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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사단? 검사 20년 했는데 없다면…”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심경 토로

  • 허만섭 기자 | mshue@donga.com, 최재필 뉴스웍스 기자 | jpchoi@newsworks.co.kr

“우병우 사단? 검사 20년 했는데 없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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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내가 데리고 있던 사람들이 소문냈다
  • ● 검찰총장이 지 권력인가, 대통령이 ‘잠시 앉아 있어’ 이런 거지
  • ● 검사장 승진 안 돼 억울…검찰이 일만 시켜먹어
  • ● 도망치는 놈, 자살하는 놈…이러면 수사 안 돼
  • ● 언론에 너무 시달려…확, 이런 게 올라와
  • ● 경북고 안 나온 TK 출신이라 불이익
  • ● 난 세상에 도(道) 통한 사람…내 인생 이야기 안 해
7월 18일은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으로선 잊지 못할 하루일 것이다. 이날 아침 ‘조선일보’ 보도를 기점으로, 그는 ‘비리 의혹의 바다’에 던져졌다. 수십여 매체가 대략 8개 카테고리에 걸쳐 ‘우병우 의혹’을 제기했다. △처가와 넥슨 간 특혜성 강남 부동산 매매 △본인의 진경준 검사장 인사 부실 검증 △본인의 변호사 수임 △본인의 공직자 재산 허위신고 △본인의 고도근시 병역 특혜 △아들 병역 특혜 △처가의 부동산 차명 보유 및 탈세 △처제의 조세도피처 국적 취득이 그것이다. 사퇴하라는 논평도 빗발쳤다. 또한 그는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의 첫 조사 대상이 됐고 시민단체에 의해 검찰에 고발됐다.

우 수석은 제기된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일부 언론 보도엔 법적으로 대응했다. 사퇴 요구도 일축했다. 이후 그는 다시 ‘침묵 모드’로 돌아섰다. 박 대통령은 7월 21일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에서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켜 가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말이 우 수석을 염두에 둔 말인지 여부는 ‘역사의 미스터리’로 남을 것 같다.



기사 쓴 기자들과 점심

우 수석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공직자이자 화제의 중심에 선 인물이지만, 여전히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는 강남 땅 매매와 관련해 몇 마디 한 것 말고는 언론 앞에서 입을 연 적이 거의 없다.

‘신동아’는 우 수석이 민정수석 취임 3개월 후인 지난해 4월  사석에서 1시간여에 걸쳐 허심탄회하게 발언한 내용을 취재했다. 이는 거의 유일하게 공개되는 우 수석의 육성인 데다 자신의 신상 문제와 정국 현안에 관한 시각을 담고 있어 흥미롭다.   



지난해 3월 한 언론매체에 우 수석 관련 기사가 실렸다. 우 수석은 이 기사가 마음에 들었는지, 이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식사에 초대했다. 4월 6일 청와대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가진 점심 자리엔 이 기자와 친분이 있는 두 명의 기자가 동석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기자 중 한 사람이 최재필 뉴스웍스 기자다(당시 최 기자는 다른 매체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우 수석은 이 자리에서 “언론에 너무 시달렸다”면서 언론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냈다. 그는 아마 언론을 싫어하고 불신하기 때문에 언론 노출을 극구 피하고 언론의 파상적 의혹 제기에도 침묵하는지 모른다. 다음은 그날 우 수석과 기자들이 나눈 대화 내용이다.

▼ 이번에 보도된 우 수석 관련 기사의 타이밍이 좋은 것 같아요.

“아, 네. 그러나 기본적으로 저는 언론에 노출되면 싫죠. 제 이야기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게 싫어요. 언론에 너무 시달렸어요. 검찰에선 수사기획관이 공보 기능을 맡습니다. 수사에 관한 언론 브리핑은 기획관이 하니까요. 기자들이 밤낮으로 전화해서….”

우 수석은 2010년 8월부터 1년 동안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수사기획관을 지냈다.

▼ 수사 기밀이 일부 언론에 나가기도 하죠.

