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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엘리트 양성소’아이비리그의 비밀

“한인 학생은 SAT 만점 받아도 하버드대 합격 장담 못해”

美‘엘리트 양성소’아이비리그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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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서 아이비리그는 ‘엘리트 양성소’로 꼽힌다. 그래서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은 일찍이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해 성적뿐만 아니라 리더십, 창의성 등을 평가해왔다. 그런데 이런 제도가 특혜입학의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 한국에서도 입학사정관제가 확대되고 있어 주목되는 부분이다. 동아일보사는 미국 명문대학 전형과정을 파헤친 다니엘 골든씨의 ‘The Price of Admission’ 번역판을 7월 중순경 출판할 예정이다.
  • 그의 저서를 발췌한 내용과 저자 e메일 인터뷰를 실는다. ‘편집자’
美‘엘리트 양성소’아이비리그의 비밀

하버드대 졸업식 장면.

The price of Admission 요약

빌 프리스트 전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의 아들 윌리엄 해리슨 프리스트 주니어와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아들 앨 고어 3세는 공통점이 많다. 테네시 주에 뿌리를 두면서도 학비가 비싼 워싱턴의 사립고등학교에 다녔다. 그들은 숙제보다는 파티를 즐겼다. 성적만으로 보면 이류대학에 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프리스트와 고어는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에 각각 합격하면서 아버지가 간 길을 그대로 가고 있다.

프린스턴대는 해리슨 프리스트를 지적 가능성보다는 그의 집안이 수백억을 기부해 학생회관 등을 지어주었고, 아버지가 저명인사인데다가 학교 재단 이사회에서도 봉사했기 때문에 받아들였다. 하버드대는 재단 이사회 전임 멤버였고, 부통령을 지낸 동문의 아들을 떨어뜨리지 않았다.

이처럼 부자이거나 연줄 있는 집 자녀들은 실력이 없어도 명문대학에 슬며시 들어간다. 그 수가 수천명에 달한다. 특권층에 대한 특혜현상은 당파를 가리지 않는다. 부와 권력, 민주당과 공화당, 차별 철폐운동의 지지자와 반대자, 좌파 할리우드 영화배우와 우파 재벌 등 정치와 문화 전 영역을 망라한다. 일단 대학에 들어가면 부유한 학생들은 식사클럽이나 동아리, 비밀결사 등과 같은 배타적인 클럽에 가입해 미래의 고용주가 될 동문이나 영향력 있는 동문들과 격의 없이 어울린다. 예를 들어 최근 프린스턴 대학의 한 고상한 식사클럽에 가입한 학생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조카, 2004년 민주당 부통령후보인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의 딸, 제이 록펠러 상원의원의 아들 등이 있다.

美‘엘리트 양성소’아이비리그의 비밀

The Price of Admission 책표지

이 책은 미국사회의 권력과 풍요로움으로 가는 관문인 100여 곳의 사립대학이 부유하거나 연줄 있는 학생에게 특혜를 주는 입시제도의 이중 잣대를 폭로한다. 이들은 노골적으로 혹은 남몰래 특별대우를 받는다. 그들을 받아줄 대학 입학처장과 직접 대면하는 특권을 누리며, 입시라는 고된 여정을 일등석에서 편안하게 보낸다. 그들은 다른 지원자라면 바로 낙방할 만한 일들인 서류 접수 마감일 경과에서부터 음주운전까지 용서받는 능력을 지닌 자들이다.



부자에게 유리한 체육특기생

최근 입시 경쟁이 극도로 치열해지고 있음에도 명문 대학들은 여전히 동문자녀에게 특혜를 제공한다. 대학들은 과거에 부모가 큰 기부금을 냈거나 앞으로 기부 가능성이 있는 집 아이들에게 입학이라는 대가를 정산한 뒤 줄의 맨 앞으로 안내한다. 거의 모든 정상권 대학이 학교 발전기금 부서에서 입학 담당 부서로 이들 ‘기부 입학자’의 명단을 넘기는데, 부유한 집 아이들은 고등학교 성적이 하위권을 맴돌거나 SAT 점수가 합격선보다 300~400점 낮아도 종종 합격하곤 한다.

대학들은 또한 학교의 지명도를 높여줄 만한 유명인사 자녀의 환심을 사는 데도 주저하지 않는다. 주요 교수들에게도 자녀 입학 특례나 전액 장학금 같은 회유책을 쓴다. 그리고 체육특기생의 경우 서민층 또는 소수인종 학생들이 주로 혜택을 보고 있다는 일반적인 믿음과는 달리 오히려 백인과 부자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갔다. 농구나 미식축구, 육상 종목에 주로 참여하는 소수 인종에 대한 특혜와 상쇄되도록 일류대학에서는 고소득층 백인들이 주로 즐기는 조정, 스쿼시, 승마, 스키, 요트, 펜싱, 골프 종목 특기생을 뽑는데, 심지어 코넬이나 버지니아 대학의 경우는 폴로도 체육 특기자 선발 대상이다.

대학 당국은 특권층 특혜에 대해 실험실도 지어야 하고, 장학금도 줘야 하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러나 미국 내 최고의 사학인 칼텍은 입학 절차의 공정성을 훼손하지 않고도 충분한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명문대 입시에서 특권층에 대한 특혜는 총체적 불균형을 낳는데, 한 연구에 의하면 미국의 일류 대학 재학생 가운데 소득분포 기준 하위 25% 출신 학생은 겨우 3~11%라는 점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2004년 대통령선거에 불만이 있는 투표자라면 예일대를 비난해도 된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과 존 케리 매사추세츠 주 상원의원 둘 다 유복한 집안 출신으로, 예일대 입학 특혜의 수혜자다. 둘 다 그 학교에서 중간쯤 가는 학생으로, 예일대의 비밀결사인 해골 종단 소속이었는데 그곳에서 훗날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관계들을 맺었다. 그리고 둘 다 집안의 전통을 잇기 위해 딸을 예일로 진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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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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