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호

박근혜 이미지 탐색①

양갓집 규수에서 출신 좋은 에비타로(지지층)‘토지’의 서희에서 여왕으로(반대층)

  • 황상민│연세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swhang@yonsei.ac.kr│

    입력2009-09-11 14: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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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2005년부터 2009년 현재까지 정치인 박근혜 의원이 대중에게 지각되는 이미지의 속성이 무엇인지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연세대 황상민 교수와 위즈덤센터(Wisdom Center)는 일련의 연구를 통해 박근혜 의원을 바라보는 대중의 심리가 무엇인지를 탐색했다. 분석결과 박 의원은 소설 ‘토지’의 서희, 출신 좋은 에비타 및 여왕의 이미지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이미지 탐색①
    어떤 정치인보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박근혜 의원에 대해 대중은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는가? 대중이 보는 박근혜의 이미지는 어떻게 변화했는가? 만일 대중이 바라보는 정치인 박근혜의 이미지가 변화했다면 그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GH(편의상 박근혜 의원을 GH라는 이니셜로 주로 표기한다) 이 연구는 2005년 7월 첫 이미지 조사를 시작으로 2007년 3월(2007년 8월 한나라당 경선 직전), 2009년 6월(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직후)까지 모두 세 차례 진행되었다. 조사방법은 필자가 개발한 ‘정치인 이미지’ 평가도구를 활용해, 일반 국민의 마음속에 GH 이미지가 어떤 모습으로 자리 잡고 있는지를 심층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3부작으로 이루어진 이 글은 각기 다른 내용을 다룬다. 1부는 2005년과 2007년 각 시점에서 대중이 가지고 있던 GH의 이미지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는지를 확인한다. 1998년 처음 국회의원으로 등장한 후, 한나라당 대표로 본격적인 정치인의 위치를 점하는 시점에서 형성된 GH의 이미지, 그리고 2007년 한나라당의 유력한 대통령후보 중 한 명으로 등장하는 시점에서 대중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GH의 이미지는 무엇인가 하는 문제에 대한 탐색이다.

    2부에서는 2005년과 2007년 사이에 일어난 GH 이미지의 변화 양상이 무엇을 의미하며, 이것이 어떤 정치현상과 관련되어 있는지를 분석하고 설명할 것이다. 특히 왜 그토록 높은 대중적 인기와 지지를 받고 있었음에도 GH는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될 수 없었을까 하는 문제를 대중이 가진 이미지의 심리로 풀어본다.

    3부는 2009년 현재 대중은 GH의 이미지를 어떻게 보고 있으며, 이런 이미지의 변화가 2009년 이후 대한민국 정치 지형에서 박근혜 의원의 향후 정치적 입지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지를 살펴볼 것이다. 여기에서는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 이후 아니, 대통령선거 이후 GH가 어떻게 대통령 이상의 정치적 영향력을 가질 수 있었는지를 분석할 것이다.

    민심이 천심이라 했듯이, 대중의 마음속에 있는 특정 정치인의 이미지는 그 정치인과 관련된 구체적인 정치현상으로 드러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다양한 정치현상과 연결시켜볼 때 1,2부에서 언급할 내용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2009년 중반에 탐색된 GH의 이미지가 현재 우리 정치판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GH의 정치적 미래를 짐작하기 위해 정작 분명히 알아야 하는 것은 과거 5년 동안 일어난 GH의 대중적 이미지 변화다.



    개인의 심층심리를 분석하는 방식을 통해 나온 특정 정치인에 대한 이미지를 대중이 뚜렷한 사회현상으로 공유하기 시작하는 것은 보통 조사 시점에서 6개월 정도가 지난 후가 된다. 3부에서 언급된 GH 이미지는 2009년 이후 대한민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지형의 변화를 알려주는 또 다른 메시지가 될 것이다.

    정치인 GH의 놀라운 인기 비결은?

    대한민국에서 정치인은 국민에게 존경과 인기를 얻기보다는 불신과 미움을 받는 대상이다. 그러나 이런 상식에 예외가 있다. 분명 유력한 정치인이지만, 많은 국민으로부터 막연한 동경의 대상일 뿐 아니라, 오랜 기간 엄청난 대중적 지지를 받는 정치인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한나라당 박근혜 의원이다. 그녀가 1998년 국회의원에 당선된 뒤 정치인으로 활동한 11년 동안 정치인으로 어떤 업적을 남겼는지 대중에게 뚜렷이 부각되는 점은 특별히 없다. 한때 야당대표의 위치에 있었고, 유력 정당의 대통령후보 경선에까지 나가긴 했지만 그것만으로 그녀의 위상이나 인기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다.

    GH는 왜 인기가 높은가? 그렇게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릴 수 있는 GH 이미지의 핵심은 무엇인가? 왜 선거 때마다 GH는 놀라운 힘을 발휘하는가? 정치인 GH 에 대한 대중의 심리, 대중이 보는 GH 이미지 조사는 바로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 세 차례에 걸친 GH 이미지 조사 결과를 통해 대중이 정치인 박근혜에 대해 갖고 있는 기본 이미지가 무엇이며, 또 이 이미지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정치인 박근혜 이미지의 핵심은 조사 당시 GH와 대립 위치에 있는 정치인 이미지를 통해 더 뚜렷이 알 수 있었다. 한국의 여느 정치인과 달리 GH는 분명한 자신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또한 GH 이미지의 속성과 본질은 당시 대통령이 누구인지에 따라 더욱 뚜렷하게 부각된다. 2005년과 2007년에 조사된 GH 이미지는 각각 2005년 당시의 노무현 대통령의 이미지와 그리고 2007년 GH의 정치적 경쟁자로 등장한 이명박(MB)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이미지와 대비되었다.