“그런 보도를 한 신문이 새벽에 배달되죠. 그러면 새벽 5시에도 전화가 와요. 다른 언론사의 그날 당직하는 기자가 밑도 끝도 없이 ‘이걸 방송해야 하나요, 말아야 하나요’ 하고 물어요. 저는 어느 신문에 뭐가 나왔는지 보지도 못했는데요. ‘이 신문에 이런 거 나왔는데 맞아요?’ 이런 전화 받으면 확, 이런 게 올라옵니다.”

▼ 맞다, 안 맞다 확인해주나요.

“안 해주죠. 무슨 내용인지 모르니깐. ‘확인해서 연락 주겠다’고만 말하죠. 여기자가 새벽에 잠자고 있는 남자한테 전화해서 ‘어디 몇 면에 난 기사 맞아요?’ 이렇게 물어보면 황당하죠. 그 당직기자는 검찰 출입기자도 아니고.”

▼ 아침 6시 뉴스에 내보내야 하니까, 당직기자니까, 확인해야겠죠.

“그건 지 사정이고.”

▼ 수사기획관 시절 ‘프레스 프렌들리하다’는 이야기는 못 들었겠어요.

“까칠하지만 신뢰는 얻었어요. 절대 거짓말은 안 하니까요. 이 신문사에 이렇게 이야기하고, 저 신문사에 저렇게 이야기하고 이런 것은 안 해요. 대신 간사(역할을 하는 기자)한테 문자를 보냅니다. 그럼 간사가 뿌리니까 편하잖아.”

▼ 간혹 어떤 기자가 단독 보도하는 경우엔 어떻게 합니까.

“맞다, 아니다, 확인해줄 수 없다, 세 가지 답이죠. ‘확인해줄 수 없다’가 문제죠. 고민하다 하나 더 만들었지. ‘확인해주는 사항이 아니다.’ 아침 10시에 압수수색 나가려고 하는데 조간신문에서 압수수색 예정이라고 보도하면 (압수수색 대상자에게) ‘다 치워놓으라’는 얘기지. ‘서로 묻고 답하지 말자’는 의미죠. 그랬더니 어떤 데는 ‘확인 안 해준다’면서 오보를 쓰더라고요. 1980년대 이후 출생한 젊은 기자들이 지들끼리 그걸 만들더라고요, ‘까사모’라고. ‘까칠한 사람을 사랑하는 모임.’”  


“까사모에서 연락 와”

▼ 우 수석을 사랑하는?

“제가 검찰을 떠나고 나서도 가끔 연락 와요. 까사모 모임 한다고.”

우 수석은 “(저에 대해) 좋은 기사를 거의 안 쓴다. 한겨레, 경향 이런 데는 나쁘게 쓴다. 아~. 이런저런 기삿거리 줘도 만날 나쁘게만 쓸 텐데…. 그래서 아예 노출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 기사엔 팩트와 의견이 막 섞여 있다”고 푸념했다. 정윤회 문건 사건에 대해 질문했으나 우 수석은 언론에 맺힌 게 많은 듯 언론을 더 성토했다.

▼ 정윤회 문건 사건이 터졌을 때 박 대통령이 그걸 ‘찌라시’라고….

“기자가 너무 많아요. 7진, 8진까지 있으니. 기자 제일 많은 데가 여의도(국회), 두 번째가 서초동(검찰·법원) 아닙니까. 이들은 뭐라도 써요. 정작 조사하는 사람이 읽어보면 맞는 게 거의 없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 것에 대해 신문이 쓰면 ‘오보’라고 하는데, 남의 것에 대해 써놓으면 ‘맞다’고 하잖아요.”

우 수석은 2009년 대검 중앙수사1과장 시절 상관인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과 함께 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했다. 우 수석이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심문했고 얼마 뒤 노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 자택 근처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인규 부장은 이 일로 검찰을 떠났다. 우 수석에게 이와 관련된 질문을 던졌다.



