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호

中 미사일 위협에 美 항모 못 오면 한국에 최악 시나리오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군의 한반도 개입 戰力

  • 이종훈|시사평론가·정치학 박사 rheehoon@naver.com

    입력2011-08-22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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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신동아’에 연재된 한반도 전쟁소설 ‘2014’는 북한에서 쿠데타가 발생하자 중국군이 북한으로 진격해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하는 상황을 그린다. 실제로 중국군은 한국의 최대 위협이자 한반도 문제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군의 한반도 개입 전력(戰力)이 어느 정도인지,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분석해봤다.
    中 미사일 위협에 美 항모 못 오면 한국에 최악 시나리오

    중국인민해방군 군인들이 전투훈련을 받고 있다.

    2011년 7월14일 한-중 국방장관회담차 중국을 방문한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천빙더(陳炳德)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미국에 대한 불만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다면 중미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고 난사(南沙) 4도 문제에 미국이 개입하면 더 많은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불평했다. 아울러 미국이 다른 나라의 이야기를 잘 듣지 않는다면서 “미국이 하는 것은 패권주의의 상징”이라고 했다.

    미국 패권주의보다 더 심각

    이 발언을 놓고 외교적 결례 논란이 일었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도대체 무엇이 중국을 이렇게 오만하게 만드는가’ 하는 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중국의 오만은 ‘군대’에서 나온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을 언짢게 하는 상황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난사 4도를 중심으로 한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미국은 이 지역을 떠날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최근 들어 중국과 분쟁을 빚고 있는 국가들과 합동 군사훈련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6월28일부터 7월11일까지 미국은 남중국해 인접 필리핀 남서쪽 팔라완섬 부근에서 최신예 미사일, 구축함까지 동원한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천빙더가 김 장관에게 비난을 쏟아낸 다음 날인 7월15일부터 일주일간 베트남과 남중국해에서 군사훈련을 했다. 중국이 뭐라고 하건 갈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에 불평하듯 미국도 중국을 상당히 우려한다. 그리고 이러한 우려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 모두의 공통된 인식이기도 하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에는 우려를 넘어 공포로 다가서는 모양새다. 중국의 패권주의는 이들 국가가 가장 걱정하는 안보현안이 되고 있다.



    7월23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의 핵심 의제는 남중국해 갈등 문제였다. 여기에서 중국은 당사자 간 해결을 강조했고 미국은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중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 결과 ‘남중국해 당사자 행동 선언’ 시행지침이 마련되었다. 외교적 봉합이지만 ‘나중에 다시 보자’는 말과 다르지 않다. 앞으로 남중국해에서는 치열한 군비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해양 통상로(특히 원유 수송로)로서의 중요도나 유전 개발 잠재력 같은 요인을 고려할 때 남중국해는 미국과 중국은 물론 동남아시아 모든 국가에 중요한 해역이다.

    한반도를 둘러싸고도 중국은 남북한이나 미국과 갈등을 야기할 것으로 가정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중국군의 존재는 북한 급변사태나 통일 등 한반도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서해의 골목대장

    중국군의 전체적인 전력은 최근 급상승 중이다. 사실 세계 여러 나라는 군비를 통제하자고 입을 모으지만 어떤 나라도 따르지 않는다. 경제발전 뒤 군사적으로도 성장하는 것이 정설이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며 중국의 군비 성장세는 경제발전 속도만큼이나 거침이 없다. 특히 중국군의 현대화 계획은 창대하기 이를 데 없다.

    그 가운데에서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우선 눈길을 끄는 분야는 해군력이다. 중국과 한반도는 서해를 끼고 마주하고 있다. 해군력의 꽃은 두말할 나위 없이 항공모함인데 중국은 명목상으로 곧 ‘항공모함 보유국’ 반열에 들어설 모양이다. 중국이 선보일 이 항공모함은 본래 소련이 건조하던 것이다. 중국이 미완성 상태로 사들여 13년여의 개조작업 끝에 2014년경 진수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구형인 이 항모에 대한 평가는 가혹하다. 미국 렉싱턴 연구소의 댄 구레 부소장은 “미국에 큰 위협이 되지 않는 크고 뚱뚱한 표적”이라고 말했다. 군사 전문가들 사이에선 “짝퉁 명품으로 어뢰 한 방이면 끝난다”는 혹평도 없지 않다.

    중국이 이 항모로 미국과 대적할 만한 맹주 반열에 오르기는 버겁다. 그러나 서해와 남중국해 사이를 오가면서 골목대장 노릇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그래도 전투기를 띄우는 항공모함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1949년 해군 창건 이후 30여 년 동안 육군 장성을 해군사령관에 임명할 정도로 해군을 홀대해왔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져 항모를 띄울 정도이니 이제 우리는 중국 해군의 실력을 다시 봐야 한다.