    ‘표1’ GH 주요 언행

    ·1952 출생

    ·1974~1979 퍼스트레이디

    ·1998 국회의원 당선

    ·2002 한나라당 탈당 및 복당

    ·2004.3. 한나라당 대표(~2006.6.), 17대 총선

    ·2006.5. 지방선거 유세 중 테러 피습사건

    ·2007.8. 경선 패배, 이명박 당선

    ·2008.1. “공천에 사심이 개입돼서는 안 된다”

    ·2008.3. “나도 속았고 국민도 속았다”

    ·2008.4. 18대 총선에서 친박연대, “살아서 돌아오라”

    ·2008.5. 촛불, “국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2008.7. “지도자 철학이 나라 운명 바꾼다”

    ·2008.11. “내 정치철학에 박근혜는 없었다”

    ·2009.1. “중요한 것은 국민의 마음속에 신뢰”

    ·2009.4. 재보궐선거, “경주사건은 우리 정치의 수치”

    ·2009.5. 노무현 사망

    ·2009.6. 침묵 중


    2009년 6월에 진행된 세 번째 조사에서 박근혜 의원의 이미지는 2009년 현재의 대통령인 이명박 대통령의 이미지와 또 다르게 대립되어 나타났다. 특히 지난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 이후, 대중이 보는 GH의 이미지는 현재 GH와 대비되고 있는 MB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서거 후 대중에게 더욱 부각되고 있는 노무현 이미지와도 대립적 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는 먼저 2005년과 2007년의 시점에서 대중의 마음속에 있던 GH 이미지의 속성이 무엇이며, 이것이 어떤 변화를 거쳤는지를 설명하려고 한다.

    대중의 마음속에 있는 GH의 이미지는 다양한 역할과 사건을 경험하는 GH의 삶을 반영한다. 아래의 ‘표1’은 일반적으로 GH를 잘 나타내는 주요 언행이다. 2009년 6월 세 번째 조사 당시 대중이 마음속에 남아 있는 GH와 관련된 주요 사건들을 언급한 내용이다. 과거의 사건들보다 최근의 사건들이 더 세부적으로 언급되는 이유는 우리 기억의 특성으로 이해하면 쉬울 것이다.

    분명한 것은 1998년에 국회의원에 당선된 GH의 정계 경력이 11년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는 지난 11년 사이 어떤 정치인보다 더 큰 위상을 차지했고, 또 자신만의 분명한 정치적 이미지를 확보했다. 대중이 정치인으로서 GH에 대해 어떤 이미지를 갖고 있었기에 그녀는 그런 위상과 인기를 누릴 수 있었는가? 2005년과 2007년의 각기 다른 시점에서 확인된 GH의 대중 이미지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분명하게 해주었다.

    박근혜 이미지 탐색①
    대중이 보는 GH 이미지와 정체성

    2005년, 2007년, 2009년 전체 이미지의 관계를 보자. 아래의 ‘표2’에서는 의도적으로 2009년의 핵심 이미지는 표현하지 않았다. 특정 정치인이나 인물에 대해 대중의 이미지는 항상 ‘이렇다’와 ‘전혀 아니다’라는 두 가지 상반된 속성이 대비되어 드러난다. GH의 경우에도 ‘GH는 이렇다’는 이미지와 ‘GH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서로 다른 이미지가 대비되어 대중이 보는 GH 이미지 전체가 된다. ‘이미지의 대비’ 현상이다.

    보통 ‘지지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이 동일한 한 인물에 대해 갖는 이미지는 같지 않다. 때로 완전히 서로 다른 이미지가 되기도 한다. 이뿐 아니라 동일 인물에 대해 그 사람이 ‘어떻다’는 이미지와 그 사람은 ‘결코 그렇지 않다’는 이미지도 완전히 다르다. 또 다른 차원의 대비 현상이다. ‘누가 보느냐’‘어떻다고 보느냐’로 구분되는 두 가지 대비의 차원은 대중의 마음속에 만들어지는 이미지를 이해하는 핵심이다. 이런 대비 현상의 심리를 파악하지 못하면, 특정 인물의 일부 이미지로 전체를 잘못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좋아하느냐’ 또는 ‘싫어하느냐’는 감정적 판단은 동일 인물을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본다. GH에 대한 대중의 이미지도 지지집단과 반대집단에 따라 분명히 달랐다. 이와 동시에 GH의 이미지는 GH 자신의 특성뿐 아니라 ‘GH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보는, 대비되는 사람의 특성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졌다.

    ‘표5’ GH 이미지 2005년 전체● GH 전체 이미지

    GH 전체 상위( 정말그렇다)

    ·자신을 지지하는 정치 세력을 만들고 유지하려고 한다.

    ·자신의 생활, 건강, 이미지 등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자신과 여당의 지지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여론의 향배에 민감하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소신과 고집이 있다.

    ·보좌관이나 부하직원들의 노력에 감사할 줄 안다.

    ·자신의 현재 위치와 역할에 맞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안다.

    ·공정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잘 전달한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갈등에 대해 타협을 한다.

    GH 전체 하위( 그렇지 않다)

    ·말하는 도중에 비속어를 사용해 친근감을 표현한다.

    ·과장과 허풍을 통해 자신감을 표현한다.

    ·민주화운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정치를 쇼와 같이 국민이 즐기는 행위로 바꾸려고 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벼랑 끝까지 몰고 가는 방식이다.

    ·전통 지배세력을 변화시키는 개혁활동을 지속적으로 한다.

    ·결과에 대한 심각한 고려보다는 일단 시행하고 본다.

    ·주위 보좌관의 조언에 잘 따르지 않는다.

    ·사고와 행동이 대통령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개방적이다.

    ·시행착오와 직관을 통해 일한다.


