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주의 청정해안도시 브리즈번(Brisbane). 아열대기후인 이 도시는 겨울에 아무리 추워도 섭씨 9도 이하로 내려가지 않고 여름엔 아무리 더워도 30도를 넘지 않는다. 공항을 빠져나와 도심으로 향하는 외곽도로를 타자 산뜻한 느낌의 풍광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쭉쭉 뻗은 나무들과 원활한 교통, 도심 곳곳에 자리 잡은 푸른 숲의 공원들. 호주 전체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이 도시는 친환경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시와 시민들이 손에 손을 맞잡고 있다.
산토스 플레이스에서 내려다본 브리즈번시. 브리즈번 강은 한강처럼 도심을 가로지른다.
퀸즈랜드의 주도(州都)가 바로 호주 제3의 도시인 브리즈번이다. 공항에서 나오니 푹푹 찌는 무더운 날씨였다. 한국은 겨울이지만 지구 남반부에 위치한 이곳은 여름이다. 한국과 경도가 거의 일치해 시차가 1시간밖에 나지 않는다.
브리즈번의 면적은 서울의 10배(5904.8㎢)지만, 인구는 5분의 1도 안 되는 180만명이다. 브리즈번은 퀸즈랜드는 물론 호주 전체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도시다. 에너지산업이 경제성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환경서비스, 바이오산업, 의료, 영화, 소프트웨어 개발이 새로운 유망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캠벨 뉴먼 브리즈번 시장은 “미국인들이 1960년대에는 캘리포니아로 몰렸다가 1980년대 이후 플로리다로 많이 이주했던 것처럼 호주에서는 지금 브리즈번으로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에 뛰어다니는 야생동물들
브리즈번이 친환경도시로 불리게 된 데는 시 차원의 노력이 주효했다. 시 당국은 ‘녹색시(Green City)를 만들자’는 구호 아래 친환경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갖가지 정책을 펴왔다. 오전 8시45분 시장실에서 만난 뉴먼 시장은 브리즈번 전역이 그려진 대형 지도판을 놓고 열성적으로 설명했다. 그가 건넨 명함의 뒷면은 한글판이었다.
지도에서 녹색은 공공의 자연보존지역을, 연두색은 개인 소유의 녹지를 나타내는데, 브리즈번시 전체가 거대한 녹색의 숲에 포위된 듯한 양상이다. 좌우상하로 수십㎞에 달하는 이 녹지에는 캥거루 코알라 포섬(다람쥐의 일종) 따위의 야생동물이 뛰어다닌다. 도심의 산림지역에도 도마뱀과 포섬, 칠면조가 돌아다니고 도요새가 날아다닌다.
브리즈번은 호주 전체에서 생태적으로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춘 도시로 알려졌다. 시 외곽 모턴 만(Moreton Bay)에 조성된 해양생태공원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해안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 반 거리에 있는 섬 주변에는 돌고래가 유영한다.
최근 브리즈번시의 가장 큰 고민은 지속적인 인구 증가에 따른 교통 혼잡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는 자전거도로를 확충하고 버스나 페리(연락선) 따위의 공공교통수단에 대해 대규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먼저 자전거. 지난 4년간 1억달러(2010년 1월12일 현재 1호주달러는 약 1043원)를 쏟아 부어 수백㎞에 달하는 자전거도로를 정비했다. 앞으로도 자전거도로를 꾸준히 늘인다는 방침이다.
공공교통수단으로는 철로(기차), 도로(버스), 수로(페리)가 있다. 이 중 시가 관리하는 교통수단은 버스와 페리. 기차는 주정부에서 관리한다. 시는 몇 년에 걸쳐 버스 500대를 증설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또 수억달러를 들여 새로운 도로를 건설하고 있다. 그중 일부 구역의 도로는 개인이 투자해 사용료를 받는 민자도로다. 수상교통수단으로 각광받는 페리도 9척을 더 늘려 모두 19척을 운용할 계획이다.
뉴먼 시장은 “서울처럼 우리도 터널을 많이 만들고 있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3개의 터널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하나는 시내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터널로 22억달러가 투입됐다. 시내에서 곧장 공항과 연결되는 터널도 파고 있다. 총 공사비는 30억달러. 또한 18억달러를 들여 시내와 외곽을 연결하는 터널도 만들고 있다.
지도판을 놓고 열성적으로 설명하는 캠벨 뉴먼 브리즈번 시장.
