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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시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 유대인

역사와 시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 유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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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시사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 유대인

‘세계를 지배하는 유대인 파워’<br>박재선 지음, 해누리, 551쪽, 1만5000원

예수, 콜럼버스, 마르크스,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이들의 공통점은? 인류 역사에서 뭔가 획기적인 전환점을 마련한 인물들이다. 유대인이라는 사실도 공통 요소다.

할리우드를 주름잡는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세계 투자계의 ‘큰손’ 조지 소로스, 언론재벌 루퍼트 머독,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 현존 세계 질서에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들도 유대인이다.

‘0.25%=25%’라는 야릇한 등식을 보신 적이 있으신지? 0.25%는 세계 인구에서 유대인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25%는 역대 노벨상 수상자 가운데 유대인의 비율. 노벨상 수상자 4명 중 1명이 유대인이라니 놀라운 숫자 아닌가.

어린 자녀가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막 돌아온 광경을 살펴보자. 한국 엄마는 대개 “오늘 뭘 배웠니?”라 묻는다. 유대인 엄마는 대체로 “오늘 선생님께 뭘 물었니?”라 질문한다. 자녀의 창의성을 살리기 위해서다. 창의성, 통찰력은 인간 지력(知力)의 최고봉이다. 유대인은 자녀를 어릴 때부터 이렇게 키워 노벨상이라는 최고의 지적(知的) 열매를 따게 한다.

필자가 카자흐스탄에 갔을 때 들은 이야기다. 여러 민족이 모여 사는 이 나라에서 유독 유대인과 고려인(한국인)이 자녀 교육에 ‘목숨을 건다’는 것이다. 그 결과 유대인과 고려인의 박사학위 취득자가 유난히 많다고 한다.



인구는 많지 않지만 강한 민족, 오랜 고난을 이기고 생존한 민족…. 유대인을 묘사할 때 흔히 쓰는 말이다. 한국인과 비슷하다. 이런 점에서 한국인은 유대인의 장점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유대인 정체성은 종교

‘세계를 지배하는 유대인 파워’의 저자 박재선은 유대인 문제에 관한 최고급 전문가다. 이미 ‘세계사의 주역 유대인’(1999년), ‘제2의 가나안 유대인의 미국’(2002년) 등의 저서를 내 유대인에 대한 전문성을 알린 바 있다.

외교관 출신인 저자는 외교부에서 프랑스어에 가장 능통한 외교관으로 손꼽혔다. 여러 정상회담에서 통역을 담당하기도 했다. 주불(駐佛) 한국대사관 공사, 주 유네스코대표부 상주 대표, 외교부 구주국장, 주 세네갈 대사, 주 보스턴 총영사, 주 모로코 대사 등을 역임했다.

바쁜 외교관 생활에서도 저자는 유대인에 관한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는 일에 몰두했다. 힘이 지배하는 냉엄한 외교무대에서 유대인의 실상을 모르고는 외교활동의 이면을 파헤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정사(正史)에서 아직 밝혀지지 않은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등 세계 비밀결사체의 야사(野史)를 추적하는 연구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번 저서는 그의 오랜 학구적 열정의 산물이다. 방대한 분량의 자료에서 핵심을 일목요연하게 간추렸다는 점에서 독자는 편안하게 유대인 세계를 이해할 수 있다.

저자는 유대인의 정체성은 민족이 아닌 종교라고 파악한다. 혈통이 유대인이라도 유대교를 믿지 않으면 유대인으로 분류되지 않는다고 한다. 유대인이냐 아니냐 최종 판단은 유대교 성직자인 랍비의 몫이란다. 유대교는 포교를 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유대인이라는 선민(選民)만이 믿는 종교이므로 굳이 이교도에게 전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이런 배타적인 특성 때문에 유대인은 유럽 기독교에 의해 극심한 탄압을 받았다.

섹스에 관한 유대교의 시각은 기독교와 다르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라는 구약 가르침에 따라 성(性)의 진정한 가치를 인식하며 섹스를 인간생활의 즐거움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유대인들은 인간 욕망의 분출을 억제하는 기독교 섹스관(觀)을 위선이라고 비판한다. 돈에 대해서도 그렇다. ‘유대인은 돈만 아는 수전노’라고 눈총을 받지만 유대인 자신들은 “돈이란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좋은 도구가 된다”고 믿는다. 돈에 침을 흘리면서도 겉으로는 죄악시하던 중세 기독교 인습이 온당치 못하다고 꼬집는다.

노벨상 수상자 중 유대인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유대인의 창의성 교육을 꼽는다. 유대인은 맹목적으로 지식을 주입시키는 것은 교육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한다. 지식에 대한 근본 개념을 이해시키고 기초 학문을 중시한다. 저자는 실제로 만나본 여러 유대인에게서 다음과 같은 특징을 발견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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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철│저널리스트 koyou33@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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