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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의 image 전략

대중과 소통하라!

  • 송홍근|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carrot@donga.com

CEO의 image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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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소 → 필수요소

CEO의 image 전략

이주연 리더스커뮤니케이션 대표

용어를 정리하고 넘어가자. 기업 이미지 즉 기업 정체성을 CI(Corporate Identity)라고 부른다. SK그룹의 행복날개처럼 이미지를 통합·관리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걸 이미지 통합이라고 한다. PI는 CEO, 리더의 이미지를 가리킨다. PI도 CI처럼 전략적으로 관리·운용하는데, 한국기업의 PI전략은 아직 농익지 않았다는 평가다.

스티브 잡스, 빌 게이츠를 떠올려보자. 애플, MS의 CI는 이들의 PI와 통합돼 있다. 2월11일 잡스가 재입원했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4분 만에 애플 주가가 355달러에서 349달러로 급락했다. 순식간에 100억달러(11조원)가 증발한 것. 소비자, 주주는 애플과 잡스를 한 묶음으로 여긴다.

“잡스가 프레젠테이션 때 입는 빛바랜 청바지, 검정색 터틀넥 셔츠, 흰색 운동화는 열정·창조·색다름이라는 애플의 아이덴티티와 일치한다. 은색 무테 프레임 안경은 날카로운 눈매를 보완하면서 진보적인 이미지를 준다. 대중은 애플 제품을 구입하면서 잡스의 이미지를 함께 소비한다. 1970~80년대 CI라는 개념이 들어왔을 때 기업들은 의아해했다. 제품만 잘 만들면 그만이지, 쓸데없는 곳에 뭣 하러 돈을 퍼붓느냐는 거였다. 지금 CI는 브랜드 제고 정책에서 으뜸이다. 선진국에선 PI도 마찬가지인데, 한국기업들은 PI에 서투르다. CEO 이미지가 좋아야 그 기업이 만든 제품에 호감을 갖는다. PI전략을 잘못 짜면 CEO리스크가 닥쳤을 때 관리에도 애를 먹는다.”(이주연 대표)

GS그룹의 CEO가 누구더라? 대한항공 하면 떠오르는 CEO는? 한국 기업에서 PI전략은 홍보라인 임원이 수립하고 팀원이 실무 작업을 한다. 이 과정에서 PI를 전문으로 하는 컨설턴트에게서 진단·코칭을 받는다.



글로벌 시장에선 CEO에 초점을 맞춘 마케팅 바람이 거세다. PI는 기업 가치에도 영향을 미친다. 소셜 미디어로 불리는 트위터, 페이스북은 이집트혁명의 동력 중 하나로 꼽힌다. 이렇듯 미디어 환경이 변모하고, 소통 방식이 다채로워지면서 PI전략도 바뀌고 있다.

“CEO의 소통능력, 이미지가 기업을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 기업·조직은 상징적 자본(symbolic capital)이 필요했다. 좋은 평판·이미지가 그것이다. CI를 강조한 것은 상징적 자본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기업·조직에 상징적 자본을 넘어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요구한다. 과거엔 PI가 미흡하더라도 다른 요소로 대체가 가능했다. 대중과 소통하는 CEO의 능력이 과거에 여러 핵심요소 중 하나였다면, 지금은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요소다.”(이종혁 교수)

bad case

나쁜 사례(bad case)로 지목되는 게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다.

시곗바늘을 2006년 11월로 되돌려보자. 한화그룹은 ‘한화 트라이서클(TRIcircle)’이라는 새 CI를 공개했다. CI 개편을 통해 화약 냄새를 벗고 동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고자 했다. CI 개발은 ‘프라다’ ‘에스티로더’ 브랜드 디자인으로 유명한 카림 라시드에게 의뢰했다. 이듬해 3월 김승연 회장이 보복 폭행 사건에 연루되면서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CI 개편이 발목을 잡혔다. 한화그룹이 그간 PI 관리를 잘못해온데다 위기관리도 투박했다. 김 회장이 남대문경찰서에 출두하던 날 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의 인간적 면모’라는 제목이 붙은 보도자료를 냈다. “김승연 회장의 부정(父情)은 이 시대 사라진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일화가 아닌가 생각한다”는 문구가 불에 기름을 부었다. PI 전문가들은 위기 때는 납작 엎드리라고 가르친다. 2007년 9월1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 때의 연출도 해서는 안 될 사례다. 김 회장은 수염을 깎지 않은 얼굴로 휠체어에 앉았다. 환자복을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었다.

1월12일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의 모친 이선애 태광산업 상무도 구급차를 타고 서울서부지검에 도착한 후 침대에 누워 검찰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몸과 얼굴은 패딩 점퍼와 마스크로 감췄다. 검찰은 이날 ‘재벌 오너와 휠체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2006년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2007년 김승연 회장을 꼬집는 기사를 스캔한 것이었다. “한국 재벌 총수들은 곤란한 일이 생기면 휠체어를 탄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비꼰 적이 있다.(2007년 9월12일자) 휠체어 출두의 원조 격은 한보그룹 정태수 전 회장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도 휠체어를 활용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도 X파일 수사가 한창일 때 휠체어를 탔다. 정치인들도 이따금 휠체어를 사용한다. 2004년 현대그룹 비자금 사건 때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표적이다.

를 보자. 동정심을 불러일으키기는 커녕 반감을 산다. 휠체어 콘셉트는 하책 중 하책이라고 전문가들은 꼬집는다. ‘회장님’들과 함께 기업 이미지도 휠체어에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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