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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후계 전망|수령론 존속 여부, 고영희 개인숭배 주목해야

김정일 후계 전망|수령론 존속 여부, 고영희 개인숭배 주목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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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아’ 2004년 4월호에 실린 ‘김정일 후계체제 구축, 어디까지 왔나’에서 통일정책연구소 이기동 연구위원은, 세종연구소 정성장 연구위원의 논문 등 신년공동사설을 분석해 후계구도를 관측한 시도에 대해 ‘설득력이 약하다’고 평가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정 연구위원이 반론을 포함해 김정일 후계문제의 핵심쟁점과 현황을 재검토하는 글을 ‘신동아’에 보내왔다. 이러한 논쟁을 통해 북한 관련 최고 관심사인 후계문제 분석이 깊이를 더할 것으로 기대한다(편집자).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한의 정치적 변화 가능성과 관련해 관심을 끌었던 주제는 주로 김정일 정권의 내구력이나 붕괴가능성, 당·군 또는 당·군·정 관계의 변화, 군사국가화 문제 등이었다. 반면 여러 가지 이유로 김정일의 후계문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학계에서 거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몇 편의 글이 발표됨으로써 북한의 후계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미 이 문제에 대해 몇 차례 글을 쓴 바 있는 필자로서는 매우 반가운 흐름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김정일 후계문제에 대한 논의수준은 시작단계에 놓여 있는 형편이고, 후계문제에 대해 여전히 선입견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월간조선’ 2004년 2월호에 실린 본인의 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통일정책연구소 이기동 연구위원의 글이 ‘신동아’ 4월호에 실렸다. 이에 따라 필자는 불가피하게 이에 대해 재반론을 하고 그러한 비판이 가지고 있는 몇 가지 한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필자는 이 박사의 글에 대한 반박에 만족하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는 먼저 북한의 후계문제에 관련된 제반 쟁점들을 정리함으로써 이 주제와 관련된 여러 ‘설(說)’ 중 구체적인 사실에 근거를 둔 것과 신뢰하기 어려운 것을 구별해내고자 한다. 또한 북한에서 후계자 결정과 관련된 준비작업이 어느 정도 진척되었는가에 대한 판단을 제시할 것이다.

[쟁점 1] 왜 지금 후계문제가 거론되나

필자가 최근에 김정일의 후계문제 조기가시화 가능성을 지적했을 때 일부 연구자들은 ‘김 위원장이 아직 젊고 건강한데 후계문제에 대해 벌써부터 신경을 쓸 필요성이 있겠는가’ 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러한 반응은 북한의 실제입장을 무시한 채 남한중심적 편견으로 후계문제를 바라보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후계자 지명의 시기와 관련하여, 북한은 이전부터 ‘임종 시기에 유언을 통해 자기의 계승자를 지명하거나 잘되는 경우 생전에 자기의 후계자를 지명하는 데 머무르고, 영도의 계승은 대체로 수령이 서거한 다음에 진행하는 방식 외에는 다른 것이 없었다’고 지적해 왔다. 이러한 방식으로 인해 다른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혁명위업을 계승하는 지도부에 야심가, 음모가, 변절자들이 끼여들 틈을 주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혁명위업을 순결하게 정상적 궤도에서 이어나가기까지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은 사회주의, 공산주의 위업을 끝까지 완성해나가기 위해서는 수령의 생존시에 후계자를 내세우고, ‘수령의 후계자의 유일적 영도체계를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결국 김정일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더라도 북한 입장에서는 혁명의 미래를 위해 일정시점에서 후계자를 지명해야 할 필요성을 느낄 것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또한 현재는 김정일의 나이가 만 62세로 비교적 젊다고 볼 수 있지만, 후계자를 지명한 후 ‘후계자의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에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되므로 지금 후계자를 결정한다고 해도 반드시 이르다고 볼 수는 없다. 과거 김일성 주석이 환갑이 된 1972년에 북한에서 후계자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었고, 그가 만 62세가 된 1974년에 김정일을 후계자로 내세웠으므로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이미 김정일은 후계자를 결정해야 할 나이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김정일의 나이보다도 그의 후계자로 주목받고 있는 김정철의 나이에 있다. 김정철은 현재 만 23세로 매우 젊기 때문에 그의 나이가 북한 내부에서 후계자 공식 결정을 지연시키고 있는 가장 주된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쟁점 2] 후계자는 꼭 김정일의 아들이어야 하나

일부 연구자는 김정일이 그의 아들이 아닌 다른 인물 중에서 후계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그 근거로 김정일이 “아들은 후계자로 불가(不可)하다”고 말했다는 중국측 인사의 발언을 들고 있다. 그런데 필자도 잘 알고 있는 이 중국 인사는 북한에 대해 정통한 전문가가 아니다. 또한 3대에 걸친 부자간 권력승계를 김정일이 피할 것이라는 주장은 북한의 후계자론과 배치되는 문제점을 갖고 있다.

북한은 ‘수령과 혈연관계에 있는 걸출한 인물이 후계자로 추대되는 경우 그것을 덮어놓고 ‘세습제’라고 악평하려 드는 사람들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것은 ‘매우 비이성적이고 반역사적인 사고’라고 주장해 왔다. 또한 북한은 김정일의 가계가 ‘조선근대역사의 첫 시기부터 대를 이어 나라와 민족을 위하여 모든 것을 다 바쳐 싸워 온 가장 애국적이며 혁명적인 가정’이라고 치켜세우고 있다. 따라서 ‘절세의 백두산 위인가문’인 김정일 가계에서 태어난 자손은 후계자로 지명되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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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sccheong@sejo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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