뉴먼 시장은 “파리나 로마같이 살아 움직이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향후 20년간 경제성장이 지속될 경우 270만 인구의 ‘그레이트 브리즈번’이 건설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브리즈번 시내로 들어서면 푸르른 강물이 눈길을 잡아끈다. 이 도시의 명물인 브리즈번 강으로 서울의 한강처럼 도심 한복판을 가로지른다. ‘브리즈번의 심장’이라 불리는 이 강은 바다에서 유입된 물이라 짜다. 1970년대부터 이 강의 정화작업에 심혈을 기울여온 시 당국은 지난 10년 동안 상수원 수량 조절과 효율적인 하수 처리 및 친환경적인 정비에 많은 예산을 투입해왔다.
‘아이 러브 브리즈번’
브리즈번 강 옆에 있는 인공해변은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콘크리트로 둘러싸여 인공적인 느낌이 강한 한강 둔치와 달리 브리즈번 강 제방은 자연스럽고 친환경적인 느낌을 준다. 천연암반으로 이뤄진 강변 둑은 물에서 자라는 초목으로 뒤덮여 있다. 물속의 작은 숲이다. 강변길은 한강처럼 인도와 자전거도로로 구분돼 있다. 강변을 걷다보니 벤치에서 연인들이 스스럼없이 부둥켜안고 입을 맞추는 광경이 자주 눈에 띄었다.
브리즈번 강 남쪽 기슭인 사우스 브리즈번이 문화와 예술의 중심지이자 관광지로 개발된 것은 1988년 국제박람회(엑스포)가 이곳에서 열리면서다. 이곳엔 공연예술센터와 예술학교, 박물관, 미술관, 주립도서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박람회가 열렸던 자리는 사우스뱅크 파크랜드라는 이름의 종합레저시설이 들어섰다.
사우스뱅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인공비치. 강변 안쪽으로 인공해변을 만든 것이다. 백사장을 갖춘 이 인공해변은 온종일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낮은 수심과 깊은 수심의 수영장 두 종류가 있는데 얕은 수영장이 더 붐볐다. 어린아이에서부터 학생, 노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그리고 인종전시장이라 할 만큼 갖가지 피부색의 사람들이 뒤엉켜 남반구의 뜨거운 햇살을 물속에 집어던지고 있다. 백사장 옆 잔디밭에서는 웃통을 벗어젖힌 청년들이 땀을 흘리며 비치볼 놀이를 하고, 언덕 쪽에서는 가릴 곳만 가린 여자들이 일광욕을 한다고 엎어져 있다.
브리즈번시의 친환경 정책은 ‘I Love BNE(Brisbane)’이라는 표어에 집약돼 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이 캠페인을 주창한 사람은 뉴먼 시장이다. 지역사회의 협조를 이끌어내 녹색시를 만들자는 게 이 캠페인의 취지다. 시청에서 자연환경 및 지속가능성 프로젝트를 담당하는 벤 제임스와 멜리사 베이커에 따르면 지역주민과 기업, 학교의 호응이 좋아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시가 주도한 나무심기 캠페인에 시민들이 동참해 지난 몇 년간 200만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시민들 사이에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데는 친환경 시설을 갖추면 비용을 경감해주는 장려책도 영향을 끼쳤다.
‘I Love BNE’은 ‘나는 브리즈번의 기후와 생활방식과 사람들과 자연환경을 사랑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캠페인의 실천방안이 그린하트(Green Heart) 운동이다. 깨끗한 녹색도시를 만든다는 ‘2026 비전’과 연결된 그린하트 운동의 목표는 7가지다.
첫째, 낭비 없애기. 꼭 필요한 물품을 필요한 양만큼만 사서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둘째는 녹색교통의 구현. 자전거 도로를 늘리는 한편 효율적인 에너지를 사용하는 버스와 전기차를 도입하는 등 공공교통수단의 질을 높인다. 셋째는 물 정화. 강과 항만, 수로를 깨끗하게 유지하자는 것이다. 넷째는 건강한 음식이다. 주민들에게 공용정원에서의 채소 재배와 향토 음식물 생산을 권장한다.
천연 암반과 수중식물로 꾸며진 브리즈번 강 제방.
“We must”
현재 브리즈번의 고민은 인구 증가다. 외부인 유입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친환경 인프라를 구축하는 한편 이주민들에게 친환경 캠페인의 취지를 잘 전달해 동참하게 만드는 것이 시의 당면한 과제다.
제임스와 베이커의 주 업무는 시와 주민들 간에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뤄지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다. 두 사람은 “지역주민, 학교, 기업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브리즈번이 젊은이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희망가득한 도시로 발전하는 데 대해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도심 퀸즈파크에 있는 보리수나무는 1870년 인도에서 옮겨왔다.