    2005년 GH 지지집단이 보는 GH 이미지는 ‘조신한 양갓집 딸’, 즉 귀한 집의 규수나 귀공녀였다. GH 반대집단의 경우, GH 이미지는 소설 ‘토지’의 주인공 ‘서희’였다. 몰락한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 하는 한(恨)이 가득한 비운의 여인이었다. 이런 이미지는 2007년에 확실하게 변화한다. 겨우 2년의 시간 차이지만 대중이 보는 GH의 이미지는 그녀의 정치적 위상만큼이나 달라졌다. 2007년 GH 지지집단은 GH를 출신 좋은 ‘에비타’의 이미지로 보았고, GH 반대집단은 그녀를 ‘퀸(Queen)’ 즉 여왕의 이미지로 보았다. [에비타: 마리아 에바 두아르테 데 페론: Maria Eva Duarte de Peron, 1919. 5. 7~1952. 7. 26·아르헨티나의 대통령 후안 페론의 부인. 빈민 출신이었지만 페론의 부인이 된 후, 마치 여신과 같은 수준의 대중적인 인기와 지지를 받았다. 애칭인 에비타(Evita)로 불린다.]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 것은 과거의 GH 이미지가 아니라 현재 GH의 이미지가 어떠하며, 또 그녀가 향후에도 대중의 인기를 바탕으로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다. 하지만 현재와 미래의 이미지는 과거 없이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대중의 마음속에 자리 잡은 현재의 GH 이미지는 과거 GH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이미지가 더 다양하게 분화하고 특정 방향으로 변화한 것이다. 따라서 향후 한국 정치에서 대중이 GH를 어떻게 보고, 또 어떻게 반응하게 될 것인지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GH의 이미지를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이해하는 시각이 필요하다. 2009년의 이미지가 어떠하다고 바로 이야기하기보다 2005년과 2007년의 시점에서 GH 이미지가 무엇이었으며, 이것이 어떻게 변화하였는지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근혜 이미지 탐색①
    GH 대중 이미지의 형성과 변화

    특정 인물에 대해 대중이 이미지를 갖는 과정에는 당사자 고유의 행동 특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본인의 이미지와 더불어 그 사람과 반대 성향에 있는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그 사람의 이미지가 어떤 상황 속에서 보여지는지 정확히 알 수 있게 한다. 이것은 마치 자장면 한 그릇의 심리적 가치가 배가 고플 때인지, 아닌지에 따라 확연히 달라지는 것과 같다. GH의 이미지는 대중이 GH를 어떻게 보느냐 는 것뿐만 아니라 그와 대비되는 인물이 누구이며 당시 어떤 상황에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동일한 이미지가 대비되는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또 상황에 따라 대중에게 전혀 다른 의미일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GH는 대중의 이미지가 작동하는 방식을 어떤 정치인보다 잘 보여준다.

    2005년 GH 지지집단이 보는 GH 반대 이미지는 잡초형 영업팀장으로 공격적이고 말을 함부로 하는, 교양과 품위가 없는 사람이다. 이런 이미지의 대표적 인물은 2005년 당시의 노무현 대통령이었다. 반면 2005년 GH 반대집단이 보는 GH의 반대 이미지는 소설 ‘토지’의 길상으로 이름 붙일 수 있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이나 역시 신분이 낮은 사람’의 모습이다. 당시의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이나 386 정치인들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 GH 이미지의 본질은 당시 386 정치인이나 노무현 대통령과는 다른, 몰락은 했지만 상당히 귀하며 훌륭한 집안 후계자의 이미지로 등장한 것이다.

    2007년의 경우 GH 지지집단은 GH에 반대되는 이미지로 ‘현대 가신(家臣)’을 그린다. 현대 가신 이미지는 대기업 현대의 임원급으로 대변된다.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다수의 계열사를 경영할 때, 계열사 대표의 역할을 했던 사람들의 이미지다. 이들은 오랜 기간 정 회장의 경영 이념과 사업 전략을 수행하고 추진하며 나름대로 능력을 인정받고 유명해졌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이명박, 이익치, 대북사업의 김윤규 등이 있다. 여기서 GH 지지집단이 GH 반대 이미지로 현대 가신의 이미지를 그린다는 것은 2007년부터 GH의 대척점에 이명박 현 대통령이 등장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물론 GH 반대집단에는 여전히 GH 반대 이미지 인물로 사회운동가 이미지의 초기 노무현의 모습이 자리 잡고 있었다.

    박근혜 이미지 탐색①
    여기서 주목할 점은 2005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한 사람과 대립 이미지를 형성했던 GH가 2007년에는 노무현뿐만 아니라 이명박과도 대립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GH 반대 이미지의 분화는 GH의 대중적 이미지가 현실 정치에 대한 구세주로 조금씩 드러남을 시사한다. 좀 더 풀어 말하자면, 2005년과 2007년 GH 이미지 조사 당시 GH가 일반 대중이 갖고 있는 사회 현실과 정치인에 대한 불만을 해결해줄 수 있는, 어떤 이상적인 모습의 구세주 이미지를 띠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현실의 불만이 GH라는 정치인을 통해 해소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에서 생겨나는 이미지다. 대중이 특정 정치인에 대해 이런 이미지를 갖게 될 때, 대중은 바로 그 사람을 통해 자신의 기대와 희망을 품는다. 현실 정치인으로 그 사람을 보기보다 이상적인 어떤 정치인의 모습을 투영하는 것이다.

    대중이 이상적인 정치인의 이미지로 투영하는 인물이 누구이든, 이런 이상적 정치인의 이미지를 갖는 것은 그 자체로 복권 당첨 이상의 행운이다. 2007년에 대한민국의 대중이 이상적 정치인으로 선택한 특정인물이 바로 GH였다. 그녀의 놀라운 대중적 인기는 이런 이미지의 단순한 반영이었다. 이런 GH의 이미지 특성을 구체적 조사 결과와 연결시켜보면, 2007년 GH 이미지는 당시의 유력한 두 정치인 노무현(사회운동가 이미지)과 이명박(현대 가신 이미지)과 대비되는 이미지인 ‘에비타’와 ‘퀸’으로서 대중에게 현실 정치인과는 완전히 다른, 현실 정치인의 문제점을 모두 보완한 이상적인 인물로 지각되고 있었다.

