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 퇴직 소식이 심심찮게 들려온다. 오랜 불경기에 조기 퇴직 연령도 갈수록 앞당겨진다. 30대 조기 퇴직자에서 정년퇴직자까지 각각 사연은 다르지만 공통의 고민이 하나 있다. 어렵게 모은 종잣돈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그것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이 ‘경제적 노예’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돈 때문에 많은 비극이 발생한다. 이런 답답한 상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파 현실을 애써 외면하고 싶다.
부자로 가는 5단계
당신이 조기 퇴직했다면 당장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부자가 되는 5단계 핵심 원리를 짚어보자. 1단계는 수입-지출 〉 1원 이상인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이 일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먼저 수입과 지출을 상세하게 기록해서 결과를 파악해보면 현재 자신의 재무 상태가 (+)인지 (-)인지 알 수 있다. 대부분 (-)상태일 것이다. 결과에 실망하지 말고 지출 항목을 좀 더 자세하게 적어보자.
지출 항목에는 변동지출과 고정지출이 있다. 변동지출이란 영화를 보거나 외식을 하는 등 줄여도 크게 문제 되지 않는 항목이다. 가령 영화를 월 2회 봤다면 월 1회만 보고, 매월 지출하는 커피값이 15만 원이라면 10만 원으로 줄이는 식이다. 고정지출은 매월 일정하게 나가는 비용을 말한다. 관리비, 전기료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현실적으로 추가 수입을 당장 창출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변동지출 항목을 꼼꼼하게 파악해 줄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때 가계부를 적거나 자신만의 수첩을 활용하면 유익하다. 부자들은 수첩에 세세한 지출까지 파악해 적고 불필요한 지출을 하지 않는 특성이 있다. 부자들이 정기예금의 만기일을 한 번도 놓치지 않는 것은 이러한 기록 습관 덕분이다. 조금씩 따라 해보자.
6%대 목표수익률
실례로 조기 퇴직자가 창업에서 성공할 확률은 높지 않다. 그러므로 무리한 대출을 받아 사업을 크게 벌이기보다 내 몸으로 뛰며 가진 돈의 50%를 활용해 보수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그리고 나머지 자금으로 수익형 부동산, 즉시연금 등을 활용해 매월 연금식으로 받으면 소득 단절에 따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다.
30대 조기 퇴직자는 투자자산에 집중해야 한다. 자산의 60%를 변액 ELS 연금보험이나 국내주식형 펀드 등으로 분산해 투자수익률을 높이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 저금리 적금상품에 가입하는 것보다 유리하다. 이때 목돈을 한 번에 쏠림 투자하기보다 매월 일정액을 2년 이상 장기 불입해 리스크를 낮춰보자. 보험은 중간에 해약하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지만, 바로 이 점이 만기까지 납입하도록 하는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급하게 유동자금이 필요할 경우 해약환급금의 중도인출 제도를 활용하자.
변액 ELS 연금보험은 약 6%대 목표수익률을 추구하면서 적립식으로 불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적립식으로 매월 불입할 수 있고, ELS(주가연계증권)에 분산 투자하는 효과가 있다. 비과세 혜택을 보려면 10년 이상 거래해야 하기에 장기투자가 가능한 투자자금 범위 내에서 가입해야 중도해약에 따른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 한도는 개인당 2억 원이고, 2년납 10년 만기 상품이라 5년납 10년 만기 상품보다 환급률에서 다소 유리하고 납입기간이 짧아 납입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손자에게 물려준다’
월납 100만 원 적립식 변액 ELS 연금보험 2년납 10년 만기 상품을 가입했다면 불입원금은 2400만 원이지만 10년 만기 환급률은 150% 전후로 예상할 수 있다. 이 상품은 매월 100만 원 납입 ELS를 24번 구입하는 효과가 발생하므로 30대 초반에 가입한다면 40대 초반에 비과세 혜택을 받으며 목돈을 마련하기에 유리하다. 중도에 해약환급금의 70%까지 인출해 유동자금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다만 ELS 상품은 가입 때 기초자산(KOSPI200 또는 홍콩H주 등)이 정해지기 때문에 중도해약이나 만기 시점에 지수 급락에 따른 원금 손실 위험이 있다. 아울러 보험으로 운용하므로 계약비, 유지비, 수금비 등 수수료 비용 지출이 발생한다.
