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창업주의 2~3세가 30대에 그룹 업무를 총괄조정하는 자리에 오른 적은 더러 있었다. 그러나 윤 실장은 창업주나 최고경영자와 아무 관련이 없는 컨설턴트 출신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과 이름이 비슷해 종종 ‘혹시 일가(一家)가 아니냐’는 오해를 사기도 하지만 그는 지난 2000년 보스턴컨설팅 그룹에 몸담았을 당시 웅진그룹에 대한 경영진단을 맡았다가 5년 후 기획조정실장이라는 중책에까지 이르게 됐다. 말하자면 축구 해설가가 아예 감독으로 변신한 셈이다.
40대 중반의 계열사 사장들을 ‘거느리고’ 앉아 그룹 전체의 경영전략을 짜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래서 윤 실장은 가능하면 몸을 낮추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이 자리가 무척 정치적인 자리더라”며 부담스럽다는 내색도 숨기지 않는다. 그러나 윤석금 회장이 그를 발탁한 요인으로 ‘강한 추진력’을 꼽았을 만큼 그의 장기는 ‘패기’와 ‘열정’이다.
34세에 그룹의 ‘키잡이’ 역할을 맡은 윤 실장은 “매사를 부드럽게 풀어가겠지만 그렇다고 할 일을 안 할 수는 없다”며 의욕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