    중국은 이 항공모함을 남중국해 하이난(海南)의 남해함대에 배치할 예정이다. 한반도 주변까지 오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 그러나 남중국해의 파고가 더 높아질 것은 불 보듯 뻔하다. 중국은 2015년까지 최대 6만t급 089형 중형 항모 2척, 2020년까지 9만t급이 넘는 085형 핵추진 항모 2척을 추가 건조할 계획이다. 자동차도 제대로 못 만드는 중국이 핵추진 항모를 만든다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지만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국가도 없다.

    중국 잠수함의 진화도 만만치 않다. 지난 7월1일 공산당 창당 90주년 기념일을 앞두고 중국은 최신형 칭(淸)급 잠수함을 실전 배치했다. 2006년 10월 항공모함 키티호크 9㎞ 앞에서 떠올라 미국의 간담을 서늘케 했던 쑹(宋)급 잠수함 이후 위안(元)급을 거쳐 마침내 칭급에 도달한 것이다. 5년 사이 두 단계나 뛰어오른 셈이다.

    칭급 잠수함은 미국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길이 15m, 최대사거리 8000㎞의 탄도미사일 ‘쥐랑(巨浪) JL-2’ 6기를 탑재한다. 쥐랑-2는 2009년 실험발사 중 잠수함 위로 도로 떨어져 침몰사고를 일으킬 뻔했던 문제의 미사일이다. 2년여 만에 기술적 난점을 모두 극복했는지는 확실치 않다. 이외에도 사거리 1500㎞ 순항미사일 42기를 쏘아 올릴 수 있다. 칭급 잠수함이 북해함대, 남해함대, 동해함대에 각각 1척씩만 배치되더라도 미국의 항모전단을 견제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당장 한국, 미국, 일본의 관점에서 보자면 서해는 물론 동해에서조차 미국 항공모함이 참여하는 합동군사훈련을 하기에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이렇게 가정해볼 수도 있다. 북한 급변사태나 북한군의 한국 침공이 실제로 벌어지는 경우 한국으로선 미국 항모전단이 한반도 주변으로 신속하게 전개되는 것이 긴요하다. 문제는 이때 바닷속 중국 핵 잠수함의 미사일이 미국 항모전단의 한반도 진출을 방해하는 위협요인이 될 수 있고 이 점이 미국의 군사적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중국은 이미 진수한 샤(夏)급 잠수함 이외에 3척의 진(晉)급 핵 잠수함(SSBN)을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급 핵잠수함도 쥐랑-2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지는데 탑재 규모가 칭급의 2배 이상이어서 더 위협적인 요소가 될 전망이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이 2010년까지 최대 5척의 진급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이런 예측이 다소 빗나가긴 했지만 중국이 핵잠수함 강국으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중국이 핵잠수함 운용 경험이 별로 없고 유사시 전개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잠수함이 미국 해군의 감시망을 뚫고 서해, 남중국해 등으로 나아가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한반도 등 인접 지역에는 충분한 위협요인이 된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그동안 미국 항공모함이 서해 주변에 뜨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연평도 사건 직후인 2010년 11월 한미 해군이 서해에서 항모가 참여하는 합동군사훈련을 하려고 했을 때 중국은 거칠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의 모든 관영 언론은 미 항모의 서해 진입에 반대한다는 기사를 냈고 중국 정부는 ‘예의주시’ 정도로 표현하긴 했지만 사실상 엄포를 놓은 바 있다. 그 결과 미국 항모가 참여한 합동군사훈련은 동해에서만 이뤄졌다. 중국이 항모에 신형 핵잠수함까지 보유한다면 미국 항모의 서해 진출에 대한 중국의 견제력이 더 강화될 것이다.

    “한국 방공레이더망 무력화”

    中 미사일 위협에 美 항모 못 오면 한국에 최악 시나리오

    중국군은 230만 병력과 240여 개 핵무기 등으로 무장해 있다.

    중국군의 공군력도 초음속 발진 중이다. 김관진 장관 방중 당시 중국은 자체 개발한 신형 전투기 젠(殲) J-10을 공개했다.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던 젠-10은 작전반경 1250㎞에 최대 4시간 비행이 가능해 우리 공군이 보유한 F-16과 동급이라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다.

    나아가 중국은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부 장관 방중 땐 스텔스기인 젠(殲) J-20을 전격 공개해 세상을 놀라게 한 바 있다. 지난 6월 10번째 시험비행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젠-20은 미국 공군의 최신예 전투기인 F-22 랩터에 버금가는 성능을 가지고 있고 F-35 조인트 스트라이크 파이터에 비해서는 오히려 주요 성능이 뛰어나다는 것이 미국의 국방정책 연구기관 제임스타운 재단의 분석이다.

