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30대 중반이 된 그녀는 1994년 미스코리아 ‘진’이었다. 화려한 드레스에 왕관을 쓰고 권위의 상징인 홀을 들고 행진곡에 맞춰 대관식을 했더랬다. 16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녀에게선 여전히 ‘여왕’의 기품이 풍겨져 나왔다. 미스코리아 타이틀을 족쇄로 느끼는 듯한 표정도 문득 읽혔다. 일종의 외로움 같았다.
고려대 시절의 한성주

“글쎄요. 굳이 비교하려는 생각은 안 해봤는데요. 엄격하신 부모님 영향으로 전 대학시절엔 연예인처럼 살지 않았어요. 외부 활동은 활동이고, 학생으로서 해야 할 학업, 본분, 예의범절과 태도까지 다 지키며 살았죠. 학우들과의 우정과 의리까지 다 챙겼었거든요. 무슨 특권층처럼 굴지 않았어요.”
▼ 그래도 2학년 때 미스코리아 진이 되고 나서 이전과 달라진 느낌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제가요, 미스코리아가 되기 전부터 학교에서 유명했거든요.(웃음) 제가 들어가는 수업마다 강의실 안팎에 사람들이 넘쳤어요. 그래서 강의 시작 전 교수님께서 “한성주 보러 온 사람들은 다 나가라”고 호통을 치기도 했죠. 당시 다른 대학에서도 저 구경하러 많이들 원정 온 걸로 알고 있어요. 하하. 그러니 뭐 미스코리아 타이틀이 생긴 것과 상관없이 여전히 한성주였답니다.”
한성주의 자기계발
▼ 대학 졸업하고 일하면서도 계속 공부를 했어요. 그리고 방송활동을 하면서도 여러 대학원에서 공부를 계속 하셨고요. 지난해엔 책도 내셨죠?
“맞아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졸업하고, 모교에서 국제관계대학원을 나왔죠. 그리고 단국대에서 원예치료사 박사과정을 마치고, 요즘 또 숭실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있어요. 제가 방송에 나오지 않을 때 뭐하나 다들 궁금해 하시던데 그럴 때 전 늘 뭔가를 배우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냥 논 적은 없어요.”
▼ 정치외교학은 적성에 맞았나요? 그리고 복지에 대한 관심은 또 뭡니까? 대체 왜 그러시는 거예요? (웃음)
“학부 전공은 저에게 잘 맞았어요. 한때 유명했지만 구설수가 있었죠. 제가 승마 특기생이어서. ‘쟤 승마야.’ 뭐 이런 수군거림? 하지만 전 모든 학과목을 열심히 잘 따라갔고, 정외과 전공이 잘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한창 방송하면서 대학원을 졸업했고, 이후 오래전부터 생각하던 사회사업을 위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고 싶어서 시간 있을 때 해두자 하고 또 파는 거죠.”
▼ 사회복지는 그렇다 치고 원예치료학은 참 특이한데요?
“제가 자연을 너무 좋아해요. 꽃과 나무, 풀을 좋아해서 꽃꽂이도 열심히 배웠고요. 그런데 사람을 치유하는 다양한 테라피가 있는데 자연만큼 좋은 재료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 미래비전도 여기에 있고, 또 미래뿐 아니라 현재에도 여러 봉사단체를 통해 꾸준히 활동하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