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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인권 투쟁가에서 백인국 자유시민으로

흑인 인권 투쟁가에서 백인국 자유시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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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섯 가지 가치 /

무하마드 알리는 특히 관용과 이해를 강조한다. 이제 기아와 빈곤을 구제하고 교육을 지원하는 일이 그의 목표가 됐다. 무엇보다도 그는 자기의 종교인 이슬람을 탐구한다. 독실한 이슬람 신자로서 그는 세계를 여행하며 빈곤한 어린이에게 손을 뻗치고 기아로 신음하는 사람들을 돕는 사업을 펴고 있다. 무하마드 알리는 인간을 사랑하고 이 세계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바꾸어 나가기 위해 헌신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알리 센터는 알리가 1년에 200일 이상을 여행하며 그간 줄잡아 2200만 명분의 음식을 지원했다고 말한다. 어떤 미국 인명록은 알리를 ‘박애가’ 또는 ‘자선가’로 분류한다. ‘무하마드 알리 센터’는 알리의 인도주의적 가치를 신뢰·정신·존경·믿음·헌신·나눔의 여섯 가지로 내걸고 이를 ‘알리 어록’으로 설명하고 있다.

신뢰 : “나는 누구에게도 나를 믿지 못한 채 얘기하게 한 적이 없다.”

정신 : “강·연못·호수·시냇물은 모두 다른 이름을 가졌다. 그러나 모두 같은 물을 담고 있다. 물은 곧 정신이다. 종교들이 모두 정신을 담고 있는 것과 같다.”



존경 : “나는 새 사람을 만날 때 인종이나 종교를 보지 않는다. 나는 그의 내면을 본다. 우리는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소하고 서로 존경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신념 : “나는 언제나 나의 믿음에 따라 정정당당하게 행한다.”

헌신 : “챔피언은 체육관에서 만들어지지 않는다. 챔피언은 그들 내면 깊숙이 들어있는 욕망·꿈·통찰로 헌신함으로써 만들어진다.”

나눔 : “남에게 봉사하는 일은 지구에 살면서 주택 임대료를 내는 것이다.”

/ 미국 대통령 오바마의 헌사 /

라마단은 이슬람 최대 휴일이다. 이슬람교도는 천사 가브리엘이 무하마드에게 코란을 가르친 신성한 달로 여겨 라마단 기간에 단식하고 기도한다. 2009년 9월 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라마단을 축하해서 백악관에 내외 인사를 초청해 연회를 베풀고 이슬람교도에게 특별 메시지를 보냈다. 백악관의 라마단 행사는 아랍과 전쟁을 벌인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이슬람 세계를 의식해서 시작한 것이다. 알리도 오바마 대통령의 백악관 축하연에 초청을 받았으나 다른 사정으로 불참했다. 오바마는 연설하면서 알리를 거명했다.

……물론, 아메리카를 고무한 체육인들을 거명하자면 ‘가장 위대한 자’로 불리는 인물이 명단에 포함될 것입니다. 오늘 밤 무하마드 알리는 우리와 동석하지 못했습니다만, 이 자리에서 그의 뚜렷한 기여를 언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링 위의 투사로 상대가 없었으며 자기가 믿는 바에 따라 부단히 투쟁하면서 높은 위엄과 기품을 가진 인물이 되었습니다. 신조를 가진 사람들이 공통으로 지니는 자세입니다.

몇 년 전에 알리는 다음과 같은 말을 해서 그가 가장 위대한 사람임을 알려주었습니다. “강·연못·호수·시냇물은 모두 다른 이름을 가졌다. 그러나 모두 물을 담고 있다. 종교들이 모두 진실을 담고 있는 것과 똑같다.”

종교는 모두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그런 진실 가운데는 평화와 인간의 존엄을 추구하는 일도 포함됩니다.…

3. 아일랜드 조부의 피

알리의 혈통에 아일랜드 백인의 피가 섞여 있다는 사실이 공공연히 알려진 것은 2002년이다. 그해 2월 9일 영국 BBC방송(영국방송협회)은 ‘알리는 아일랜드 조상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헤비급 권투챔피언 무하마드 알리는 아일랜드 뿌리를 가졌다고 가계연구자들이 밝혔습니다. 알리는 1860년대에 미국으로 이민한 아일랜드인의 후손입니다. 가계학자들은 에이브 그래디라는 사람이 켄터키에 정착한 후 아프리칸-아메리칸(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인과 결혼했다는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궁극적으로 알리는 이 결합의 후손입니다…….

알리에게 백인의 피가 섞여 있다니, 그토록 온몸으로 흑인성을 위해 진력한 그에게 운명이 얄궂은 장난을 하는 것만 같다. 당초 아일랜드 텔레비전 방송국은 이런 사실을 전문기관에 조사를 의뢰해서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기록을 뒤져본 아일랜드 클레어 주의 상속센터 소속 가계학자 안트와넷 오브라이언은 알리의 고조부가 되는 존 그래디가 1855년에 에니스 마을에서 정원이 딸린 집을 당시 가격 15실링에 임차한 기록도 나왔다고 밝혔다.

존 그래디의 아들 에이브 그래디가 태어난 것은 1860년께로 여겨진다. 에이브 그래디는 미국 켄터키로 이민한 후 노예에서 해방된 여인과 결혼했으며 그들의 아들도 흑인과 결혼했다. 이어서 손녀인 오데사 그래디 클레이는 캐시어스 클레이 시니어와 결혼해서 1942년에 알리를 낳았다.

가계학자 안트와넷 오브라이언은 “에이브 그래디는 알리의 증조부임에 틀림없으나 알리가 이것을 알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BBC방송은 미국 뉴저지에 있는 알리의 홍보담당자 질 시겔에게 문의한바, 알리는 이미 자기 선조가 아일랜드 사람임을 알고 있다는 말을 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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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찬│전 한국일보 논설위원·언론인권센터 명예이사장 ann-bc@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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