출마 의사 묻자 확답 피해

▼ 듣기로는 최근 검찰에서 나온 유명한 분들로는 이인규, 홍만표, 우병우 세 분이 있는데 홍 전 검사장과 우 수석께선 잘나가고…. 홍 전 검사장은 100억대 이상으로 왕창 벌었다고 하더라고요. 이인규 전 중수부장이 ‘나는 뭐냐’ 이렇게 느꼈다는 말도 있고요.

“후배랑 비교하는 것은 아닌 것 같고. (이 전 중수부장이) 검찰 동기 중 선두였는데 그 사건 때문에 나가게 됐죠. 이에 대해 본인은 되게 억울해하죠. ‘내가 잘못한 게 뭐냐.’ 아쉬움, 이런 건 있겠죠. 이해는 하는데 신문에 인터뷰 이러면…. 허 참.”

이인규 전 중수부장은 지난해 2월 25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때 권양숙 여사가 명품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고 진술했다’는 이른바 논두렁 시계 문제에 대해 “국정원이 만들어 언론에 흘렸다”고 폭로했다. 우 수석은 이 전 중수부장의 이 같은 언론 인터뷰를 못마땅하게 본 것이다.  

▼ 이 전 중수부장이 왜 그런 말을 했을까요.

“그 양반, 밥 먹고 하는 말이 똑같은 말인데, 그때 경향신문 법조팀장이 새로 왔다고 해요. 그 팀장으로선 처음 듣는 이야기니까 좋은 기삿거리로 보이지.”

▼ 우 수석께선 여러 사건을 접해봤기 때문에 세상을 보는 눈이 일반인과는 다를 것 같기도 한데 실제로 그런가요.

“저는 세상에 도(道) 통한 사람이라고 할까요. 잘되는 사건은 자료나 수사나 다 딱딱 맞아요. 안되는 사건은 안됩니다. 팔자죠. 감방 갈 사람은 가는 겁니다. 저는 뭐, 마지막에 밀어 넣어주는 거지. 도망가는 놈, 자살하는 놈…이렇게 되면 수사 하다가 안 되는 거죠. 팔자죠.”

우 수석은 2013년 4월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하자 검찰에서 나왔다. 1년여 변호사로 생활하다 2014년 5월 청와대 민정비서관에 발탁됐다. 정윤회 사건을 수습한 지난해 1월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승진했다. 그는 청와대에 들어올 땐 수석을 할 생각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선거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될 의향을 묻는 질문에 “여기 앉아서 내년(2016년 총선)에 뭐 한다, 내후년(2017년 재·보궐선거)에 뭐 한다 말하기가…”라면서 확답을 피했다. 정치권 진출도 염두에 둔 것처럼 보였다.   



“승진은 다른 놈 다 시켜주고”

그는 2013년 자신이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한 것을 억울해했다. 검찰을 원망하는 것 같았다. 반면, 청와대가 그런 자신을 민정비서관으로 발탁해준 점을 다행으로 여겼다.

“2013년 4월 검찰에 사표를 냈어요. 저도 이인규 선배만큼 억울했죠. 아니, 더 억울했지. 그래도 이 선배는 중수부장까지 했지만 저는 검사장도 못했으니. (검찰이) 일만 있으면 저를 불러서 부려먹고는 승진은 다른 놈 다 시켜주고. 검찰총장처럼 한 자리뿐이면 이해하지만, 한 기수에 10명을 시켜주면서 저만 안 시켜주고. 1차에 안 시켜준 것만 해도 열 받는데 2차까지 안 시켜주니까, ‘뭐 이런 경우가 다 있나’ 했어요. 일만 시켜먹고 승진 때는 빼고. 그게 더 억울하지. 검사장도 안 된 저를 청와대에서 쓰겠다고 한 것은 (검찰의 시각에선) 상식적으로 안 맞는 거죠. 이렇게 비서관, 수석비서관이 될 줄 알았으면 그때 그렇게 안 억울해했겠죠.”  

▼ 검찰에서 나와 1년여간 변호사로 활동하면서 사건을 수임했습니까.

