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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 직업학교 기반 닦는 대경대학

학교 안에 미용실, 양조장, 레스토랑… ‘입학=입사’ 목표로 CO-OP 교육

명문 직업학교 기반 닦는 대경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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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졸 실업자가 넘쳐난다. 그러나 입학하면 대부분 취업이 보장되는, 작지만 실속 있는 대학도 있다. 전국에서 학생이 모여들고, 수업은 곧 기업활동이며, 그 결과물은 매출로 연결된다. 취업률 98%. 농촌에 터를 잡고 있지만 세계적 명문 직업전문학교의 꿈을 키워가는 대경대학의 오늘과 내일.
명문 직업학교 기반 닦는 대경대학
꽃피는 4월. 경북 경산시 자인면 단북리 대경대학(학장·유진선) 캠퍼스는 온통 복사꽃 향기로 가득하다. 마을에서 대학 정문으로 이어지는 길의 양쪽에는 복숭아밭이 500m쯤 정원처럼 가꿔져 있다. 매년 이맘 때면 6만8000㎡의 자그마한 캠퍼스 안은 온통 복사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나 장관을 이룬다.

지금으로부터 15년 전, 인구 7000여 명의 전형적 농촌인 자인면에 대학이 들어설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더욱이 복숭아밭과 야산 한 가운데에 자리잡은 대학이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성장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상상치 못했다. 그러나 대경대는 인근에 포진한 4년제 종합대학들의 틈새를 비집고 활기찬 생명력을 과시하고 있다.

‘대경’은 ‘대구와 경북’의 첫 글자를 의미하지만 이곳에서 공부하면 ‘큰(大) 경사(慶)’를 이룬다는 뜻을 담고 있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이 학교는 지금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며 유명세를 타고 있다.

산학일체형 교육의 위력

대경대는 유진선 현 학장이 시간강사로 뛰던 1993년 문을 열었다. 그때 유 학장의 나이는 33세. 그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업이 어려운 현실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끼고 있었다. 이를 악물고 뛰어다니기를 15년, ‘규모는 작더라도 속이 꽉 찬 전문직업학교를 만들겠다’는 그의 꿈은 현실이 됐다.



6개 학과 480명으로 출발한 대경대는 현재 22개 전공분야에 4200명의 학생이 북적이는 만만찮은 대학으로 훌쩍 자랐다. 학생 충원율은 매년 100%. 그러나 이 학교 학생들은 다른 대학들처럼 힘겨운 모집 ‘작업’을 통해 끌어들인 게 아니다. 또한 소재지인 경북이나 인근 대구에서 모두 충원한 것도 아니다. 올해 입학한 1964명 가운데 대구·경북 출신은 47%. 절반이 넘는 나머지는 전국 각지에서 찾아왔다. 서울과 경기 출신이 16%, 부산·대전·광주·울산 등지에서 온 학생이 37%를 차지했다.

특히 모델과와 뮤지컬과, 연극영화과, 호텔조리과, 뷰티디자인학부의 경우 지원자와 합격자의 35%가 수도권에서 고교를 졸업한 학생들이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해 9월 공개한 전국 대학 취업률에서 대경대는 졸업생수 2000명 이하 대학에서 전체 취업률 98%로 1위권에 들었다.

요즘은 전문대학이든 4년제 종합대학이든 산학(産學)협력체제가 거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만, 대경대는 2001년에 ‘산학일체형 CO-OP(Co-Operative)’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입학=취업’이라는 방향을 일찌감치 설정한 것. 2003년부터 지금까지 교육인적자원부의 시범 프로그램으로 운영되고 있는 CO-OP는 그동안 전국 150여 개 대학이 벤치마킹을 했다. 이 프로그램은 2005년 제2회 대한민국 지역혁신박람회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지난 3월6일 대경대 디자인동 4층 헤어숍 CO-OP실. 대학 내 시설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잘 꾸며진 미용실에는 가위를 든 학생들의 손놀림이 세련미를 풍겼다. 이곳에서 진행되는 실습 형태 수업은 주로 외부 손님을 대상으로 한다. 학생들은 실제 미용실을 운영하는 주인이 되고, 손님은 실습 대상이 아닌 진짜 고객이다. 이 미용실의 단골이 된 이미경(36·대구 수성구 신매동)씨는 “파마 가격이 시중에 비해 매우 저렴한 데다 머리 손질 수준도 뛰어나 자주 찾는다”고 했다.

지난해 뷰티디자인학부가 주최한 국제헤어디자인경진대회에서 이 대학 학생들이 유럽 학생들을 제치고 대상을 차지한 것도 바로 CO-OP형 공부를 통해 닦은 실속형 교육의 결과다. 이 같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지난해 3월에는 호주 멜버른에 TK(대경) 뷰티칼리지를 개교했다. 헤어와 메이크업, 스킨케어 등 5개 전공에 250명의 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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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효 동아일보 사회부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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