    GH 이미지의 변화와 관련된 전체적인 설명에 들어가기 전에 2005년 조사 결과를 중심으로 GH 이미지의 주요 특성이 무엇으로 나타났는지를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표3’ 시기 순으로 제시되는 사진은 GH의 이미지가 대중의 마음속에 형성되고 변화하는 모습을 상징한다.

    당대표가 되고 2005년 재·보궐선거 때까지의 모습만 하더라도 GH의 대중적 모습에는 참신함이 뚜렷하다. 그런데 대표 1주년부터는 그녀의 모습이 이전에 비해 조금씩 달라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2005년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사진을 보면 GH가 주인 같고 노무현 대통령이 구경 온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든다. 이는 2005년 GH 이미지 조사결과와 연결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2005년 GH의 대중 이미지-양갓집 딸과 서희

    ‘표4’2005년의 조사 결과 GH는 GH 지지집단에게 조신한 양갓집 딸로 인식되고 GH 반대 혹은 중도 집단에게는 소설 ‘토지’의 서희로 인식된다. 이런 GH 이미지와 대비되어 GH는 ‘그렇지 않다’는 이미지로는 잡초형 영업팀장과 ‘토지’의 ‘길상’ 이미지가 나타난다. 좀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자.

    ‘표5’2005년 일반 대중이 인식하는 GH 이미지의 특성들은 상위(‘정말 그렇다’) 문항들이 알려준다. GH가 대중에게 정치적으로 처음으로 인식되던 등장 초기의 모습이다. 이 이미지와 대비되는 특성은 GH 이미지의 하위(‘그렇지 않다’) 특성으로 나타나는 문항들이다. 그런데 우리는 GH와 대비되는 이미지가 당시의 노무현 대통령을 연상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양한 이미지의 특성을 나타내는 문항들을 통해 전체 이미지를 그려내는 방법은 심리 연구 기법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으로서는 파악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하지만 위의 특성을 나타내는 이미지 문항들은 그 자체로 아주 분명하다. 대중이 보는 GH 이미지에는 당시 대통령인 노무현의 이미지가 대비되고 있었다. 이것이 2005년 당시 대중이 가진 GH 이미지의 핵심이었다.

    ‘표6’ GH 이미지 2005년 : 집단1

    GH 전체 상위( 정말그렇다)

    ● GH 집단 1 상위 : 조신한 양갓집 딸

    ·자신의 생활, 건강, 이미지 등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보좌관이나 부하직원들의 노력에 감사할 줄 안다.

    ·자신을 지지하는 정치 세력을 만들고 유지하려고 한다.

    ·자신의 취미 등을 공개하면서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드러낸다.

    ·공정하게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의 현재 위치와 역할에 맞는 일이 무엇인지 잘 안다.

    ·자신과 여당의 지지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정을 중시하고, 의리가 있다.

    ·여론의 향배에 민감하다.

    ·아랫사람이 나은 부분이 있다면 기꺼이 배우고자 한다.

    조신한 양갓집 딸

    관리된 인간미, 애쓴다,

    사심이 없는 것처럼 보임,

    무미건조, 역할에 충실,

    비전/목표 불확실,

    창조성/변화는 없어 보임,

    성공한 IT 기업의 여성 CEO,

    웰빙형 인간, 환경운동가


    ‘표7’ GH 이미지 2005년 : 집단1

    GH 전체 상위( 정말그렇다)

    ● GH 집단1 하위: 잡초형 영업팀장

    ·말하는 도중에 비속어를 사용해 친근감을 표현한다.

    ·과장과 허풍을 통해 자신감을 표현한다.

    ·주위 보좌관의 조언에 잘 따르지 않는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주위 사람들을 대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벼랑 끝까지 몰고 가는 방식이다.

    ·민주화운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정치를 쇼와 같이 국민이 즐기는 행위로 바꾸려고 한다.

    ·결과에 대한 심각한 고려보다는 일단 시행하고 본다.

    ·어떤 제안이나 행동을 하게 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전통 지배세력을 변화시키는 개혁활동을 지속적으로 한다.

    잡초형 영업팀장

    투사, 옛날 야당 정치인,추진력은 있으나 융통성은 없음,기가 셈, 절박함,생존력, 순발력,절대 충성하는 부하 필요유시민+유인태, 강호동


    2005년 지지집단이 보는 GH의 이미지

    ‘표6’GH의 대중 이미지는 지지집단과 반대집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GH 지지집단이 가진 ‘조신한 양갓집 딸’의 이미지는 ‘GH 집단 1’의 상위 문항의 반응이다. 문항 내용을 통해서 우리는 앞서 살펴본 전체 이미지와는 조금 다른 특성을 엿볼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관리된 인간미’다. 사심은 없는 것처럼 보인다. 무미건조하게 자기 역할에 충실해 ‘애쓴다’는 측은한 마음이 들게 하지만 비전이나 목표는 불확실한 것 같다. 그래서 창조성이나 변화는 없어 보인다. 성공한 IT기업의 여성 CEO를 연상시키는데 전체적으로는 Well-being형 인간이다 등이다. 현재 한나라당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Well-being당’의 이미지도 이전 당대표 GH의 영향이 아닐까 생각해볼 수 있다.

    ‘표7’GH 지지집단이 ‘GH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지각하는 이미지 특성은 위의 하위 문항이다. 투사나 옛날 야당 정치인같이 기가 세다. 추진력은 있으나, 융통성은 없고 생존력과 순발력이 강한 절박한 사람들이다. 이들에게는 절대 충성하는 부하가 필요하다. 조사 당시 사람들은 잡초형 영업팀장의 이미지로 당시의 노무현 대통령보다는 유시민이나 유인태, 또는 지금보다는 조금 거친 이미지로서의 연예인 강호동을 연상했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을 평가절하하거나 대립하는 사람들은 GH의 이미지를 노무현의 이미지와 대립시켜 보았던 것이다.

