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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식

“한번쯤, 고래사냥, 왜 불러, 가나다라… 대중하고 ‘똥창’이 맞아 히트한 거지, 우리식이니까”

송창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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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쿵푸화에 팬티 입고 빙빙빙…목표는 1만일, 매일 2시간씩 돈다
  • ● 빙빙빙 못 돌까봐 16년째 외국에 안 갔다
  • ● 눈뜨자마자 변기에 앉아 기계매뉴얼 소리 내 읽으며 발성연습
  • ● 부인은 코리아게이트 주역 박동선씨 소개해주려 했던 여자
  • ● 전생(前生)을 본다. 조영남은 나의 가정교사였다
  • ● 무대의상 한복은 모두 보광동 세탁소 아주머니 작품
송창식


가수 송창식(63)은 기인(奇人)이다, 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분위기도, 노래도, 옷차림도 그렇다. 도사(道士)와 비스름하다. 그런 송창식에게 전화를 걸었다.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할 얘기가 없단다. 그래도 졸랐다. 겨우 허락을 받아냈는데 오라는 시간이 밤 12시였다. 머리가 아팠다. 겨우 사정을 해서 시간을 밤 9시로 당겼다.

인터뷰는 새벽 3시가 넘어서 끝났다. 정확히 말하면 2시경 인터뷰가 끝났고 나머지 한 시간가량 그가 노래를 불렀다. 엄청 비싸다는 스피커 때문은 아니다. 온몸에 전율을 느낀 이유가. 머리칼이 쭉~ 섰다. “노래 잘한다”는 말도 안 나왔다.

인터뷰를 시작하자 그가 걱정스러운 듯 입을 열었다.

“해보면 알겠지만, 내가 인터뷰 내용이 별로 일반적이지 않아요. 일반적인 인터뷰를 해달라 그러면 아주 졸작이 나온다고요. 보통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생각이 나한테는 현실감이 없어요. 무슨 생활 얘기를 하자고 하면 잘 못해줘요. 왜냐면 가짜 얘기를 해줘야 되니까.”



무슨 소린지 못 알아들었다. 그래서 “알아요”라고 대충 답하고 그냥 시작했다.

그는 얼마 전 MBC 예능프로 ‘놀러와’에 나와 ‘웃겼다’. 이게 처음 출연한 예능프로라고 했다. 음악프로말고 방송에 나간 것은 처음이라고. 아내를 위해 수상가옥을 10년째 짓고 있다거나, 3년간 노숙생활을 했다는 얘기를 해서 시쳇말로 ‘뒤집어졌다’.

▼ 예능프로에 출연하신 이후 화제가 됐어요.

“그렇더라고. 나도 깜짝 놀랐어요. 그냥 계속 웃기만 했는데, 내가 농담을 못 하는 건 아닌데 내가 하는 농담의 종류가 조금 일반적이지 않다고요. 그래서 방송에 별로 적합하지 않아요, 내가.”

▼ 밤 12시에 인터뷰를 하자고 해서 좀 당황스러웠어요.

“나는 뭐 완전히 쌩쌩할 때지. 그런데 요 며칠 내가 잠을 잘 못 잤어요. 원래 4시에 자서 (오후) 2시쯤에 일어나야 되는데, 지금 막 졸려 죽겠고 그래요.”

▼ 낮밤을 바꿔서 사시는데, 그렇게 살기 힘든 일도 있잖아요, 어쩔 수 없이.

“그런 일은 없어요. 그런 일을 안 만드니까. (생활패턴 바꾸는 일은) 난 무조건 안 해요. 나는 그런 일을 안 만들거든.”

▼ 오전에 누굴 만나야 된다거나, 어딜 꼭 가야 된다거나 하는 일이요.

“나는 그런 일이 안 생긴다니까. 약속을 안 하니까.”

알려진 얘기지만 그는 낮밤을 바꿔서 산다. 새벽 2시를 14시라고 한다. 어지간해서는 생활 패턴을 바꾸지 않는다. 언젠가 친구인 가수 윤형주씨의 딸이 결혼할 때 한번 낮 시간에 돌아다닌 적이 있는데, 아주 드문 경우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안 갔다. 그는 또 약속을 중시한다. 가수로 한참 잘나가던 시절에도 친구와 선약이 있으면 방송에 안 나갔다. 그것 때문에 ‘괴짜’라고 소문이 났는데, 신경 쓰지 않았다.

“약속은 내게 있어 똑같은 거니까, 이 약속이나 저 약속이나. 근데 보통사람들은 가수니까, 이제 방송이 더 중요하니까, 전화해서 (친구와의 약속을) 취소할 수도 있지 않으냐 이렇게 얘기하는데, 그런 게 어디 있어요. 다 똑같지.”

▼ 새벽 4시에 자서 오후 2시에 일어나는 생활을 언제부터 하셨어요?

“옛날 통행금지 있을 때부터 한 거니까. 통행금지라는 게 (새벽)4시에 해제됐으니까, (밤)12시부터 4시까지가 가장 조용한 시간이니까, 그때는 깨어 있어야 됐다고요. 작업을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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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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