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원은 SERI가 4월 발표한 ‘경제행복도지수’ 연구에 참여했다. 경제행복도지수란 가계가 느끼는 경제적 행복감을 객관적 경제지표들을 이용해 측정한 지수다. 국내총생산(GDP) 같은 양적 지표가 경제구성원들의 행복을 나타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세계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시점에 나와 반갑다. SERI는 소비, 소득, 분배, 안정 등 4대 부문을 고려해 경제행복도지수를 만들었다.
“이번 연구에서 1996년부터 2009년까지의 경제행복도지수 추이를 살펴봤습니다. 외환위기 때 뚝 떨어진 행복도가 많이 회복됐지만, 분배와 안정은 그다지 개선되지 않아 행복도가 외환위기 이전 수준으로는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소득불균형, 고용 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으면 행복도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는 거지요.”
이 연구원은 지난해 공저로 ‘제3의 자본’이란 책을 펴냈다. 제3의 자본이란 사회적 자본, 즉 신뢰·규범·네트워크 등 사회적 관계에서 발생하는 일체의 무형자산을 가리킨다.
“우리 사회의 신뢰도가 낮은 이유는 첫째 법질서가 잘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고, 둘째 사회적 네트워크가 혈연 지연 등 지엽적으로 형성돼 아는 사람끼리만 신뢰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입니다. 신뢰도에서는 특히 사법부에 대한 신뢰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러나 최근의 검찰 스폰서 사건처럼, 신뢰도에 도움 안 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2002년 미국 캘리포니아 클레아몬트대에서 공공경제학으로 박사학위를 딴 뒤 SERI에 입사한 그는 2007년 ‘행복한 한국인의 7가지 조건’을 발표해 많은 사회적 관심을 모았다(젊어야, 남보다 잘산다고 느껴야, 많이 배워야 한국인은 행복하다고 느낀다).
“경영학의 대가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 개선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행복과 신뢰 측정을 통해 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개선할 수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