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뉴스 사이언스

공황장애 연예인만 걸릴까?

  • 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lhu@daum.net

공황장애 연예인만 걸릴까?

3/4
맥박만 빨라져도 발작

원래 생존에 도움을 주었던 이런 방어 반응이 공황발작으로 변질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데이비드 발로는 “이 싸움-도피 반응이 잘못된 경보를 받아 일어나는 것이 공황발작”이라고 말한다. 즉 실제로는 위험이 없는데도 마치 위험이 닥친 양 몸이 느끼면서 방어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오랜 기간에 걸쳐 누적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혹은 한꺼번에 지나치게 많이 스트레스를 받아 몸이 취약해진 상태라면 이런 과잉 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원래 스트레스를 받으면 몸에선 교감 신경계 활동이 왕성해진다. 이에 따라 코르티솔이 분비되고 에너지를 확보해 대비하게 된다. 이후 위험이 지나가면 부교감 신경계가 개입해 몸을 안정 상태로 되돌린다. 그러나 부교감 신경계가 이 일을 해내지 못하면 흥분 상태가 지속되면서 공황발작의 특징적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공황발작은 일단 발생하면 자체 추진력을 갖는다. 갖가지 단서를 공황발작을 일으키는 반응과 은연중에 연관짓는 일종의 학습 효과가 몸과 마음에 나타난다. 이렇게 되면 발작이 더 자주 일어난다. 외부 자극뿐 아니라 본인의 신체 내부 반응도 공황발작을 유도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하다가 맥박이 빨라지고 숨이 가빠오는 것 때문에 공황발작이 일어나는 사람도 있다.

일부 연구는 과량의 이산화탄소가 원인일 수도 있다고 말한다. 네덜란드의 한 연구진은 ‘체내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을수록 실험 참가자는 두려움을 느끼고 자제력을 상실하며 죽을 것 같다는 느낌을 더 받는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뇌가 질식할 것 같다는 잘못된 경보를 받음으로써 공황발작을 유도한다는 것이다.



같은 스트레스를 받아도 어떤 사람은 아무렇지 않은 반면 어떤 사람은 공황장애로 발전한다. 여기엔 유전적인 요인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란성 쌍둥이가 이란성 쌍둥이보다 함께 공황장애를 보일 가능성이 2~3배 높다고 한다. 유전적 영향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부 연구는 공황장애의 40%가 유전성이라고 본다.

최근엔 DNA에 결합해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마이크로RNA가 공황장애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는 연구가 나왔다. 연구진은 적어도 4종류의 마이크로RNA가 관여한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이 연구는 겨우 걸음마를 뗀 단계다. 유전적 성향이 영향을 주는 정도는 스트레스를 주는 사건에 노출되는 횟수, 강도, 지속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뇌에서 공포를 담당하는 편도, 통증 감지를 맡는 중뇌 영역이 위협을 과장하면 불안감과 공황발작이 일어날 수 있다.

연구자들은 공황 유전자라고 콕 찍어서 말할 수 있는 유전자는 아직 없다고 본다. 대신 공황장애에 관여하는 유전자가 많고 이들 유전자가 특정한 방식으로 조합됨으로써 공황장애나 불안장애에 잘 걸리는 사람이 나온다고 설명한다.

감마아미노부틸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수용체가 없는 쥐는 공포를 더 잘 느낀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용체가 없는 생쥐는 당연히 불안을 덜 느낀다. 사람에게서는 아마 세로토닌이 불안을 매개하는 가장 중요한 신경전달물질일 것이다. 동물 실험에서 세로토닌의 특정한 수용체를 없애자 불안과 공포 반응이 사라졌다.

세로토닌은 유년기에 뇌가 정상적으로 발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이 방해를 받으면 대뇌 피질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하고 평생 우울증과 불안에 시달릴 수도 있다는 생쥐 연구 결과가 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세로토닌의 수용체는 여러 종류이고 서로 정반대로 작용하는 수용체도 있다.

결국 공황장애나 불안장애를 규명하는 길이 아직 멀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 이 분야의 연구는 2001년 9·11테러 이후 활기를 띠었다고 할 수 있다. 테러 이후 불안장애에 시달리는 미국인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 사회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다.

3/4
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lhu@daum.net
목록 닫기

공황장애 연예인만 걸릴까?

댓글 창 닫기

2022/10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