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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도시에 첨단을 입히다

박승호 포항시장

강철의 도시에 첨단을 입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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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미래 성장동력과 고급두뇌의 집결지로
  • ● 거리에 美를 주는 테라노바 프로젝트
  • ● 유도 8단의 글로벌 일류도시 만들기 실험
강철의 도시에 첨단을 입히다
박승호(朴承浩·53) 포항시장은 ‘유도 8단’이다. 포항고 재학 시절 하얀 도복과 검은 띠에 매료되어 유도에 푹 빠져 살았다고 한다. 대학도 용인대의 전신인 유도대에 입학한다. 그러나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가 되지는 못했다. 대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서울올림픽조직위원회’에 공채(1983년)로 들어갔다.

이렇게 공직과 인연을 맺은 그는 청와대 행정관, 경북 봉화군수, 행정자치부 조사담당관과 한국지방자치단체 국제화 재단 초대 북경 사무소장을 지냈다. 정년을 12년 남겨두고 나와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으로 포항시장에 당선됐다.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선 전국 기초단체장 중 두 번째로 높은 74.7%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그는 중국사회과학원 법학 박사, 한국체대 이학 박사 등 2개의 박사 학위가 있고 홍조근정훈장, 대통령표창을 받았다. 부인 이하옥씨는 서울 MBC 아나운서 출신이다. 이러한 그의 이력은 잘 짜인 직물처럼 느껴진다.

그가 펴는 시정(市政)은 어떠할까? 사실 도시행정의 총론과 각론이 빈틈없이 교차되어야 그 도시는 성장할 수 있다. 먼저 총론부터 들어보자. 그는 산업도시 포항을 글로벌 일류 도시로 도약시키고자 한다고 말한다. 관광산업은 그 과정에서 새롭게 발견한 경쟁력이다. 다음은 박 시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지난 1월 ‘한국관광대상’을 수상했는데….

“관광업계 CEO, 언론인 등 100여 명의 관광전문가로 구성된 한국관광클럽이 관광 인프라 구축이나 관광 마케팅에서 성과를 보인 자치단체장에게 시상하는 상입니다. 그동안 우리 포항이 전국적으로 소개가 덜 되어 있던 건 사실이거든요. 특히 관광 쪽으로는요. 여름 피서철 빼고는 찾는 사람이 많지 않아요.”



▼ 그런데 변화가 좀 있었나 보죠?

“포항 구룡포에 과거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집단적으로 거주했던 촌락이 아직 남아 있어요. 230여 채 중 80여 채가 거의 원형대로 있어요.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클 거예요. 거길 일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관광상품으로 개발하고 있는 거죠.”

구룡포의 일본인 마을

▼ 어떤 방식으로 개발했나요?

“저희 쪽 기록에는 일본인들이 집단적으로 살았다는 내용만 있지 구체적으로 누가 어떻게 와서 살다가 돌아갔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남아 있지 않아요. 광복이 되자마자 일본인들이 다 떠났으니까요. 수소문 끝에 구룡포에 살던 일본인들이 ‘구룡포회’라는 모임을 만들어 만나오고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래서 작가를 일본에 보내 이들을 만나 이야기를 취재해 오도록 했죠.”

▼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이 강조하는 ‘관광상품의 스토리텔링’인가요?

“그렇죠. 우리는 그 이야기를 책(‘구룡포에 살다’)으로 엮어 한국어판과 일본어판을 내고 도쿄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습니다. 모리·아베 전 총리, 야구선수 장훈씨 등 일본의 많은 유명인사가 찾아와 성황리에 마무리됐죠. 이후 포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이 많아졌어요. 한 해 1만명이 찾기도 하죠. 앞으로 140억원을 들여 구룡포 일본인 마을을 아름답게 정비해 일본인 관광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필수적으로 들르는 코스로 만들어볼 계획이에요.”

박 시장은 “소문이 안 나 그렇지 포항에는 가볼 만한 관광 인프라가 많다”고 말한다. 해안가에 웅장하게 서 있는 포스코 공장은 산업관광 방문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한다. 도심 한가운데로 펼쳐진 비치(beach)와 주변의 잘 정돈된 상권은 여행에 즐거움을 준다고 한다. 포항시에 따르면 ‘테라노바(새로운 땅) 포항’ 프로젝트로 도심 거리를 아름답게 정비해나가고 있다. 중앙상가는 차 없는 거리가 되고 실개천이 흐른다. 이 아이디어는 2008년 대한민국 공간문화대상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으며 전국 여러 도시에서 벤치마킹하고 있다. 가로수 밑에 잔디를 심는 등 전체적으로 시가가 깨끗해지고 있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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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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