“했죠. 사건 수임이라는 게 특수(특수부 검사), 걔네들은 10년 동안…. 후배들이 저를 볼 때 ‘저 선배가 검사장도 안 되고 나갔어. 이거 너무한 것 아니냐’ 이런 이야기를 했어요.”

일각에선 ‘검찰 출신인 우병우 민정수석이 검찰을 거의 장악하고 있다’ ‘검찰 내부에 소위 우병우 사단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관련된 내용을 우 수석에게 물어봤다. 우 수석은 “검찰총장 권력이 검찰총장 지 거냐. 대통령이 ‘거기 잠시 앉아 있어라’ 이런 거지”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예사롭게 들리지 않았다.

또한 그는 검찰 내 ‘우병우 사단’의 존재를 어느 정도 인정하는 것처럼 말하기도 했다. 우 수석은 자신을 검사장 승진에서 탈락시킨 검찰에 비판적이었고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견제하는 태도를 가진 듯했다.

▼ SBS TV ‘펀치’라는 드라마가 검찰 세계를 그렸는데요. 권력의 생리, 검찰총장과의 파워게임, 이런 걸 실감 나게 보여줬어요
.

“그 드라마 이야기는 들었는데 보진 못했어요. (목소리를 약간 높이면서) 검찰총장도 2년짜리 권력이라고. 그게 지 자리고 지 거냐? 국민이나 대통령이 ‘거기 잠시 앉아 있어라’ 이런 거지, 지 권력이냐고요.”

▼ 우 수석 같은 분이 검찰총장에 대해 약간 냉소적인….


“아니 냉소가 아니고. (부드러운 말투로) 검찰이 그렇다는 게 아니고 한류 드라마가 대단하다는 거죠. (웃음) 드라마 보면 검사가 총 들고 다니죠. 전 한 번도 총 들고 다닌 적 없어요. 한 번 쏴보긴 했어요. 원주지청장으로 있을 때 영월에 사격장 만들었다고 와서 쏴보라고 해서. 그런데 총장 임기가 2년인데, 총장 권한은 얼마나 갈 것 같나요?”

▼ 1년?


“그렇죠. 총장이 검사 인사를 두 번 하는데, 실제 권한은 첫 번째 인사죠. 권한은 1년이야. 1년 지난 시점에선 인사를 못 하는 거지. 그럼 1년 하는 건데, 모든 구성원이 다 알아요.”


“지시 안 해요”

▼ 요즘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검찰을 쥐고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는데요. 중앙지검장에게 일원화돼 있고 입김이 잘 통할 수밖에 없다, 그게 현실이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검찰이 우 수석 말을 잘 듣습니까.

“(검찰에) 지시 안 해요.”

▼ 검찰 내부에 ‘우병우 키즈’가 많다고 하던데요?


“다들 잘 아시잖아요.”

▼ 소위 ‘우병우 사단’이 있다고….


“제가 데리고 있던 사람들이 소문낸 거지. 근데 (검찰에) 20년 넘게 근무했는데 없으면 그게…. 허, 참. 제가 후배들하고 밥도 안 먹고 그러진 않으니깐. 그렇게 하면 혼자서 붕 떠 있는 건데.”

이어 우 수석은 자신만의 ‘검사 관리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저는 일을 독하게 시켜요. 정말 혹독하게. 일을 확실하게 배울 수 있게. 그리고 추천을 정확히 해요. 인사 때마다 ‘얘는 이런 장점이 있다, 이런 점은 이렇다’라고 정확히 평가했습니다. 아무리 친해도 장점이 없으면 주요 보직에 추천 안 했어요. 다 잘 써주는 추천서는 필요 없어요. 추천서는 정확해야 해요.

이렇게 일을 독하게 시키고 가르쳐 보니…. 형님, 동생 하자 그런 게 아니고. 그래서 모임을 열게 되고…. 모임에 계속 가보면 그때가 좋았다, 그런 이야기도 하고. 부장검사가 되면 사람을 키울 책임도 있어요. 위에는 나가는데 그다음 단계, 그다음 단계 키워야죠. 내가 내 사람 챙기고 그런 스타일이었으면 내가 내 인사부터 챙기겠지. 저는 누구에게 한 번도 제 인생을 이야기해본 적이 없어요.”

