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1월호

겨울철 안면홍조증, 늘어진 혈관 제거하면 OK

  • 글: 신학철 신학철피부과 원장

    입력2003-12-29 13: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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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철 안면홍조증, 늘어진 혈관 제거하면 OK

    안면홍조증에 대한 색조 레이저 치료.

    멀쩡한 중년남성이 능금처럼 붉은 얼굴을 하고 있다면, “술 한잔 걸쳤군”하는 반응이 자연스레 튀어나올 법하다. 얼마 전 접촉사고 후 음주운전으로 오해받아 경찰서까지 가야 했던 J씨(42)가 그런 경우다. 부끄럼을 타기라도 하는 듯 붉은 볼은 10년 전만 해도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만점이었건만 나이가 들자 영락없이 주당 취급을 받게 됐다. 얼마 전부터는 볼에 가느다란 핏줄까지 보이기 시작했다. 안면홍조증이 모세혈관 확장증으로 진행된 것이다.

    겨울에 증상이 더 심한 안면홍조증은 피부 혈관이 잘 수축되지 않아 나타난다. 피부 혈관은 수축과 확장을 통해 외부 온도 변화에 적응하고 피부에 영양을 공급해주는데, 여러 가지 요인으로 혈관의 수축기능이 부실해져 혈관이 오랜 시간 확장되어 나타나는 증상이 바로 안면홍조증이다. 자극이 심한 연고나 스테로이드제 연고를 습관적으로 바르는 경우 생기기 쉽다. 방치하면 확장된 혈관이 표피에 드러나는 모세혈관 확장증으로 진행될 수 있고, 코가 빨개지는 주사비도 생길 수 있다.

    사실 안면홍조증은 통증이 심하거나, 생명이 위독 한 질병이 아니라 ‘참고 살자’는 게 대다수들 환자의 생각이다. 하지만 문제의 혈관을 치료하지 않으면 종국에는 ‘홍인종(紅人種)’ 별명을 얻게 될 수 있다. 외모 경쟁력이 떨어져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무엇보다 피부에 혈액공급이 잘 안 돼 피부 건강이 전반적으로 나빠지게 된다.

    홍조 증상이 미미하다면 생활요법으로 증상완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 세안할 때는 미지근한 물로 하고, 피부를 박박 문지르지 않도록 한다. 자극을 줄 수 있는 화장품 사용은 피하고 얼굴에 뾰루지 같은 게 났다고 해서 종류를 알 수 없는 기능성 화장품이나 스테로이드 연고제를 발라서도 안 된다. 사우나를 오래 하거나 실내 온도가 높으면 혈관 수축기능이 떨어지므로 피한다. 겨울이라 해도 자외선 차단제 바르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자외선 A와 B를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자외선 차단지수(SPF) 15∼30 정도의 것을 사용한다. 맵고 뜨거운 음식, 커피, 술, 담배 등도 피하는 게 좋다.

    생활이 불편할 정도로 증상이 심하다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루 평균 3∼5회, 많게는 30여 차례까지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치료제로는 먹는 약과 크림 연고제가 있지만 효과는 일시적이다. 약물치료로 개선되지 않으면 붉은 색소에만 반응하는 ‘색소 레이저’ 치료를 받아볼 수 있다. 증상이 약하면 1회 치료로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레이저 빛이 붉은 빛을 띠는 모세혈관에만 반응해 선택적으로 파괴하고 그외 다른 피부 조직에는 반응하지 않으므로 시술 후 흉터가 남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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