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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과전문의 최명기의 남녀본색

매 맞는 남편들이여 술 끊고 돈 벌어라!

  • 최명기 |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 ‘걱정도 습관이다’ 저자 artppper@hanmail.net

매 맞는 남편들이여 술 끊고 돈 벌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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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폭마누라’가 되는 이유

금전적 보상이 더해지면 맞고도 참고 살 수밖에 없다.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어떤 남자는 집을 나설 때마다 아내에게 용돈을 받는다. 아내에게 대들면 용돈을 못 받는다. 생활은 편할 것 같지만 ‘셔터맨의 비애’라는 말처럼 여자의 경제력에 기대 사는 남자는 여자가 뭐라고 해도 참아야 한다. 여자가 모든 재산을 자기 명의로 해놓으면 이혼도 꿈꾸지 못한다.

재벌 집에 장가 가서 알코올 중독 아내에게 맞고 사는 사람도 있다. 호강할 것 같지만 혹시라도 사위가 딸과 이혼할까 두려운 장인, 장모는 딸 명의로 된 재산을 사위에게 주지 않는다. 이혼하면 재산분할을 할까봐 딸 이름으로 해놓지 않는 경우도 있다.

아내들이 남편을 폭행하는 이유는 뭘까. 앞서 봤듯 방어 차원에서 때리는 여성이 가장 많다. 아내에게 맞았다고 호소하는 남편을 조사해보면 대개 쌍방폭행이다. 오히려 남자가 훨씬 심하게 여자를 자주 구타한다. 남자가 거의 일방적으로 폭행하고, 여자는 어쩌다 한 번 남자에게 상처를 낸다.

여자는 참고 살다 남자가 바람을 피우거나 도박으로 집을 날리는 등 도저히 견디지 못할 사건을 일으키면 흉기를 휘두르며 남편을 죽이겠다고 달려들거나 자해를 시도한다. 흉기를 드는 건 약하기 때문이다. 아내가 칼을 들고 난리를 치면 그제야 겁이 난 남편은 구타를 멈춘다. 남편에 대한 두려움과 분노가 심한 경우 남편이 술에 취해 잠 들었을 때 상해 수준의 폭행을 하기도 한다.



맞고도 못 떠나는 남편

일상적으로 남편을 구타하는 여성은 상습적으로 술을 마신다. 남자들이 때리듯이 강하게 때리지는 않지만, 때리는 여자를 말리는 것은 쉽지 않다.

한번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경계선 인격장애’인 여성은 자꾸 트집을 잡으면서 무조건 남편의 잘못이라고 몰아가다가 갑자기 공격적으로 돌변한다. 흔히 ‘의부증’이라고 하는 망상장애 때문에 폭행이 발생하기도 한다.

평소에는 착하다가 생리 전후에만 공격적으로 변하는 여성은 생리전후 증후군을 의심해야 한다. 우울증이나 조증이 발병하면서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여성도 있다. 갑상선 중독증을 비롯한 신체 질환도 의심해봐야 한다. 이런 문제를 지니고 있는 경우, 여자는 처음엔 말싸움을 하다가 자기 말이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화가 나서 할퀴거나 때린다. 심하면 칼을 들이대기도 한다. 남편이 말리면 ‘너 죽고 나 죽자’고 협박하면서 덤벼든다.

노인 부부의 경우, 장애를 지닌 남편을 돌보는 게 힘들어 아내가 자신도 모르게 남편을 학대하기도 한다. 특히 젊어서 부부관계가 안 좋은 경우는 더욱 그렇다. 나이가 들어 남자가 치매가 걸리거나 반신불수가 되면 여자는 남자를 돌보다보면 억울한 생각이 든다. 그런 상황에서 남자가 말을 안 들으면 때리게 된다.

‘매 맞는 아내 증후군(battered wife syndrome)’은 남편의 폭행과 욕설, 학대를 받으면서도 남편을 못 떠나는 것이다. ‘매 맞는 남편 증후군(battered husband syndrome)’은 반대의 경우다. 둘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신체·정서적으로 심한 행동이 빚어지고,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며 피해자를 달래고, 잠시 좋은 기간을 보내다가 또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그래서 다시 학대 행위가 일어나는 사이클 때문에 피해자가 가해자를 못 떠난다고 본다.

아내가 술을 먹고 공격적이 되거나, 생리전증후군으로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더라도 술에서 깨거나 생리기를 지나면 괜찮아진다. 그렇기에 참고 살기도 한다. 우울증에 걸려 아내가 공격적으로 바뀌더라도 우울증 주기가 지나가면 괜찮아진다. 외도, 도박, 음주 등으로 가정을 망친 귀책사유가 남자에게 있다면 맞으면서도 죄책감 때문에 아내를 떠나지 못한다.

아내가 바뀔까?

아내가 생리전증후군, 우울증, 조증, 갑상선중독증이 있는 경우 치료를 받으면 나아진다. 아내가 술을 마시고 때린다면, 우선 술을 끊도록 해야 하지만 술에 취해 남자를 때린다는 것을 인정하는 여성은 많지 않다. 남편이 자신을 괴롭혀서 병이 생기고 술을 마시게 되는데 왜 자기가 치료받아야 하느냐고 반박한다. 이런 경우 당하고 살 것인지, 헤어질 것인지는 남편이 결정해야 할 몫이다. 치료를 받지 않는 한, 술을 끊지 않는 한, 아내가 바뀔 것이라는 희망은 버려야 한다.

그런데 폭력 피해자는 남편만이 아니다. 아빠를 때리는 엄마는 아이를 불행하게 만든다. 분노를 참지 못해 남편을 때리는 여성이 자녀를 때리기도 한다. 자녀에게 이혼의 상처를 안 주기 위해 참고 사는 남편도 있는데, 만약 아내가 자녀도 때린다면 자녀의 처지에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엄마한테 죽도록 맞고 사는 것, 아빠와 사는 대신 안 맞고 사는 것 중 자녀는 어느 쪽을 택할까. 남편인 자신은 이혼을 피하고 싶지만 아버지로서는 이혼을 해야만 할 수도 있다.

아내로부터 용돈을 받고 사는 처지라면, 아내가 때리지 않기를 바라기에 앞서 경제적 무능에서 벗어나야 한다. 더는 아내에게 손 벌리지 말아야 한다. 여자는 나이가 들어도 일할 곳이 있다. 식당 허드렛일을 하든, 병원 간병인으로 일하든. 그런데 남자는 나이가 들수록 일할 곳이 마땅찮다. 젊었을 때 생각하면서 일을 가린다면 더욱 없다. 돈이 없으면 당하고 살 수밖에 없다.

경제적 무능으로 아내에게 당하고 사는 남성의 상당수는 술에 의존한다. 술 취하면 아내에게 소리도 지르고 거친 행동도 한다. 하지만 술에서 깨어나면 순한 양이 돼 아내가 욕해도 참고, 때려도 참는다. 술을 마실 때는 왕처럼 굴고, 술에서 깨면 노예처럼 복종한다. 매 맞는 남편으로 살지 않으려면 술을 끊어야 한다. 그리고 돈을 벌어야 한다.

신동아 2015년 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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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 청담하버드심리센터 연구소장, ‘걱정도 습관이다’ 저자 artppp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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