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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사고 이미지의 재해석으로 주목받는 하태범

“순백색으로 재현한 풍경에 담긴 방관자의 시선”

사건 사고 이미지의 재해석으로 주목받는 하태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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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사고 이미지의 재해석으로 주목받는 하태범

〈독일 뒤셀도르프 살인사건(Langenfeld by Duesseldorf)〉, D-Print, Diasec, 120x80㎝, 2010

하태범은 예술 작품을 통해 윤리적 책임감을 드러내는 작가다. 단순한 미학적 성취에 만족하지 않고,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몰두하기 때문이다.

‘SeMA 신진작가 전시지원프로그램’ 3기 작가로 선정된 하태범은 용산 참사, 아이티 지진, 독일 뒤셀도르프 살인사건 등 지구상에서 벌어진 사건 사고나 자연재해 이미지를 새롭게 재현한다.

그의 작업은 신문이나 웹에 실린 고발성 보도사진을 스크랩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 이미지를 석고, 플라스틱, 종이 등을 사용해 하얀 단색의 모형으로 제작한 뒤 다시 사진을 찍었다. 공포를 극대화하는 색을 배제하고, 순백색으로 작가의 무덤덤한 시선을 담은 것이다. 그가 이러한 작업 양식에 집중한 까닭은 무엇일까.

“보도사진은 때때로 사실 전달의 취지를 넘어, 참혹한 광경을 지나치게 자극적으로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사람들은 이를 보며 분노하지만, 한편으로는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끔찍한 상황을 화이트로 재구성함으로써, 자극적인 보도사진에 광분하는 사람들의 이중적 심리를 꼬집고 싶었다. 이는 어떤 상황을 보며 방관자적 자세를 갖는 우리의 모습을 말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가 사회 이슈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독일 유학 중 인종차별과 부조리를 경험하면서부터다. 미국 문화평론가 수전 손택의 에세이 ‘타인의 고통’ 역시 그의 작품 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하태범은 “‘다 같이 슬퍼하자. 하지만 다 같이 바보가 되지 말자’는 손택의 메시지가 작품 구상의 모티프가 됐다”고 설명했다.



현상의 이면을 고집스럽게 탐색하는 이 신진작가의 다음 작품은 우리 주변의 실제 상황을 재현하는 설치작업이 될 것 같다. 하태범은 “새 작품을 통해 소외계층을 조명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사건 사고 이미지의 재해석으로 주목받는 하태범

〈용산참사-1(Tragedy in Yong-San)〉, D-Print, Diasec, 112x15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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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ir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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