    2005년 반대집단이 보는 GH 이미지

    ‘표8’GH를 반대하는 사람들이 GH를 보는 방식은 지지집단과 조금 달랐다. ‘집단 2’는 GH를 싫어하거나 GH에게 별로 관심이 없는 사람들이다. 여기서 나타난 ‘토지’의 서희는 세상 모두를 적으로 인식하면서 강해야 한다는

    ‘표8’ GH 이미지 2005년 : 집단2

    GH 전체 상위( 정말그렇다)

    ● GH 집단2 상위: ‘토지’의 서희

    ·자신을 지지하는 정치 세력을 만들고 유지하려고 한다.

    ·자신과 여당의 지지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강한 카리스마를 보이려고 한다.

    ·강한 고집을 보여준다.

    ·여론의 향배에 민감하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서 소신과 고집이 있다.

    ·자신의 생활, 건강, 이미지 등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분명하고 강한 결단력을 보인다.

    · 마음속에 두고 있는 생각이 무엇인지를 잘 알 수가 없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갈등에 대해 타협을 한다.

    ‘토지’의 서희

    포장한 카리스마,강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세상 모두가 적,속을 알 수 없음, 열정/정당성이 느껴지지 않음, 내허외강

    재기를 노리는 전직 세계챔피언,마지막 황손, 영화 ‘친구’의 몰락한 유오성


    강박관념에 근거한 포장된 카리스마를 보이는 인물의 이미지다. 강해 보려고 애쓰는데 정작 열정이나 정당성은 느껴지지 않아 외면(外面)과는 달리 안으로 허(虛)하다는 인상을 준다. 재기를 노리는 전직 세계챔피언이나 마지막 황손을 연상케 한다. 이는 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아버지의 유산 혹은 자기 집안이나 가문을 지키려 하는 이미지를 GH에게서 강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이 같은 맥락에서 이 집단 사람들은 GH를 ‘수첩공주’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표9’ GH 이미지 2005년 : 집단2

    GH 전체 상위( 정말그렇다)

    ● GH 집단2 하위: ‘토지’의 길상

    ·말하는 도중에 비속어를 사용해 친근감을 표현한다.

    ·민주화운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보통 사람이 잘사는 서민 대통령의 이미지를 유지한다.

    ·수평적이며 권위를 타파하려고 한다.

    ·과장과 허풍을 통해 자신감을 표현한다.

    ·사고와 행동이 대통령이라 믿기 힘들 정도로 개방적이다.

    ·전통 지배세력을 변화시키는 개혁활동을 지속적으로 한다.

    ·정치를 쇼와 같이 국민이 즐기는 행위로 바꾸려고 한다.

    ·순수한 동기와 열정으로 일을 한다.

    ·국민소득 몇만달러 달성보다 서민들 문제를 구체적으로 해결해주려고한다.

    ‘토지’의 길상

    서민의 대변자, 신나게 일함,386 정치 신인들,순수,대중적인 전달방식,신세대에게 어필하지는 못함

    (초기의) 노무현, 노회찬, 영화 ‘연애의 목적’의 박해일


    ‘집단2’ 하위는 GH 반대 혹은 중도세력이 보는 GH 반대 이미지다. ‘표9’여기서 나타나는 ‘토지’의 길상 이미지는 서민을 대변하는 386 정치인들이다. 순수하고 신나게 일하고 대중적인 전달방식을 취하는 모습이다. 초기의 노무현, 노회찬 등이 연상된다. 다시 말하면 결국 2005년 당시 GH에 반대하거나 중도적 태도를 취했던 사람들은 그 당시 열린우리당 혹은 민노당 노선의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인식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모습은 물론 어느 정도 과장과 허풍을 통해 자신감을 표현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민주화운동을 통해 자기 가치를 인정받고, 서민 대통령의 이미지를 유지하고, 수평적이며 권위를 타파하려고 하는 긍정적 이미지가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지금까지 논의한 것이 2005년 GH 이미지의 전체 내용이다. 2005년 GH 이미지를 종합해보면, GH는 GH와 대립되는 두 반대 이미지의 서민적 특성과 대비되는 귀족 집안의 사람으로서, 일반 대중에게 그들 자신과는 아예 신분이 다른 사람으로 인식되는 특성을 보인다. 이런 이미지 특성은 유시민이 GH를 ‘수첩공주’라고 지칭했을 때, 사람들이 수첩은 빼고 ‘공주’라는 것을 확실히 받아들인 사례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07년에 확인된 GH의 이미지는 이런 변화를 더욱 극적으로 보여준다.

    박근혜 이미지 탐색①
    2007년의 GH 이미지-에비타와 여왕

    ‘표10’2007년 GH 이미지는 2005년의 조신한 양갓집 딸과 서희 이미지에서 출신 좋은 에비타와 여왕으로 변화되었다. 이런 이미지 변화는 전체적으로 GH의 대중적인 이미지가 한 차원 더 높은 신분으로 올라갔음을 의미한다.

    2007년 GH 지지집단은 GH를 출신 좋은 에비타로 보았다. 그리고 ‘GH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대비적으로 만들어낸 이미지는 MB를 연상케 하는 ‘현대 가신’의 이미지였다. 여기서 우리는 GH의 대척점에 이전과는 달리 MB가 등장했음을 알 수 있다. GH에 반대하거나 중도적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은 GH를 여왕으로 인식한다. 이들에게 GH는 이제 가문의 유산을 되찾은 서희, 그리고 공적인 인물이 된 것이다. 이들은 GH와 대비되는 이미지를 ‘아직도 사회운동가’라고 지칭할 수 있는 386 정치인이나 노무현으로 여전히 보고 있었다. GH와 자신들과의 관계는 2005년 이래 아무런 변화가 없는 것이다.

    ‘표11’ GH 이미지 2007년 : 전체

    GH 전체 상위( 정말그렇다)

    ● GH 전체 이미지

    GH 전체 상위 (정말 그렇다)

    ·자신의 생활, 건강, 이미지 등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위기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

    ·공인으로서 처신이나 생활이 깨끗하고 분명하다.

    ·취미나 친구 등을 공개하면서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드러낸다.

    ·여론의 향배에 민감하며 지지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쉽게 말한다.

