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엔 CCA 높은 배터리 장착해야

기온이 낮고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은 도로 상황이 시간대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이런 지역을 지나는 운전자는 여간 신경을 써야 하는 것이 아니다. 해가 떠 있는 한낮에는 노면사정이 좋던 도로도 해가 져 기온이 떨어지면 곧장 빙판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낮아진 기온은 운전자뿐 아니라 차량에도 큰 부담이 된다. 기온에 따라 성능 변화가 심한 부품 가운데 하나가 배터리인데, 영하 20℃의 기온에선 배터리의 성능이 상온의 50% 수준으로 떨어진다. 낮은 온도로 인해 전해액의 비중이 낮아지고, 배터리에서 발생되는 전압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추운 날 아침에는 엔진 시동걸기가 어려워진다. 기온이 낮지 않다면 별 문제 없이 시동이 걸릴 수 있는 상태의 배터리도 저온에선 과방전 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배터리 점프케이블을 이용해 다른 차량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배터리 과방전은 밤새 주차한 뒤에 흔히 발생하지만, 운전자가 앉아 있을 때도 일어날 수 있다. 엔진의 시동을 끈 상태나 엔진 공회전 상태에서 헤드라이트를 오래 켜놓는다든지, 오디오나 히터를 계속 가동하는 것은 배터리 과방전을 유도하는 행위다.

또한 비나 눈이 많이 와서 도로가 정체된 상태에서 와이퍼를 포함한 전기장치를 오랫동안 작동해도 배터리 과방전을 초래할 수 있다. 배터리를 자주 과방전시키면 배터리의 수명이 단축된다.



배터리를 교환할 때는 먼저 배터리의 규격을 살펴야 한다.

배터리의 규격에 대해서는 보통 ‘AH’라 부르는 전류방전용량(Ampere-Hour)을 따지게 된다. 이는 방전될 때의 전류값과 방전시간을 곱한 값을 나타내는 것으로, 100AH의 배터리는 5암페어의 전류를 20시간 동안 흘려보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같은 전류를 방전할 경우 AH가 큰 배터리가 더 오랜 시간 방전할 수 있다. AH가 클수록 완전방전이 일어나기가 더 어렵다는 얘기다.

그러나 겨울에는 배터리의 규격 가운데 AH보다 CCA(Cold Cranking Amperes, 저온시동전류)가 더 중요하다. CCA는 영하 18℃에서 방전 전압이 7.2볼트 이하로 떨어지지 않게 하면서 30초 동안 방전할 수 있는 전류값을 말한다. 만일 CCA가 650A라면 완전히 충전된 배터리를 650A로 방전했을 때 방전 전압 7.2볼트까지 최소한 30초 이상 유지할 수 있음을 뜻한다.

전류값이 클수록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므로 CCA가 클수록 추운 날씨에 시동 걸기에 유리하다. 그러므로 겨울철에 기온이 많이 떨어지는 산간지방에서 활동하는 운전자들은 같은 AH라도 높은 CCA를 가진 배터리를 장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