    젠-20은 공중 재급유 없이 최장 1852㎞까지 작전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한국, 일본, 필리핀 전체가 타격권역에 들어간다. 환태평양 지역에서 젠-20 요격 능력을 갖춘 전투기는 주일미군의 F-22A 랩터 정도라고 한다. 제임스타운 재단은 “중국이 젠-20을 본격 배치할 경우에 아시아 지역 미군기지는 물론 한국과 일본의 L밴드~Ku밴드 대역의 방공 레이더를 무력화할 것”이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이 전투기가 동아시아의 ‘게임 체인저(game-changer)’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력화 시기가 미정인 젠-20이 실전 배치되는 시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는다. 미국의 F-22조차 잔 고장에 과도한 유지관리 비용으로 비틀대는 양상이다. 젠-20이 상용화되지 못하거나 애물단지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국의 육군 전력과 관련해 가장 뜨거운 화제는 탄도미사일 둥펑(東風)-21D와 관련된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 둥펑-21C에 이어 둥펑-21D를 실전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둥펑-21 모델에는 핵탄두가 탑재된다. 둥펑-21D는 지대함 미사일로 둥펑-21에 일반탄두를 장착하고 레이더를 달아 오차 범위를 50m로 정도로 줄인 것으로서 ‘항공모함 킬러’로 알려졌다. 전장 10.7m, 무게 14.7t, 탄두 무게 600㎏인 둥펑-21D는 사정거리가 1995~2993㎞에 달해 대만해협은 물론 한반도 주변으로 미국 항공모함이 접근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전략적 가치를 가졌다는 분석이다.

    지난 7월19일 대만 국방부가 발표한 ‘중화민국 100년 국방보고서’에는 “미국 항공모함을 공격할 수 있는 둥펑-21D 미사일이 미군의 아태지역 군사개입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고 되어 있다. 중국이 2020년까지 대만에 대한 대규모 작전 능력과 더불어 외국 군대의 전쟁 개입을 저지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런 시각은 최근 중국과 외교적 마찰을 빚은 일본의 관측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본의 2011년 방위백서는 “중국군의 투명성 결여와 군사적 행동이 주변국 및 국제사회의 우려를 낳고 있다”고 대놓고 비판했다. 미국은 2010년 기준으로 중국이 85~95기의 둥펑-21 미사일과 75~85대의 발사대를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둥펑-21은 본래 핵탄두 운반용이므로 유사시 핵탄두 장착도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 위협적이라는 분석도 없지 않다(미국 국방부).

    “병아리 계획 아세요?”

    중국은 현재 240기 내외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관측되는데 이것을 실어 나를 6가지 유형의 미사일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전 배치 40년이 지난 구형 모델인 둥펑-3A를 비롯해 둥펑-4, 둥펑-5A, 둥펑-21, 둥펑-31, 둥펑-31A가 그것이다. 둥펑-41도 2009년 군사 퍼레이드 때 공개했다는 말이 흘러나오긴 했지만 아직 실전 배치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들 모델 가운데 가장 핵심적인 핵미사일 전력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둥펑-21이다. 일본 방위백서에 따르면 이미 둥펑-31과 둥펑-31A도 실전 배치했다고 한다. 향후 5년간 둥펑-31과 둥펑-31A를 추가 배치할 것이라는 소식도 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되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것으로 미뤄볼 때 둥펑-21이 당분간 주력 미사일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中 미사일 위협에 美 항모 못 오면 한국에 최악 시나리오

    중국군의 방어선인 제1, 2 도련선. 한반도를 에워싸고 있다.

    이들 모델과는 별도로 순항미사일 역시 예사롭지 않다. 사정거리가 1500㎞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 둥하이(東海) DH-10도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 미국 항공우주정보센터는 러시아의 AS-4 미사일과 유사한 수준이며 재래식 탄두와 핵탄두를 모두 탑재할 수 있는 무기체계로 보고 있다. 현재는 재래식 탄두 위주로 운용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 급변사태 시 중국군이 신속하게 북한으로 진군해 북한을 통제하는 반면 중국군의 둥펑 미사일 위협 및 미·중 간 모종의 거래로 인해 미 주력군의 항공모함이 한반도로 오지 않는다면 북한 급변사태는 한국에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미국 국방부는 중국의 둥하이-10 보유 물량이 최근 200~500기로 늘어난 것으로 추산한다. 지난해 한국이 사정거리 1500㎞의 ‘현무-3C’를 개발했을 때 중국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고 한국에 제조기술을 전수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한국에 대한 전략적 우위의 한 축이 무너지는 것이 못내 아쉬운 중국의 시각이 드러난다.

    일본 방위백서는 중국군의 투명성 결여와 관련해 예산 문제를 지적한다. 세부 항목을 전혀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국방부도 ‘2010 회계연도 중국 국방 보고서’에서 중국 국방예산의 불투명성을 지적하면서 실제 중국의 국방비 지출은 편성 예산의 2배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이 공개적으로 밝히는 올해 국방 예산은 지난해보다 12.7% 늘어난 6010억위안, 우리 돈 102조6000억원 정도다. 미국 국방비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우리나라 국방비의 3배가 넘는다. 중국 정부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다. 그러나 미국 측 추산에 따르면 중국의 실제 국방비는 우리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