    ·냉정하게 자신의 감정이나 표현을 매우 절제한다.

    ·마음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알 수 없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느긋함과 여유를 보인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소신과 고집이 있다.

    GH 전체 하위 (그렇지 않다)

    ·민주화운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말하는 도중에 비속어를 사용해 친근감을 표현한다.

    ·전통 지배세력을 바꿀 개혁가다.

    ·과장과 허풍을 통해 자신감을 표현한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주위 사람들을 대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벼랑 끝까지 몰고 가는 방식이다.

    ·결과에 대한 심각한 고려보다는 일단 시행하고 본다.

    ·도덕적으로 흠이 있지만 유능하다.

    ·정치를 쇼와 같이 만들어 국민이 즐기는 행위로 바꾼다.

    ·현실의 변화와 개혁을 중시한다.


    ‘표12’ GH 이미지 2007년 : 집단1

    GH 전체 상위( 정말그렇다)

    ● GH 집단1 상위: 출신 좋은 에비타

    ·자신의 생활, 건강, 이미지 등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독거노인이나 장애인과 같은 소외계층에 관심을 갖는다.

    ·위기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

    ·공인으로서 처신이나 생활이 깨끗하고 분명하다.

    ·미래 국가구성원(아동, 청소년)에게 높은 관심을 표시한다.

    ·가치 있는 일이라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한다.

    ·환경이나 복지, 국민 봉사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순수한 동기와 열정으로 일을 한다.

    ·보좌관이나 부하직원들의 노력에 감사할 줄 안다.

    ·구체적 실행 전략보다 도덕적 원칙이 중요하다.

    출신 좋은 에비타

    깔끔하고 높은 위치에서 베푸는 사람. 사회복지사, 교황, 추기경, 꽤 높은 위치에서 우아한 삶의 모습 보임. 정치인이나 공무원 아님

    퍼스트레이디가 역할을 잘할 때의 모습, 자기 능력보다 타인의 능력을 빌려 영향력을 발휘하는 모습

    남에게 자선 사업하는 귀부인

    정치·경제 등 현실의 영역이 아닌 웰빙 등의 이미지로 적이 별로 없음. 가공의 이미지

    대중에게 어필. 돈 벌어오는 모습은 없고 돈 쓰는 모습만 보임. 사회적 모순을 흐리게 하는 인물

    꼭 집어서 시비를 걸지 못함

    찰스 황태자, 다이애나 비, 육영수, 허준, 이순신(비전투시), 재벌가의 부인, 아름다운재단 봉사자


    GH에 대한 지지집단과 반대집단이 보는 GH의 이미지는 2007년 들어 새로운 차원의 분화를 보여준다. 이미지의 분화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우리가 유심히 살펴볼 일은 이들 이미지 간의 관계다. 왜냐하면 이미지의 관계는 어떤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됨으로써 특정 이미지가 부각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대중적 이미지가 형성될 것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2007년 대중이 지각하는 GH 전체 상위 이미지 문항을 보면, 2005년과 비교해 GH 이미지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알 수 있다.

    ‘표13’ GH 이미지 2007년 : 집단1

    GH 전체 상위( 정말그렇다)

    ● GH 집단1 하위: 현대 가신

    ·간사하고 차갑게 보인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태도로 주위 사람들을 대한다.

    ·측근조차 잘 믿는 것 같지 않다.

    ·과장과 허풍을 통해 자신감을 표현한다.

    ·다른 사람들이 쉽게 다가가기 힘들다.

    ·이벤트성 행사를 잘 하고, 쇼맨십이 있다.

    ·자신의 생각만을 주장하고 주변의 평에 개의치 않는다.

    ·타이밍이 적절한 행동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주위 보좌관의 조언에 잘 따르지 않는다.

    ·강한 카리스마를 보이려고 한다.

    현대 가신

    조폭 보스, 졸부, 천박한 출신의 지도자, 능력은 있음.

    부정적으로 보이는 MB. 결과 중심적 인물

    이기적·독단적 (다수의 의견수렴이 안됨), 사람들에게 이해와 공유가 안 되는 상황 자주 발생, 특히 큰일 (기대 프로젝트)을 준비할 때 발생. 신뢰보다는 실리적인 거래에 의해 관계 구축. 자발적인 추종이나 지원은 어려움

    타인에게 경계심을 갖게 함. 명확한 보상체계가 있다면 팀 시너지 발휘 가능함. 일 중심의 사고.

    실용적인 사교(이익의 관점에서만 판단). 약점이 많을 것이란 생각을 자동적으로 갖게 하는 이미지

    주위에 신뢰를 주는 인물이 잘 안 드러남. 언론 플레이에 취약

    현대 가신그룹(정주영 밑에서 성공한 머슴상).

    김형욱(‘하얀 거탑’의 김창완), 이익치, 이내흔, 채수삼, 한명회,이인제


    ‘표11’무엇보다 2007년의 이미지는 이전보다 위기상황에 잘 대처하는 정치인으로서의 행동특성을 뚜렷이 보이기 시작한다. 야당대표의 경험, 그리고 피격사건에서의 대처 등을 통해 대중의 마음속에 형성된 GH의 이미지가 국가지도자 수준의 인물로 등장했음을 알 수 있다. 반면 ‘GH는 그렇지 않다’라는 대표문항을 살펴보면 2005년과는 다른 속성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즉 GH와 대립구도에 선 이미지가 재구성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표12’2007년 GH 지지집단에게 일차적으로 가장 뚜렷하게 부각되는 GH 이미지는 ‘출신 좋은 에비타’다. 에비타의 특성을 보면, 깔끔하고 높은 위치에서 베푸는 사람으로 사회복지사나 교황, 추기경 같은 사람이다. 그래서 정치인이나 공무원보다는 타인의 능력을 빌려 영향력을 발휘하는 우아한 퍼스트 레이디나 자선사업하는 귀부인 같은 모습이다. 사실 이런 특성에서 우리는 이전 육영수 여사의 대중적인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다. 특히 독거노인이나 장애인 같은 소외 계층에 관심을 보이거나 미래의 국가 구성원에게 관심을 보이고, 가치 있는 일이라면 분명한 입장을 표명하고, 환경이나 복지, 국민 봉사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고, 순수한 동기와 열정으로 일을 한다는 문항이 이런 이미지를 구성하게 된다. 이런 이미지를 갖는 실존 인물도 찰스 황태자, 다이애나비, 재벌가의 부인, 아름다운재단 봉사자 등이다.

