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호

갤러리 산책

조용익, 지움의 비움 展

잊힌 화가에게 찾아온 ‘봄’

  • 글 · 강지남 기자 | layra@donga.com | 사진 · 성곡미술관 제공

    입력2016-03-02 16: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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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시 2월 26일~4월 24일
    • 장소 성곡미술관(서울 종로구 경희궁길 42)
    • 관람료 성인 5000원, 청소년 및 어린이 4000원(조각공원 입장 포함)
    • 문의 02-737-7650, www.sungkokmuseum.org
    한국 화단, 아니 세계 미술시장의 핫 키워드는 ‘단색화(單色畵)’다. 구상(具象)을 배제하고 한 가지 색으로 추상을 그리는 이 장르를 ‘단색화’로 하는 게 맞지 않다는 견해도 있지만, 어쨌거나 단색화의 영문명 ‘Dansaekhwa’는 점점 더 공고해지는 추세다. 세계적 갤러리 영국 화이트큐브에서는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단독 전시회가,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블럼앤드포(Blum&Poe) 갤러리에선 박서보·정상화·이우환·권영우·하종현 등을 초청한 ‘단색화와 미니멀리즘’ 전시가 현재 열리고도 있다.
    한창 달뜬 분위기에서 성곡미술관이 내놓은 단색화 작가는 조용익(84)이다. 1960~80년대 최근 주목받는 단색화 1세대 작가들과 함께 왕성한 작품 활동을 벌인 작가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부터 투병 생활로 미술계에서 멀어졌다.

    2월 26일 성곡미술관에서 개관하는 조용익 초대전을 기획한 윤진섭 미술평론가는 조 화백을 “지금은 잊혔지만 전후(戰後) 한국 현대미술 형성에 비중이 매우 큰 작가”라고 평가한다.
    이번 전시에는 시기적으로 그의 작품 세계를 총망라하는 70여 점의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 캔버스에 물감을 칠한 뒤 페인팅 나이프로 지워나가고 다시 이 과정을 반복한 1960, 70년대 점화(點畵) 그림과 일획(一劃)으로 대나무를 표현한 1990년, 2000년대 그림 등을 두루 만날 수 있다.
    단색화 그림이 대개 그러하듯 조용익의 그림 역시 단아하고 사색적이다. 달항아리를 닮은 듯 서정적이고 여백이 있다. 지움으로써 비우고 비움에서 충만함을 발견하는 한국적인 사상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조 화백은 1980년에 쓴 작가노트에서 “내가 화면에서 바라는 것은 소박하고 말이 없는, 침묵 같은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단색화의 ‘봄’이 조용익 화백에게도 찾아오는 걸까. 지난해 11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그의 작품 두 점이 경합을 거쳐 시작가보다 3배나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팔순을 훌쩍 넘긴 조 화백이 건강을 회복하고 다시금 작품 활동을 재개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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