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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목표는 국제사이클연맹 회장”

亞사이클연맹 회장 최초 3選 조희욱 MG테크 회장

“다음 목표는 국제사이클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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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상 최초로 아시아사이클연맹 회장 3선 연임 성공, 아시아인 최초로 국제사이클연맹 수석부회장 당선…. 조희욱 MG테크 회장의 이력이다.
  • 그로부터 한국 사이클의 미래와 드라마 같은 인생 역정을 들었다.
“다음 목표는 국제사이클연맹 회장”
아마추어 스포츠의 꽃은 올림픽이다. 올림픽 시상대에 올라 메달을 받는 것도 어려운 일이지만, 메달을 주는 것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국가원수 등 메달 수여 자격을 엄격하게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은 모두 28개의 메달을 받았지만, 메달을 준 한국인은 단 1명뿐이었다. 아시아사이클연맹 회장이자 국제사이클연맹 수석부회장인 조희욱(67) MG테크 회장이 그 주인공. 한국의 유일한 IOC 위원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수영 부문 시상자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박태환 오심(誤審) 여파로 불발됐다.

조희욱 회장은 아시아사이클계의 대부로 통한다. 1996년부터 10년 동안 대한사이클연맹을 이끈 그는 2005년 아시아사이클연맹 회장에 당선된 이후 2009년과 지난 3월 연이어 회장으로 선출됐다. 3회 연임은 아시아사이클연맹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인이 아시아경기단체 회장을 3차례 연임하는 것도 그가 처음이다. 또한 조 회장은 2009년 국제사이클연맹(UCI) 총회에서 아시아인으로선 최초로 수석부회장에 선출됐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 사이클 무대의 중심에 우뚝 선 것이다.

인터뷰를 위해 서울 성수동 MG테크 회장실에 들어서는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다. 수십 점의 그림과 사진이 전시돼 있어 마치 갤러리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게다가 고풍스럽게 세팅된 야외 테라스, 물고기가 노는 작은 연못, 새들이 지저귀는 새장…. 그저 앉아만 있어도 절로 ‘힐링’이 되는 기분이었다.

조 회장은 60대 후반이라곤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활력이 넘쳐보였다. 허벅지 근육이 젊은이 못지않게 단단했다. “사이클을 많이 타는 모양”이라고 하자 “사이클은 잘 못 타고 헬스자전거는 잘 탄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우리 세대가 대부분 그랬지만, 저도 어린 시절 무척 가난해서 자전거를 살 엄두를 못 냈어요. 하루는 자전거를 타던 동네 부잣집 아이를 온종일 뒤에서 밀어준 뒤 빌려 타려는데 그 아이가 싫다며 울음을 터트리는 바람에 깜짝 놀라 도망간 기억이 있어요. 그 후로도 자전거를 배울 여유가 없었죠. 그래서 지금도 사이클 이론은 많이 아는데, 타는 건 익숙하지 않아요.”



평창과 바꾼 ‘꿈’

▼ 사이클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나요.

“아는 분으로부터 대한사이클연맹을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어요. 처음엔 사양했는데 ‘국가를 위해 일해달라’는 말에 더는 거절할 수 없더라고요. 당시 사이클연맹은 몹시 부실한 상태였어요. 회장에 취임해 10년 동안 1년에 5억 원씩 지원하면서 나름대로 사이클 발전을 위해 노력했다고 자부합니다.”

▼ 당시 한국 사이클 수준은 어느 정도였나요.

“도로경기는 경쟁력이 거의 없었고, 그나마 트랙경기가 좀 나았어요. 트랙경기에 집중 투자해 아시아 정상에 올라설 수 있었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땐 사상 처음으로 4위를 했어요. 조호성 선수가 3위로 달리다 마지막에 추월당해 4위로 밀렸는데,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너무 아쉬워요. 임기 중에 ‘투르 드 코리아’ 대회를 창설한 것도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엔 국내 대회로 시작했지만, 제가 국회의원이 되면서 정부 지원을 대폭 늘려 국제대회로 성장시켰죠. 국회의원이 좋긴 좋더군요. 말 한마디만 하면 정부 부처에서 지원을 해주니까요(웃음).”

▼ 아시아사이클연맹 회장을 3번이나 연임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면.

“아시아는 몇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사이클 종목에 투자할 경제적 여력이 없어요. 이런 나라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죠. 연회비부터 없앴어요. 경기용 자전거 한 대 살 여력이 없는 나라로부터 회비를 받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대신 한국, 일본, 중국, 대만처럼 웬만큼 사는 나라들에 회비를 더 내도록 했죠. 그리고 국제사이클연맹으로부터 지원금을 많이 받아내 낙후된 나라에 사이클을 제공하고 지도자도 파견하는 등 사이클 저변을 넓히는 데 주력했어요. 이런 활동이 지지를 이끌어낸 배경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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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열 기자│ honeypa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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