기자가 브리즈번에 도착한 후 맨 먼저 만나 인터뷰한 사람이 바로 시티스마트의 이사 닉 앨포드다. 시티스마트는 홍보 마케팅 회사다. 시민들에게 환경친화적인 일이 어떤 것인지 설명하고 모든 시민이 환경운동에 참여하게 하는 견인차 노릇을 한다. 이를 위해 박람회도 열고 프로그램도 개발한다.
시티스마트는 현재 에너지 감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2012년까지 한 가구당 1년에 6t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 게 1차 목표다. 닉 앨포드에 따르면 2009년 12월 현재 한 가구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6t이다. 이를 2010년엔 10t으로, 2026년엔 ‘탄소 제로’ 상태로 만들겠다는 것이 최종 목표다. 기자가 “그것이 가능하겠느냐”고 묻자 닉 앨포드는 “We must”라고 대답했다.
“이처럼 수치를 정해놓고 탄소 감축 운동을 벌이는 도시는 호주에서 브리즈번밖에 없다. 수치를 정해놓지 않으면 나중에 관리하기가 힘들다. 이 프로젝트에 브리즈번의 모든 주민이 동참하기를 원한다. 브리즈번 시장이 꿈꾸는 깨끗한 녹색도시 건설에 시티스마트가 일조하고 있다. 브리즈번은 뉴 월드 시티로 도약할 것이다.”
브리즈번 시청 신관에는 약 800명의 직원이 근무한다. 빅터 프란코는 운송 및 교통 담당관이다. 그의 안내로 주정부와 시가 공동운영하는 교통운영센터를 둘러봤다. 이곳에서는 220개의 카메라로 600㎞에 달하는 브리즈번 시내 도로교통망을 24시간 감시하고 점검한다.
교통사고를 최소화하는 게 센터의 목표다. 연간 3500건의 교통사고가 발생하는데 그중 40%가 자동차가 길을 잘못 드는 바람에 생긴 사고이고 25%가 교통망의 문제라고 한다. 센터에서는 카메라로 보고 있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견인차나 중장비차를 보내 교통 장애물을 제거하는 한편 라디오방송이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운전자들에게 도로정보를 제공한다. 브리즈번에서 교통이 가장 정체되는 시간대는 출퇴근시간인 오전 6~8시 반과 오후 3~4시다.
시 교통당국은 도심의 원활한 교통을 위해 지속적으로 버스 전용도로를 확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페리도 관광용이 아니라 실질적인 교통수단의 기능을 하게 될 것이다. 고속페리가 증설되고 버스와 페리가 연결되는 구간도 늘어난다. 페리에서 내리면 곧바로 버스로 갈아타게 되는 것이다.
시청에서 수자원을 담당하는 줄리 맥렐란에 따르면 브리즈번은 식수가 부족한 편이다. 원래 강우량이 많은 지역인데 2003년부터 비가 잘 오지 않아 가뭄이 잦다고 한다. 가뭄이 들 때는 시민들의 물 사용량을 하루 160ℓ로 제한하고 폭우 때 댐에 받아둔 빗물을 정화해 식수로 사용해왔다. 빗물은 정원과 화장실, 세탁용으로도 활용된다. 맥렐란은 가뭄의 원인에 대해 “확실치는 않지만 기후변화가 강수량에 영향을 준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건물의 환경성을 평가하는 회사인 에코스페시파이어의 공동창업자인 매리 로 켈리.
“1930년대만 해도 맑았다. 하지만 지금은 바닥이 안 보일 정도로 탁한 편이다. 토목과 준설 등 도시화 과정에서 혼탁해진 것이다. 수중의 생태계 시스템을 복원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둑에 바위를 쌓고 강가에 갖가지 식물을 심은 것도 강이 자생적 정화능력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다.”
브리즈번시의 전체 면적은 넓지만 시내 중심부는 좁은 편이다. 순환버스인 시티 서클(City Circle)을 30분쯤 타면 한 바퀴 돈다. 버스는 좌측통행이다. 시청 앞에서 타서 15분쯤 지난 후 공원이 보이기에 하차했다. 1865년에 조성된 퀸즈파크(Queen′s Park). 아름드리 나무들로 꽉 찬 거대한 숲 한쪽으로 작은 호수가 누워 있다. 노년의 부부가 새들에게 모이를 주는 광경이 평화롭기 그지없다.
공원 한가운데 높이가 수십 미터이고 지름이 10m쯤 돼 보이는 웅장한 고목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팻말을 보니 보리수(Peepul Tree)다. 안내문에 석가니 인도니 불교니 하는 단어가 적혀 있다. 공원이 생긴 직후인 1870년 인도에서 옮겨온 나무라고 설명돼 있다.
