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호

동영상 UCC의 아킬레스건

  • 김지현│ IT 칼럼니스트 http://oojoo.co.kr│

    입력2009-09-09 11: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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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영상 UCC의 아킬레스건

    2006년 12월 시사 주간지 ‘타임’에 실린 2006년의 인물, YOU.

    2006년 12월 시사주간지‘타임’의 표지 모델은 ‘YOU’였다. 바로 우리 자신이 2006년 타임이 선택한 올해의 인물이었던 것이다. 우리 모두가 올해의 인물이 된 것은 ‘유투브’ 덕분이었다. 사용자가 제작한 동영상을 전 세계에 전파할 수 있는 채널을 보유한 유투브는 2006년 IT의 미래상이었고, 2007년에는 국내에서도 ‘다음’의 TV팟, 판도라TV, 앰엔캐스트 등 다양한 동영상 UCC 서비스들이 주목받았다. 하지만 2009년부터 이들 서비스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잭팟을 기대했던 동영상 UCC가 돈은 벌어주지 못하고 서비스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만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애물단지가 되었기 때문이다. 동영상 UCC가 주는 비즈니스적 가치와 미래를 예상해본다.

    2006년 12월 타임은 2006년에 구글에 16억달러에 인수된 유투브를 만든 우리 모두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유투브는 사용자가 동영상을 올리는 그릇을 제공하고, 이 그릇에 담긴 사용자들의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인에게 전파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었다. 그런데 유투브는 3년이 지난 지금도 초기 투자금액과 비교해 영 초라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2008년의 유투브 수익은 1억달러로 추정된다. 16억달러의 투자에 비하면 매출도 저조할 뿐 아니라 매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돈 먹는 하마이자 미운 오리새끼?

    유투브와 같은 동영상 UCC 서비스의 가장 큰 문제는 비용이 많이 든다는 데 있다. 실제 동영상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사용자들이 업로드하는 동영상 파일을 저장하는 스토리지에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또 동영상을 촬영하는 캠코더와 휴대전화의 성능이 날이 갈수록 좋아지기 때문에 동영상 파일의 용량이 커져 저장 공간도 많이 필요하다. 또 이렇게 업로드된 동영상을 전세계의 사용자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인프라 비용이 상당히 많이 든다. 이렇다보니 유투브의 한 해 운영비는 7억달러를 넘는다. 이 비용은 매년 상승하지만, 그에 걸맞게 매출이 증대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사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저작권에 있다. 전세계 각지에서 올린 동영상들 중에는 개인이 제작한 영상이 아닌, 저작권자가 존재하는 동영상(드라마, 영화, 스포츠 등)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이처럼 저작권 보호를 받는 동영상을 유투브가 일일이 검색할 수는 없다. 저작권 문제가 발생한 동영상에 대한 저작권자의 저작권 침해 소송과 손해배상 청구가 줄을 잇고 있다. 실제 구글이 유투브를 인수한 후인 2007년 초, 비아컴은 유투브에 올라온 약 16만개 이상의 비디오 클립이 MTV 등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10억달러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런 사정은 글로벌 기업인 유투브뿐만 아니라 한국의 동영상 UCC 서비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그런 이유로 2009년 3월에 한국의 대표적인 동영상 UCC 사이트인 앰엔캐스트(MNCAST)가 서비스 중단을 선언했다. 그 외의 동영상 UCC 사이트도 사정은 비슷하다. 다음의 경우 TV팟 서비스의 노출을 첫 페이지에 공개하기를 자제하고, P2P 방식의 동영상 재생 서비스를 적용했다.

    그렇다면 왜 동영상 UCC는 돈이 되지 않는 것일까? 왜 기업들은 사용자들이 올린 수많은 동영상 UCC에 광고를 게재하지 않을까? 사실 사용자들이 올린 동영상 모두가 눈길을 끄는 것은 아니다. 무수한 동영상 UCC 중 극히 일부의 동영상만이 주목받을 뿐, 대부분의 동영상은 나 혼자만 보고 즐기는 나홀로 동영상이 되기 일쑤다. 나홀로 동영상들은 광고를 싣는 의미 자체가 없을뿐더러 불필요하게 스토리지를 차지하고 운영비만 과중하게 낭비하는 주범이다.

    게다가 동영상 UCC 대부분은 화질이나 구성, 내용이 열악하고 신변잡기나 엽기적인 내용이 많다. 이러한 동영상에 기업 광고를 게재하는 것은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거나 광고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방해가 된다. 아무리 조회수가 높은 동영상이라 할지라도 그 동영상의 내용이나 구성이 조잡하고 신변잡기적인 것이라면, 광고 이미지가 훼손될 우려가 있는 것이다.