우 수석에 대해 몇몇 사람은 “TK(대구·경북) 출신, 서울대 법대 출신, 사법시험 패스, 재벌가와의 혼인이라는 우리 사회 0.1% 스펙을 갖췄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우 수석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강원도 출신이라 해라”

▼ 경북 영주고를 졸업했죠?

“TK 출신이라고 하는데 이런 말도 웃겨요. 옛날에는 경북고만 TK였어요. 제가 노태우 정부 때 검사에 임용됐는데 그때가 경북고 전성기야. 검찰 내 경북고 동문회는 서울 시내 호텔 한복판에서 했고, 경기고 동문회는 눈에 안 띄게 했고. 숫자는 경기고가 많았지만.

제가 모신 첫 부장검사가 천모 부장검사라고 후에 변협회장도 하셨는데 제게 묻더라고요, ‘너 고등학교 어디 나왔냐?’라고. ‘영주고’라니까 가만히 생각하시다가 ‘너 이제 강원도 출신이라고 해라’라고 하셨죠. 영주고 출신은 검찰에서 TK 출신이 잘나갈 땐 TK 출신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정권이 바뀌든지 해서) TK 출신이 밀려날 땐 TK 출신으로 인정받는다는 거죠. 강원도는 이도저도 아니니 더 낫다는 거죠. 그분이 정말 진심으로 조언하셨어요.”

민정수석은 장관을 포함해 주요 공직자 인사 검증을 총괄한다. 그의 판단에 따라 수많은 공직자와 공공기관 경영진의 운명이 엇갈리는 셈이다. 우 수석은 최근 진경준 검사장 인사 검증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 인사 검증을 하면서 어떤 느낌을 갖습니까.


“매일매일 제게 인사안이라고 들고 오는데, 그걸 보면서, 저같이 아예 탈락하는 사람은 인사카드도 없지만, 그냥 하는 거예요. 아무런 약점이 없고 잘못한 게 없으면 좋죠. 그러나 자리는 하나인데 후보가 여럿인 경우가 많아요. 보통 4명 중에 1명 뽑는 거죠. 떨어진 사람에 대해 ‘실패한 인간’이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그냥 여러 명 중에 안 뽑았을 뿐입니다.

인사에 너무 많은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어요. 탈락한 사람은 한 자리에 안 뽑히는 것뿐이죠. 저도 검사장 안 됐다고 검사 생활 23년이 실패한 인생이 아닌 것처럼. 열심히 한다고 대통령 됩니까. 제일 똑똑하다고 총장 됩니까. 그런 게 아니죠. 인생이 뭐 그런 거죠.”

▼ 박근혜 정부는 이명박 정부 사람들을 겨냥해 사정 드라이브를 건다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하나하나 따져보세요. 자원외교 수사는 검찰에 고발이 들어온 것이고요. 방산비리 수사는 원래 특수부에서 하던 것이고요. 이 정부는 얼마 되지 않았잖아요. 수사는 과거의 것으로 하지, 미래를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거든요.”



“대통령에게 절차 지켜 보고”

‘신동아’는 우 수석을 만난 검사, 판사 등 그의 지인들도 취재했다. 이들은 우 수석이 자신의 신상에 관해 말한 내용을 전해줬다. 우 수석의 한 지인에 따르면 우 수석은 그에게 “내가 대통령에게 다이렉트로 보고한다고 하는데, 나도 그 안에서 다 절차를 지켜가면서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최윤수 국가정보원 2차장 등 ‘우병우 사단’으로 거론되는 검찰 인사들에 대해 우 수석은 “내가 그 빽이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우 수석은 검사 신분으로 처가와 넥슨 간의 부동산 매매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그는 ‘돈을 보고 결혼했느냐’는 이야기에 대해 “아내가 그렇게 못나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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