    ‘표14’ GH 이미지 2007년 : 집단2

    GH 전체 상위( 정말그렇다)

    ● GH 집단2 상위: 여왕

    ·자신의 생활, 건강, 이미지 등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여론의 향배에 민감하며 지지율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위기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

    ·취미나 친구 등을 공개하면서 인간적인 면모를 많이 드러낸다.

    ·마음속으로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알 수가 없다.

    ·공인으로서 처신이나 생활이 깨끗하고 분명하다.

    ·냉정하게 자신의 감정이나 표현을 매우 절제한다.

    ·다른 사람들이 쉽게 다가가기 힘들다.

    ·누구나 알아들을 수 있게 쉽게 말한다.

    ·전형적이며 구태의연한 정치인의 모습을 보인다.

    여왕

    존재만 해도 좋고, 이 사람에게 별로 바라는 게 없다.

    자기 관리 철저. 차가움. 속내 드러내지 않음.

    편안하지 않으며 상대방으로 하여금 힘들게 할 듯. 친구가 별로 없을 듯.

    친구를 별로 필요로 하지도 않을 듯. 어려움을 모르거나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듯.

    힘들게 산다. 일에 대한 이미지가 거의 없음.

    관리된 노출. 자기 아우라 유지. 베일에 싸인 모습. 외로우나 힘들어하지 않음. 당연히 감내. 있는 것만으로도 (상황적인) 존재감 느끼게 함. 연민을느끼게 함.

    사람들이 이미지를 만들어줌. 난세의 불빛이 될 때 뜬다. 안티가 생길 여지가 적음.

    출신 배경이 다름. 자존심 상처받으면 보복, 동경의 대상으로 사람들에게 어필

    박근혜, 영국여왕, 삼성 이재용,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메릴 스트립


    ‘표13’2007년 GH 지지집단이 보는 ‘GH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반대 이미지는 ‘현대 가신’의 이미지다. 응답을 통해 현대 가신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인물을 연상하게 했을 때 응답자들은 정주영 회장을 도와 함께 일했던 전문 경영인들을 떠올렸다. 대표적인 사람이 이익치, 이내흔, 채수삼 등 전 현대 계열 기업의 대표들이다. 정치인으로는 한명회나 이인제 같은 사람들이 이런 특성을 지닌다고 응답했다.

    ‘표14’2007년 경선 당시 GH를 여왕의 이미지로 사람들은 GH에 대해서 중도적이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이었다. GH를 퀸의 이미지로 볼 때, 그들이 응답했던 문항들은 모두 ‘GH가 품위는 있을지 모르지만 전형적이고 구태의연한 정치인’이라는 인식을 반영하고 있었다. 위의 표에서 나타났듯이, 전체적으로는 자기 관리가 철저해 쉽게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에 항상 베일에 싸인 모습이다. 다가가기 어려운 차가움이 느껴진다. 마치 영국 여왕과 같은 이미지다. 이런 여왕의 이미지는 물론 GH 고유의 특성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의 정치지도자에 대해 격이 낮다고 생각하고 현 상황에서 혼란을 느끼는 대중은 GH에 대해 이런 여왕의 이미지를 부여하고 이를 그리워한다. 일반 사람들에게 동경의 대상으로 인식되는 인물의 이미지다.

    ‘표15’ GH 이미지 2007년 : 집단2

    GH 전체 상위( 정말그렇다)

    ● GH 집단2 하위: 아직도 사회운동가

    ·민주화운동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전통 지배세력을 바꿀 개혁가다.

    ·사회 갈등의 현장에 직접 나타나 문제를 해결한다.

    ·말하는 도중에 비속어를 사용해 친근감을 표현한다.

    ·양극화 및 빈부격차 해소에 노력한다.

    ·미래의 지도자가 될 인물들을 키울 줄 안다.

    ·도덕적으로 흠이 있지만 유능하다.

    ·현실의 변화와 개혁을 중시한다.

    ·순수한 동기와 열정으로 일을 한다.

    ·결과에 대한 심각한 고려보다는 일단 시행하고 본다.

    아직도 사회운동가

    젊다. 서민적. 예전 시민 운동가. 이상사회 추구. 다혈질. 관리 능력 취약.

    타인 의견 경청 안 할 듯. 야당 지도자. 가시적인 성과물을 만들어내기에는 약함 (다양성 사회에 곤란. 아직도…).

    라이벌이라면 나를 많이 귀찮게 할 듯. 시끄럽고 고집도 세며 주위사람 선동을 잘하며 조직을 잘 만들 듯. 주변에 사람들이 몰려듦.

    전형적인 386 이미지, 주류는 아님. 외향성. 일 중심 영향력은 클 듯하나 능력은 떨어짐. 가치 철학이 안 느껴짐 (비주류의 전략).

    나와 비슷한 인생이며 동지애 느끼지만 충성심은 떨어짐. 물질·정신 보상이 낮음

    (초기의) 노무현 김문수, 이재오(예전 민중당), 장기표


    ‘표15’2007년 GH 반대집단이 보는 GH 반대 이미지는 아직도 사회운동가다. 이는 2007년 GH가 자신의 경쟁 대상으로 삼았던 노무현 대통령의 이미지다. 아직도 사회운동가 이미지는 대중에게 젊고 서민적으로 인식되면서 동지애를 불러일으킨다. 일하는 능력이 없을 수 있고 명확한 가치나 철학이 뚜렷이 부각되지 않으나, 물불 가리지 않고 나아가는 추진력을 보임으로써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여기서 사람들은 야당 지도자, 전형적인 386 정치인을 떠올린다. 이런 특성을 보이는 실존 인물에 대해 사람들은 초기의 노무현, 대통령을 하기 전 노동운동을 하던 노무현을 연상했다. 그리고 김문수 현 경기도지사, 예전 야당 시절의 이재오·장기표와 같은 정치인들을 언급했다.

