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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2일 졸업 20주년 홈커밍데이, 20만원 납부 희망’
메시지를 본 순간 절로 장탄식이 흘러나온다.
“아! 벌써 졸업 20년이라니….”
정말 오랜만에 나간 동기회 자리. 화제는 홈커밍데이로 모아진다. 총무가 기자의 무심함을 탓하며 쏘아붙인다.
“넌 동문회도 잘 안 나오고 직업 멀쩡하니까 50만원은 내야지. 동기와 선생님 모두 특급 호텔로 모신다. 가족도 전부.”
졸업 20주년 모교 방문과 사은회 행사 예산이 6000만원에 가깝단다. 좀더 따지려드니 총무가 한마디로 뭉개버린다.
“잔소리 말고 빨리 좀 내라~잉? 무조건 50만원으로 잡아놓는다.”
동기회측은 이참에 1억원을 모아 행사를 하고, 남는 돈으로 동기 기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20년 만의 모교 방문을 앞둔 동기들의 애교심은 하늘을 찌를 듯하다. 새삼 ‘내가 참 대단한 학교를 나왔구나’ 하는 생각이 스친다.
모교가 지난해 개교 90주년을 맞았다는 사실을 신문을 통해서야 알게 된 ‘몰염치한 동문’은 갑자기 자신이 왜 이토록 모교와 은사를 외면하고 살았는지 의문이 든다.
지난 4월9일 이른 새벽, 고교 졸업 후 20년 1개월여 만에 모교로 향하는 취재 길에 올랐다. 기자는 1984년 3월2일 대구 경북고등학교에 입학해 1987년 2월24일 졸업했다. 졸업횟수, 즉 기수는 68회. 이 학교는 태어난 해와 졸업횟수가 같다. 가령 1948년에 태어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위원은 48회 졸업생이다. 우리 나이로 8살에 초등학교에 들어가 중·고등학교 6년을 이상 없이 마쳤다면 생년과 졸업횟수는 정확하게 일치한다. 기자는 1968년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