로 초빙하여 실무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인성이나 적성검사, 모의면접 등은 기본이고, 향후에는 취업전산망을 구축하여 졸업생들이 현장에서 잘 적응하고 있는지 여부까지 확인해 리콜 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가려 합니다.”
최근 동양대학교는 ‘공무원 양성 사관학교’라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주로 전문 학원에서 이루어지던 공무원 양성 교육을 대학이 전면에 내걸고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취업난으로 인해 공무원이 인기직종으로 부상하자 이러한 세태에 영합하려는 것 아니냐며 비난하지만 “동양대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의 프로젝트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이재철(李在哲) 기획홍보처장은 말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공무원 양성 교육은 정규대학 과정에서 본격화되지 못하고 사설 학원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공무원의 기본 자질인 ‘인성교육’은 빠진 채 암기위주의 교육에만 몇 년 동안 매달려온 사람이 공무원으로 배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대학은 개교 이래 인성교육을 가장 중요한 교육과정 중 하나로 실시해왔습니다. 그 성과를 바탕으로 이제는 공무원 양성에 나선 것입니다.”
파격적인 장학금 혜택
동양대가 ‘공무원 양성 사관학교’를 표방하자, 이재철 기획처장의 표현에 따르면 ‘전화통에 불이 나도록’ 전국 각지에서 문의와 격려 전화가 쏟아졌다고 한다.
아들이 고3 수험생이라는 광주에 사는 한 어머니는 총장 앞으로 편지를 보내 미국에서 1년간 고등학교 과정을 거친 아들을 동양대학교에 보내겠다면서 “아들을 동양대학교에서 내건 ‘공무원사관학교’의 제1호 행정고시 합격자가 되게 하고 싶다”고 했다. 대구의 김모 변호사도 자신의 고단했던 고시 준비 과정을 소개하면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성심성의껏 도움을 주고 싶다”면서 후원의사를 밝혔다. 사법고시를 준비중인 명문대 법학과 출신의 한 졸업생은 “동양대학교에 다시 입학해도 장학혜택이 주어지느냐”고 의견을 묻기도 했다.
동양대는 2004년 모집요강에서 “일정한 자격요건을 갖추고 기술·사법·행정고시를 준비하는 학생에게는 4년간 등록금을 전액 면제하는 것은 물론, 현재 건립중인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기숙사를 ‘공무원 양성 전문 기숙사’로 지정하여 생활비를 전액 면제하며, 4년간 월 30만원씩의 교재구입비를 지원하고 유명고시학원과의 집중 연계교육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파격적인 조건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일반 공무원 및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도 매학기 36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고, 재학중 합격하면 해외어학 연수비를 지급하는 등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현재 동양대는 현암정사(玄巖精舍)라는 인성교육 전문 교육장을 신축중에 있다. 전통 한옥으로 지어지는 이 건물이 완공되면 동양대는 재학생들의 인성교육은 물론이고 초·중·고등학교와 기업체로부터 위탁을 받아 인성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사람을 만드는 대학’의 요람으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소수서원 인근에 터를 잡고 ‘공무원 양성 사관학교’로 새로운 발걸음을 내딛는 동양대학교. 소수서원의 소수(紹修)는 ‘기폐지학 소이수지(旣廢之學 紹而修之)’에서 나온 말이다. “이미 무너진 교학을 다시 계승하여 닦는다”는 뜻. 첨단 컴퓨터 교육과 전통적 인성교육의 접목을 강조하는 동양대의 교육목표가 참신하게 와 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