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레이션·조은명
최근에는 연례적인 직장 건강검진 항목에 전립선 질환을 탐색하는 PSA(Prostate specific antigen) 검사가 포함될 만큼 전립선은 남자들에게 친근한 용어가 됐다.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지방 함량이 많은 서구식 식단에다 진단 기술의 약진과 전립선암에 대한 인식 변화 등이 전립선암 유병률을 크게 높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PSA 검사의 기여도를 외면할 수 없다. 혈중 PSA 수치를 점검함으로써 전립선암 조기 진단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PSA는 거의 예외 없이 전립선 상피 세포에서 만들어지는 당 단백질이다. 항 응고 효과가 있어 정액을 액화시키고 정자의 운동성을 높인다. 특유의 알칼리성으로 질 내 산성 환경을 중화시키고 자궁 경부의 점액을 용해시켜 정자의 수태능력을 크게 개선한다.
정상 전립선은 생성된 PSA 중에서 극히 일부만 혈류로 새나간다. 그러나 전립선이 비대해지면 상당량이 누출되고 전립선암일 때는 다량의 PSA가 빠져나가 혈중 PSA 수치가 높아진다. 그러나 PSA는 전립선암 특이 항원이 아니라 전립선 특이 항원이다. 따라서 전립선암이 아니라도 전립선의 조직학적 구성과 용적에 따라 증가할 수 있다. 실제로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4분의 1가량이 정상치 이상의 PSA 수준을 보이며 전립선 염증만으로도 이 수치는 증가할 수 있다.
정상인의 혈중 PSA 값은 0~4mg/mL 범위다. 처음 검사에서 정상 범위 내에 포함된다 해도 첫 번째 PSA 값은 향후 전립선암 발생 확률을 예측하는 지표로 참고한다. 첫 번째 PSA 값이 1.0~1.5mg/mL일 때는 1.0mg/mL 이하인 사람에 비해 2배, 2.0~3.0mg/mL이면 1.0mg/mL인 사람에 비해 5배 정도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PSA 수치가 높을수록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따라서 50세 이후 남자들은 처음 PSA 검사치를 참고하여 매년 또는 2년 간격으로 피검사를 받아 전립선암 발생 여부를 미리 점검하는 것이 좋다.
나이가 들수록 전립선이 커지는 만큼 PSA 수치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PSA 정상치도 연령에 따라 차이를 두어야 한다. 50대가 0~3.5mg/mL, 60대 0~4.5mg/mL, 70대 0~6.5mg/mL이다.
전립선은 방광 앞에 서 있는(前立) 샘(腺) 조직이며 15~20g의 호두 알 크기다. 요도 일부가 전립선을 관통하기 때문에 전립선 질환은 곧 배뇨 관련 증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전립선은 여러 알의 포도송이 같은 조직학적 구조를 띤다. 포도 알이 선방(腺房), 포도 가지는 전립선 관에 해당된다. 사정 액을 자세히 살펴보면 끈끈한 점액성 물질과 말간 우유 같은 액체가 한데 섞여 있다. 시간이 지나면 점액성 물질이 액화되어 균일해진다. 끈끈한 물질은 정낭에서 유래된 액체이며 우유 같은 액체가 전립선 액이다. 전립선 액은 알칼리성으로 질 내 산성 환경을 중화시켜 정자를 보호하고 정자에 영양을 공급하여 운동성을 증진시킨다. 선방 상피 세포에서 전립선 액이 만들어진다. 전립선 액은 사정할 때 정낭 액과 함께 분출된다.
전립선은 남성 특유의 기관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여성에게도 전립선이 있다. 여성의 전립선은 요도 주위를 둘러싸는 요도 곁 샘(paraurethral gland)의 형태로 소위 G지점(G spot)이라는 부위에 집적되어 있고 매우 민감한 성감대로 거론된다.
전립선암은 조기에 발견하기만 하면 10년 생존율이 80%나 되는 ‘자비로운 암’이다. 하지만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발견이 쉽지 않다. 50세가 넘은 남성이라면 누구나 1년에 한 번쯤은 자신의 전립선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