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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 고발

경동 · 경복 · 동우대 설립자 · 총장의 횡령 실태

학교 돈으로 어머니 병원비, 결혼축의금 내고 억대 정치후원금까지…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경동 · 경복 · 동우대 설립자 · 총장의 횡령 실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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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 · 경복 · 동우대 설립자 · 총장의 횡령 실태
2002년 2월에는 이사회 의결 없이 구입한 서울 종로구의 한 빌라를 장남 성용씨와 차남 지용씨가 무상으로 쓰도록 해 교비 7400여만원이 사라졌다. 또 박사과정에 다니던 성용씨를 경동대 기획실장에 채용하면서 정상 급여보다 7000여 만원 많은 1억5000만원의 연봉을 줬고, 아내 고희재(현 경동대 이사장)씨와 공모해 남동생 전처에게 2억여 원을 10년 무이자로 빌려주기도 했다.

학교법인은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지만, 전씨는 경동대 수익금으로 1억원이 넘는 돈을 국회의원 후원금으로 냈다. 이 밖에 동우대 기숙사 수입금과 미용실 임대료 등 10억여 원과 경동대 자동판매기 임대료 3억7700여만원도 각 대학 교비 계좌가 아닌 경동대 법인 계좌로 입금시켰다.

전씨는 결국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과 업무상 횡령, 업무상 배임, 농지법 위반 등으로 징역 3년(집행유예 5년)에 벌금 7억원을 선고받았다. 이러한 횡령을 공모하거나 묵인한 총장(당시 신동진 경동대, 이보령 경복대, 이원재 동우대 총장)은 벌금 4000만원, 현재 경복대 총장인 차남 지용씨는 업무상 배임죄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항소를 포기해 형이 확정됐다.

2008년 8월에야 1심 판결이 난 것은 수사가 시작되자 설립자 전씨가 외국으로 출국한 이유가 컸다. 2005년 12월 춘천지검 원주지청 수사가 시작되자 전씨는 이듬해 1월 아내 고희재씨와 일본으로 출국했다가 2007년 9월 귀국했다. 앞서 1998년 평택공과대를 인수할 때도 경복대 교비 등을 인출해 수사가 시작되자 일본으로 출국해 1년 뒤 귀국했다. 그를 잘 아는 학교 관계자 A씨의 말이다.

“수사가 시작되면 전씨는 항상 외국으로 출국했다가 어느 정도 수사가 마무리되면 돌아왔다. 시간이 지나면 수사 칼날이 무뎌지거나 담당 검사가 바뀌기도 했는데, 원주지원 사건 담당 검사도 그가 일본에 머무는 동안 교체됐다.”



전씨는 1998년 평택공과대를 220여억원에 사들일 때도 자신의 ‘관할’인 경동대와 동우대, 경복대 교비 257억원을 빼 썼다. 횡령 등으로 1심(수원지법 평택지원)에서 징역 3년에 벌금 30억원을, 2001년 2월 항소심(서울고법)에서 징역 1년6월에 벌금 10억원을 선고받았다. 횡령은 인정되지만, 인출한 돈을 학교 인수 자금으로 썼고, 선고 전 학교법인 경동대 이사직과 경동대 총장직에서 물러난 것이 감형 이유가 됐다. 하지만 2008년 원주지원 사건을 보면, 그는 서류상 물러난 것일 뿐 여전히 대학 재정을 좌지우지했다.

두 사건의 공통점은 학생과 학교에 쓰여야 할 교비로 땅을 사고, 쌈짓돈처럼 썼다는 점이다. ‘법인 돈’과 달리 교비는 총장이 엄격히 보호해야 하지만, 거수기 단계를 넘어 공모했다는 점에서 총장의 도덕적 해이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다.

전직 법인 관계자 B씨는 “절대 권력자이면서 임용권자인 대학 설립자 앞에서 총장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상당 부분은 총장 모르게 일부 교직원이 일을 저질러, 자신이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회고한다.

법원 판결과 교과부 감사 등으로 전씨가 임원 자격을 박탈당한 뒤, 그 빈자리는 가족들이 채웠다. 교과부 감사 자료와 또 다른 법원 판결문을 보자.

학교법인 경복대 이사장이던 아내 고순자씨는 1998년 경기 남양주시에 (가칭) 북서울대를 설립하기 위해 교육·수익용 기본재산으로 토지 19만6138㎡와 현금 110억여 원을 출연하기로 하고 교과부로부터 인가를 받는다. 남편 전씨가 무상출연한 것으로 설립계획을 제출한 뒤 허위로 재산출연증서를 작성했다. 당시에도 ‘출연금 지갑’은 경복대 교비였다.

이로 인해 북서울대 설립 인가는 취소됐지만, 아내가 이사로 있던 경복대 이사회는 2002년 9월 남양주 분교를 설치하기로 의결했고, 결국 2006년 3월 경복대 남양주 캠퍼스로 개교한다. 허위로 설립허가를 내고 교비를 유용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전씨의 의도대로 학교를 운영하게 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당시 경복대 이사장이던 아내 고씨와 이사 전씨는 1999년 7월29일 임원 취임 승인 취소처분을 받는다.

2부 | 교과부 특혜 논란

허위로 설립계획서를 제출하고, 경복대 교비를 쓴 책임을 물어 임원 자격이 박탈된 전씨의 아내 고씨는 2002년 6월 고희재로 이름을 바꿔 다시 경복대 이사로 취임한다. 고씨는 이듬해 1월에는 경동대 이사장이 돼 현재까지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2004년 10월에는 경복대 이사장에 취임했다. 차남 지용씨도 경복대 부학장이던 지난 2008년 업무상 횡령죄로 벌금 30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이듬해 총장이 됐고, 장남 성용씨는 경동대 기획실장으로 초과 보수를 받고, 농지법 위반으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지만 지난 5월 경동대 총장이 됐다. 학교 교비를 횡령한 이들이 도덕적으로 존경받아야 할 총장이 된 데는 교과부의 ‘소극적인 법 적용’도 한몫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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