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콘셉트가 이명박 대통령 정부가 추진해왔던 숨겨진 꼼수들, 국익을 위해 얽혀 있는 너무나 수상한 이해관계들을 속 시원하게 풀어주는 것이었는데 디테일한 취재가 보강되니 방송이 더욱 탄력을 받더라. 오세훈 전 시울시장이 주민투표 실시를 강력히 주장하는 꼼수가 뭔지, 또 서울시장선거를 다시 해야 하는 국면에서 짚고 넘어갈 것이 뭔지를 깊이 다뤘는데 우리가 지향한 바가 하나하나 성사됐다. 그래서 우리 방송이 영향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 같다.”
▼ 뜻한 대로 이뤄진다는 건 영향력이 막강한 것 아닌가.
“큰일날 말이다. 하하하.”
“시원하다” VS “위험하다”
정치평론가 고성국씨는 ‘나꼼수’ 열풍에 대해 “무엇보다 재미있고 시원하다. 기존 언론이 해주지 못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방송을 듣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제 역할을 못해서 안철수, 박원순 같은 정치권 밖 인물이 인기를 얻는 것과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방송 내용에 대한 청취자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BBK와 저축은행, 무상급식 등 우리 사회의 굵직한 이슈를 거침없이 비판해 대중의 가려운 속을 시원하게 긁어준다는 견해도 있지만 근거가 약한 사안을 일방적으로 폭로해 사실인 양 호도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씨는 “공영방송은 공공제라는 이유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지만 인터넷 방송은 그렇지 못하다. 인터넷 방송도 방향성이 있어야 한다.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흘리는 것은 문제다. 명예훼손으로 걸릴 만한 내용이 많다”고 지적했다. 최근 경찰이 ‘나꼼수’ 4인방을 소환조사하겠다고 밝힌 것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에 대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고발됐기 때문이다.
▼ 경찰 조사를 받았나.
“안 받았다. 아직 오라는 소리가 없다. 부른다고 해도 겁날 게 없다. 우리는 만반의 준비를 다 했다. 사실 난 이번 건에 관한 멘트를 한마디도 안 했는데도 조사 대상으로 거론됐다. 만일 날 안 부르는 불상사가 발생하면 넷이 같이 출두하려고 한다. 재벌 총수들처럼 다 같이 휠체어를 타고 퍼포먼스를 해야 하지 않겠나. ‘총수님 힘내세요’라는 플래카드도 들게 하고…(웃음).”
▼ 주변의 비난을 개의치 않나.
“당연하다. 우리도 까는 게 전문인데 우리를 까는 사람이 있다고 해서 발끈하면 얼마나 꼴이 우스운가. 우리가 까면 로맨스고, 남이 까면 불륜이라고 우길 정도로 뻔뻔하지 않다. 남이 우리를 깔 자유도 줘야 한다.”
▼ 원래 조국 교수(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를 대선 후보로 밀려고 했던 것 아닌가. 김 총수의 책 ‘닥치고 정치’를 보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다.
“2011년 초만 해도 조국 교수를 주목한 사람들이 있긴 있었지만 소수였다. 조국이라는 이른바 진보진영의 에이스가 등장하면서 이 사람이 될 것인가, 안 될 것인가,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실존적인 매력이 있는가, 이런 것을 짚어보고 싶었는데 지금은 조국 교수보다 ‘조국 현상을 말한다’가 더 잘나가는 것 같다.”(‘조국 현상을 말한다’는 2011년 6월 말에 출간된 그의 저서로 이미 3만부 이상 팔려나갔다.)
▼ 진보와 보수 중 어느 쪽이 대세라고 보는가.
“딱 잘라서 진보라기보다 진보와 중도가 같이 가고 있다. 진보에 대한 희구, 보수에 대한 염증의 발로가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본다. 지난 대선 때는 중도가 보수와 손을 잡았었다. 찜찜하지만 깨끗한 놈들이 무능하니까 더러우면 어떠랴, 유능하면 된다는 계산이었다. 그런데 유능하지도 않을뿐더러 도덕적 해이가 심각해 사리사욕을 추구하는 게 보이지 않는가. 문재인과 안철수, 박근혜는 각기 진보와 중도, 보수 성향이 뚜렷하지만 한 맥락이다. 사사롭지 않고 예측 가능하다는 점에서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사사롭지는 않았지만 예측 불가능한 것이 단점이었다. MB는 예측 불가능하고 사사로운 점 때문에 외면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