40대 퇴직자는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투자자산에 비중을 둬 적극적으로 목표수익률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자산을 관리해보자. IRP(개인형 퇴직연금) 계좌도 좋은 대안이다. IRP 계좌를 활용하면 절세 혜택과 투자 수익까지 챙길 수 있다. IRP 계좌로 이전된 퇴직금을 55세 이후 연금 형태로 수령하면 최대 30%까지 퇴직소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고, 55세 연금 수령 개시 시점까지 장기적으로 투자할 수 있으므로 퇴직자금을 불려갈 수 있다(296쪽 기사 참조).
단, 원금보존 성향이 높은 안정형 고객은 정기예금 비중을 높이고, 투자 성향이 높은 고객은 펀드 등 투자상품의 비중을 높여 수익률을 추구하는 전략으로 퇴직금을 운용하자. 펀드 등 투자 상품의 수익률을 최소 6개월 단위로 점검해 수익률이 부진한 펀드는 원인을 파악해 리밸런싱(운용하는 자산의 편입 비중을 재조정하는 행위)해야 한다. 펀드별로 투자 콘셉트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부자들은 금융자산의 일정 부분을 주식에 꾸준하게 투자하는 방법을 선호한다. 직접 투자에 위험이 따르는데도 미래 신성장 산업, 장기적으로 성장 가능한 기업을 찾아 매월 일정 금액을 꾸준하게 투자한다. 퇴직금 자금 운용 투자상품을 선정할 때도 ‘지금 사는 펀드와 주식은 손자에게 물려준다’는 각오로 신중하게 투자하는 부자의 습관을 참고하자.
은퇴는 70대에
50대는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이되 매월 수익 창출이 가능한 아바타를 만들면 좋다. 종잣돈을 활용해 역세권 근처의 오피스텔이나 수익형 부동산도 살펴봐야 한다. 아울러 현직 때 급여의 3분의 1 정도의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직업을 구해보자. 퇴직 전의 ‘김 부장’은 잊고 신입사원의 마인드로 돌아가서 급여는 적더라도 제2의 직장생활이 이어지게 준비해야 한다.
매월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일시납 즉시연금보험을 활용해 10년 동안 매월 이자를 받고 10년 만기 시점에 원금을 환급(개인당 2억 원 이하)받는 금융상품을 알아보자. 즉시연금보험은 만기에 원금과 이자를 한꺼번에 받는 만기지급식 상품보다 생활자금으로 활용하기에 유리하다. 다만 일시납 즉시연금보험은 2억 원을 초과하는 납입 금액의 경우 종신연금형태로 수령하기에 원금이 장기간 묶이는 단점이 있다.
2억 원을 초과하는 금액은 올해부터 시행된 해외주식투자 전용펀드를 이용해보자(312쪽 기사 참조). 다만 펀드 투자는 투자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 투자해야 한다. 비과세 혜택과 투자 수익을 동시에 볼 수 있는 상품으로 ELS 변액보험 일시납 상품과 국내주식형 펀드도 있다.
막상 은퇴하고 나면 금전적으로나 성취감 면에서 공허함이 밀려올 수 있다. 하지만 실망하기는 이르다. 진정한 은퇴 시점을 70대로 정하고, 지금 나이보다 10년은 젊다는 마음으로 새롭게 출발하자. 60대라면 50대의 마음으로 제2의 직업을 준비하되 급여는 종전의 20% 수준으로 낮추자. 아울러 좋은 취미와 친구를 만들어두는 게 바람직하다.
갑자기 조기 퇴직했다고 너무 실망할 필요도 없다. 잘만 준비하면 지금보다 더 멋진 미래를 시작할 수 있다. 인생의 전반전이 부진했다고 해서 기죽을 필요는 없다. 지금부터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1% 성공자’의 시크릿 북인 ‘마이 라이프 북’에 적고 한 가지씩 실행해나간다면 행복한 은퇴의 꿈을 이룰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