    동영상 UCC의 아킬레스건

    2009년 3월 서비스 중단을 선언한 MNCAST

    그러나 동영상 UCC가 앞으로도 계륵(鷄肋) 신세에만 머무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동영상은 텍스트나 이미지보다 전달력이 높으며,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은 만국 공통어이기도 하다. 책이나 신문, 잡지, 라디오보다 TV가 친숙하고 영향력이 큰 것과 같은 이치다. 우리는 이미 케이블TV를 통해 다른 나라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드라마와 영화, 스포츠를 보고 있다. 동영상은 그만큼 타 매체에 비해 친숙하고 직설적이다. 인터넷에서 막강한 비즈니스 모델로 자리 잡은 검색 비즈니스의 성공은 검색 서비스 덕분이다. 검색은 도깨비 방망이처럼 사용자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을 뚝딱 대답해준다.

    검색이 사용자에게 적절한 결과물을 대령할 수 있는 이유는 인터넷상에 게재된 수많은 콘텐츠 덕분이다. 그 콘텐츠는 네이버의 지식인처럼 Q&A 게시물로 존재하기도 하고, 블로그와 카페에 게재되기도 한다. 이렇게 게재된 콘텐츠들이 검색의 대상이 되어 검색 서비스의 만족도를 높였고, 그로 인해 검색 비즈니스를 잉태시킨 것이다.

    화려한 백조를 꿈꾸는 UCC

    검색 대상으로서 동영상 UCC 또한 훌륭한 콘텐츠다. 기존의 검색이 주로 텍스트 위주로 구성되었다면, 미래의 검색은 한층 다양해질 것이다. 텍스트 외에 이미지, 지도, 동영상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검색의 범위와 종류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동영상 검색 역시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로 성장할 것이며 그때를 위해 동영상 UCC의 데이터베이스와 양적 확보는 중요하다. 구글의 유투브 인수는 미래 검색을 위한 준비과정이기도 했다. 인수 이후 구글은 유투브 검색 기능을 보강하면서 영상 속의 인물이나 오브젝트 대상의 검색까지 준비하고 있다.

    동영상 UCC의 아킬레스건

    ‘다음’의 브랜드팟에 입점된 케이블TV OCN

    물론 동영상 기반의 광고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투자와 시도도 꾸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미 유투브에는 브랜드 채널이 제공되어 특정 기업이나 상품에 대한 마케팅 목적의 영상들이 게재되고 있다. 또한 ‘유투브에 등록된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 동영상’ 내에는 다양한 방식의 광고들이 삽입되고 있다. 단, 유투브 동영상 광고는 유투브에 콘텐츠 공급자로 등록되어 직접 등록한 동영상에 광고를 선택, 게재할 수 있는 방식이므로 일반 사용자가 올린 동영상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한국도 이 같은 추세에서 예외가 아니다. 판도라TV에는 브랜드 채널이 마련되어 있어 브랜드를 홍보하거나 콘텐츠를 판매하는 용도로 활용되고 있다.

    동영상 UCC 서비스에는 사용자들이 직접 제작해 올리는 동영상 외에 TV나 영화 등으로 제작된 동영상도 포함된다. 뉴욕타임스, NBC유니버설과 폭스TV가 합작해 만든 RMC(Ready Made Contents) 동영상 서비스인 훌루닷컴은 NBC, FOX, MTV 등 TV 콘텐츠와 NBC유니버설, 소니픽쳐스 등 메이저 영화사들의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며 광고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된다. 이 서비스는 개시 1년 만에 7000만달러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훌루닷컴은 UCC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동영상 광고의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RMC의 위력과 영향력을 인지하고 유투브 등에도 저작권을 해결한 RMC들이 UCC와 함께 통합 제공되면서 동영상 UCC들은 TV의 기존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네이버’ 비디오에는 채널 메뉴(http://video. naver.com/Channel Main.nhn)를 통해서 여러 케이블TV와 분야별 전문 비디오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다. 다음의 TV팟에서 제공되는 브랜드팟(http://tvpot. daum.net/video/Top. do)은 시청자 수가 적어 TV에서 방송하기 어려운 특정 스포츠 중계나 온라인 게임 중계를 틈틈이 내보내며 인터넷 TV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나우콤’의 아프리카(http://www. afreeca.com) 서비스에서도 해외의 방송들이 실시간으로 중계되고 있다.

    동영상 UCC 서비스는 미운 오리에서 화려한 백조로 거듭날 때를 기다리고 있다. 비록 당장은 수익모델 부재와 과다한 운영비, 투자비로 인한 어려움에 허덕이고 있지만, 비용의 효율화와 비즈니스 모델의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 새롭게 조망받을 것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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