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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鷄抱卵에서 타오르는 그지없는 학문 사랑

金鷄抱卵에서 타오르는 그지없는 학문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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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鷄抱卵에서 타오르는 그지없는 학문 사랑

구자형 구조의 정침(正寢).

권벌은 벼슬에 있는 동안 임금에게 경전을 강론하기도 했고 조광조, 김정국과 함께 영남 사림파의 한 사람으로 개혁정치에도 참여했다. 닭실마을에 있는 유적들은 그가 기묘사화로 파직된 뒤 이 마을에 머물면서 이뤄낸 자취들이다. 현재 권벌과 관련된 유적들은 사적 및 명승 제3호로 지정되어 있다.

종택의 본채는 입구(口)자 형태로 안채와 사랑채 등 방 6개, 제사를 지내는 사당, 그리고 넓은 정원 등을 갖췄다. 사당 옆 연못에는 거북모양의 큰 바위가 놓여 있고 그 위에 정자가 세워져 있다. 그래서 청암정(菁巖亭)이라 이름지었다. 권벌이 도학 연구에 몰두하다 머리를 식히기 위해 지은 휴식공간이다.

거북은 물에 살아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 연못을 만들었다는데, 논에는 물이 말라도 이 못에 물이 마른 적은 없다 한다. 65세 때 이곳에 온 적 있는 퇴계 이황은 “내가 알기로는 공이 깊은 뜻을 품었는데/ 좋고 나쁜 운수가 번개처럼 지나가버렸네/ 지금 정자가 기이한 바위 위에 서 있는데/ 못에서 피고 있는 연꽃은 옛 모습일세/ 가득하게 보이는 연하는 본래 즐거움이요/ 뜰에 자란 아름다운 난초가 남긴 바람이 향기로워/ 나같이 못난 사람으로 공의 거둬줌을 힘입어서/ 흰머리 날리며 글을 읽으니 그 회포 한이 없어라”고 읊었다.

20대째 집안을 지켜 나가는 종손은 “고향을 지키고 집을 지켜야 선대에서 이룬 것을 지킬 수 있지요”라며, 충효세가의 자손답게 겸손히 답했다. 권벌의 숨결은 금계포란 속에서 앞으로도 계속 살아 숨쉬리라.



신동아 2004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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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박재광 parkjaekwang@yahoo.co.kr 사진: 정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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