    위즈덤센터 분석방법

    위즈덤센터는 연세대 황상민 교수와 그의 연구팀이 한국 사회 속의 정치·사회 현상과 리더십, 리더의 행동 특성, 소비자 심리 등을 분석하기 위해 만든 연구기관이다.

    지난 5년 동안 이 연구센터는 전·현직 대통령이나 주요 대선후보급 정치인, 국회의원, 검찰 등에 소속된 리더들의 리더십, 대중이 보는 리더의 이미지, 상품으로서의 리더, 소비현상 등을 연구해왔다. 이곳에서 개발된 리더십 평가 도구는 리더십이나 리더의 이미지를 소비자가 물건을 사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심리과정으로 본다. 대중이 물건에 대한 선호, 가치를 부여하고 적절한 소비행동을 하는 과정이 바로 리더의 리더십을 수용하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대중의 마음속에 있는 GH 이미지의 주요 특성을 실증적인 행동 수준에서 분석해 대중의 마음속에 그려지는 GH의 지도를 제시하는 데 있다. 기존 설문조사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정치 리더에 대해 대중이 가진 심리사회적인 속성을 기준으로 유의미한 집단으로 유형화하고, 유형별 이미지 및 향후 PI 변화 방안을 세분화해 제안한다는 것.

    특정 개념에 대한 설문이 아닌, 각 개인의 마음속에 있는 대상에 대한 구체적인 이미지를 찾아낸다. 심층 인터뷰와 Q 방법론에 의한 응답자의 주관적이고 심층적인 반응을 구체적인 행동 이미지로 잡아낸다. 조사 때마다 약 20명을 대상으로 먼저 심층 인터뷰를 실시한다. 이들의 반응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연령과 성별에 속하는 50명 정도의 사람이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GH 이미지를 ‘마음의 X-레이 기법’을 통해 확인한다.


    GH 이미지가 가진 함정

    대중의 마음속에 형성된 GH의 모습을 2005년과 2007년 GH의 고유 이미지, 그리고 당시 GH와 대비되어 나타나는 이미지의 특성을 비교함으로써 GH 이미지의 정체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GH의 이미지는 2005년과 2007년에 걸쳐 놀라운 변신을 했다. 무엇보다 2007년 GH의 대중 이미지는 신분 상승의 변화를 뚜렷이 보여주었다. 그녀는 중요하고 의미 있는 정치인으로 확실히 부상했다. 이 결과는 GH가 대중의 무한한 동경의 대상이 되고, 열광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는 배경이 무엇인지를 동시에 알려준다. 일반 대중은 자신과 다른 품위 있는 왕족의 등장으로 GH를 반겼다. 그 무렵에 유행했던 인기 드라마 ‘궁’을 연상하면 더 이해하기 쉬울지도 모른다. 현대 한국사회에서 왕조의 부활을 상상하는 대중의 심리가 표현된다.

    GH의 대중 이미지는 본인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대중이 현실에서 경험하는 다른 정치인의 이미지들과 대비될 때 더 부각된다. 국민이 경험하는 최고 정치지도자의 모습이 품위 없고 격이 낮다고 생각할 때, GH의 이미지는 대안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이상적인 정치인이 된다. 여기에는 정치인으로서의 어떤 업적이나 성과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단지, ‘그분이 존재하고 또 우리와 다른 그분이 있기만 해도 대중은 충분히 행복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것이 정치인 GH의 대중적 인기의 핵심이다.

    대중이 가진 GH 이미지는 당시 대중이 열렬히 찾는 정치지도자의 이미지뿐 아니라 정치인에 대해 일반 대중이 가진 인식의 차이를 반영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향후 대중이 GH의 이미지를 어떻게 형성하게 될 것이고, 그녀에 대해 어떤 반응을 하게 될 것인지에 대한 많은 단서를 제공한다. 이상화되어가는 GH의 대중 이미지는 2007년 당시 한국 정치계에서 GH가 가지는 존재감뿐 아니라 대중이 간절히 원하는 정치인의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하지만 대중의 심리는 2009년 또 다른 상황에 의해 또 다른 방식으로 변화한다. 이런 변화의 기제를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2005년과 2007년에 걸쳐 일어난 GH 이미지의 변화의 기제가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다음 2부에서는 1부에서 살펴본 GH 이미지의 구체적인 모습이 2005년, 2007년 당시 정치 상황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세부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구체적인 정치 현안과 관련된 GH 이미지의 변화가 아니라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상황을 중심으로, 어떻게 그토록 높은 대중적 인기를 가진 GH가 이명박 당시 후보에게 대중 투표에서 패배했는지에 대한 탐색이다. 모든 정치전문가가 GH가 한나라 당원들의 투표에서는 승산이 없다고 보았지만, 놀랍게도 GH는 당원을 대표하는 투표에서는 이명박 후보를 이길 수 있었다. 하지만 대중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었음에도 대중 투표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얻었다.

    무엇이 잘못되었던 것일까? 그 해답은 바로 2005년에서 2007년으로 이어지는 GH의 이미지 변신, 특히 2007년 시점에서 GH의 지지집단과 반대집단이 가진 서로 다른 GH의 이미지 속에 있었다. 이미지의 정치인, 대중에 의한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칭을 얻은 GH였지만, 정작 결정적인 순간에 자신이 가진 이미지의 틀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이미지의 희생자가 되고 말았다. 3부로 이어지는 GH의 대중 이미지 분석은 2009년 이런 이미지의 함정 속에서 GH가 어떤 변화의 경로를 겪게 되는지를 연속적으로 알려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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