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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경영진 부동산 자료 은폐 지시 의혹

KT&G 부동산 사업 수사 급물살

KT&G 경영진 부동산 자료 은폐 지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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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KT&G 핵심 관계자 “민영진 사장이 지시한 것으로 안다”
  • ● 브로커 강모 씨 주도한 남대문·수원 개발사업도 수사 대상
  • ● 강 씨 “용산·남대문 사업에서도 KT&G에 수백억 벌어줘”
  • ● KT&G “경찰 발표 사실과 달라…수사 결과 지켜보겠다”
KT&G 경영진 부동산 자료 은폐 지시 의혹

청주공예비엔날레 아트팩토리로 변신한 옛 청주 연초제조창.

부동산 비리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KT&G가 전략기획본부 산하 부동산사업실 직원들에게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모든 서류를 은폐·폐기하라고 지시했다”는 내부자 증언이 나왔다. KT&G의 한 핵심 관계자는 최근 ‘신동아’ 인터뷰에서 “KT&G의 부동산 사업 비리에 대해 경찰이 내사를 진행하던 지난 4월 초 경영진으로부터 이 같은 지시가 내려왔다. 지시를 받은 뒤 직원들은 개인 소유 차량으로 계약서 등 부동산 관련 서류를 옮겼고, 필요할 때마다 다시 가져다 쓰는 식으로 일을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본부장을 통해서 지시가 내려왔지만, 민영진 사장이 지시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도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경찰이 내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KT&G 임직원 여러 명을 조사했다. 그 과정에서 이런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5월 16일 KT&G가 수년간 벌여온 각종 부동산 사업에서 컨설팅 용역을 맡았던 부동산 개발회사 나인드래곤홀딩스(이하 나인드래곤, 대표 강OO)를 압수수색하면서 공개수사에 들어갔다. 하지만 경찰은 의혹의 핵심인 KT&G 부동산 사업실에 대해서는 어떤 이유인지 압수수색 등을 실시하지 않았다.

부동산 관련 자료 폐기를 지시했다는 의혹에 대해 KT&G 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사업 관련 서류 일체를 보관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브로커의 고백

KT&G의 부동산 사업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청 지능범죄수사과는 6월 6일 KT&G 현직 임직원 6명 등 관련자 8명을 출국금지 조치했다. 민영진 KT&G 사장도 출국금지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에 따르면 2010년 말 KT&G는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를 청주시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KT&G 측 부동산 용역업체인 나인드래곤을 통해 청주시청 이모 사무관에게 6억6000만 원의 뇌물을 건넸다. 이 씨는 돈을 받은 뒤 청주시가 시세보다 100억 원가량 비싼 가격에 부동산을 매입하도록 KT&G 측에 편의를 제공했다.



이 과정에서 KT&G는 나인드래곤 강 대표와 상의해 뇌물 금액을 결정하는 등 사실상 로비를 주도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최근 강 씨는 경찰 수사 과정에서 이러한 사실을 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뇌물을 받은 청주시 공무원은 구속됐다.

지난 5월 17일 발매된 ‘신동아’ 6월호는 ‘KT&G 로비·비자금 의혹 전말’ 제목의 기사에서 KT&G가 2008년경부터 벌여온 각종 부동산 개발 과정에서 나인드래곤이 KT&G 측으로부터 상당한 특혜를 받아왔고, 이 회사 대표 강 씨가 사실상 KT&G 대리인 자격으로 각종 부동산 사업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특히 2조5000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는 수원 연초제조창 개발사업에 강 씨가 참여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지난 수년간 강 씨가 KT&G로부터 최소 50억~60억 원의 금액을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받아간 사실도 확인됐다.

강 씨는 지난 5월 ‘신동아’ 인터뷰에서 “KT&G 부동산 사업을 대행하면서 1000억 원이 넘는 돈을 KT&G에 벌어줬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가 말하는 1000억 원에는 이번에 문제가 된 청주공장 부지 매각 과정에서 부풀려진 100억 원도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다음은 지난 5월 강씨가 직접 밝힌 내용이다.

“MB 처남 도움 받았다”

“2010년 KT&G의 부탁을 받고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사업에 뛰어들었다. 5년 이상 교착 상태에 있던 사업이었다. 1년 정도 고생한 끝에 일을 마무리했다. 2011년에는 KT&G가 추진하던 남대문호텔 개발사업에 참여했다. 2년간 매달렸고 결국 인·허가를 받아냈다. 그 과정에서 건물 용적률을 260%가량 높였다. 부동산 가치가 300억 원 정도 늘어났다. 알박기 문제를 해결하면서 88억 원을 추가로 (KT&G에) 벌어줬다. 청주사업에서 받은 컨설팅비는 10억여 원, 남대문 사업 용역비는 30억 원 정도다. 내가 KT&G에 벌어준 돈을 생각하면 절대 많은 금액이 아니다. 2008년엔 용산에 있는 KT&G 땅(500여 평)을 모 대기업에 560억 원을 받고 팔아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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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기자 │greenfi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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