숲을 둘러보는데 커다란 새들이 근접비행을 했다.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 듯싶었다. 사우스뱅크의 인공해변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을 때 스스럼없이 식탁으로 날아들었던 바로 그 새다. 현지인에게 물어보니 ‘ibis(따오기)’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기자가 묵은 호텔 이름도 ‘ibis’였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브리즈번시의 친환경적인 노력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에코스페시파이어(Ecospecifier)다. 에코스페시파이어는 친환경적인 건물을 짓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자재와 물품 검사를 통해 그 건물이 얼마나 친환경적인지를 평가하는 회사다. 인테리어, 가구, 카펫, 페인팅, 심지어 호텔에서 사용하는 수건까지 평가대상이다. 검사결과를 통해 해당 건물이 탄소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알아내고 수명이 얼마나 되는지도 가늠한다.
에코스페시파이어의 평가자료를 토대로 시드니에 있는 그린빌딩위원회에서 건물들에 대해 환경등급을 매긴다. 건축환경 등급은 전세계적으로 세 가지가 있다. 호주와 뉴질랜드는 GREENSTAR, 미국과 중국 인도 싱가포르 등지에서는 LEED, 영국은 BREEAM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에코스페시파이어 공동 창업자이자 이사인 매리 로 켈리는 “접근방식은 차이가 있지만 기후변화에 부합하는 친환경 건물을 짓는다는 목적은 같다”고 설명했다.
그린스타의 경우 1~6등급까지 있다. 예컨대 브리즈번시의 새 청사는 4등급이다. 건축가들은 높은 등급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 유기농 인증을 받은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우호적이듯 그린스타 등급이 높으면 건물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지는 한편 환경 관련 비용이 절감되고 매출이 증진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퀸즈랜드 주정부도 건물을 지을 때 친환경 시설을 갖추면 지원금을 주는 등 적극 장려하고 있다. 켈리 이사는 이 일을 하게 된 동기를 묻자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라며 웃었다.
햇빛 양에 따라 자동으로 채광
그린스타 6등급의 산토스 플레이스는 브리즈번의 대표적인 친환경건물이다.
이 건물을 지은 건축회사 도노반 힐은 뛰어난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일본에서도 활동하고 있으며 최근엔 한국 진출도 꾀하고 있다. 건물 내부를 안내한 도노반 힐의 이사인 브라이언 도노반과 폴 존스는 “호주 전체에서 상업용 건물로는 가장 친환경적인 건물”이라며 “기술적으로도 매우 잘 지어진 건물”이라고 자랑했다. 그들에 따르면 브리즈번에 있는 업무용 건물 중에 처음으로 그린스타 6등급을 받았다는 것이다.
이 건물은 천연가스를 끌어들여와 자체 전력을 생산한다. 그것으로 냉난방시설을 가동하고 온수를 만들어낸다. 옥상에서는 1600개의 실린더가 태양에너지를 끌어들인다. 또 빗물을 모아 생활용수로 활용하는 시설도 갖춰져 있다. 실내 채광은 자동으로 조절된다. 햇빛의 양에 따라 블라인드가 저절로 오르내린다. 조명도 자동이다. 사람의 인기척이 없으면, 즉 직원이 다 퇴근하면 사무실 내 모든 조명이 자동으로 꺼진다.
산토스 플레이스의 소유주는 부동산재벌로 통하는 로스 닐슨이다. 이 건물을 포함해 그가 소유한 부동산들의 평가액은 2억9000만달러에 달한다. 건물 꼭대기인 36층에 있는 그의 사무실은 전망이 뛰어났다. 브리즈번 강과 사우스 브리즈번 일대가 한눈에 들어왔다. 그는 산토스 플레이스에 대해 세 가지 면에서 자부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첫째, 건물이 아름답고, 둘째 임차인들이 건물을 좋아하고, 셋째 브리즈번에서 이만큼 새로운 기술이 도입된 건물이 없다는 것이다.
브리즈번의 관광명소인 퀸 스트리트 몰(Queen Street Mall)은 서울의 명동처럼 차가 다니지 못한다. 길 가운데에는 음식점들이 늘어서 있고 양옆으로 쇼핑몰과 백화점, 각종 전문점, 영화관, 술집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호주인은 물론이고 여행객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하루 종일 인파가 넘쳐난다. 한국말도 심심찮게 들린다. 유학생이나 워킹 홀리데이(working holiday·나라 간 협정을 맺어 여행 중인 젊은이들에게 취업을 허용하는 제도) 프로그램을 이용해 호주에 머물고 있는 젊은이들이다.
브리즈번 강 앞 광장에 모여 춤추는 관광객들.
이 취재를 위해 애써주신 퀸즈랜드 주정부 김영미· 송상현 상무관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