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8월호

한국 ‘원전 기술 독립’ 어디까지 왔나

2022년 토종 원자로 첫 가동 목표로 순항

  • 이태호 | 한국수력원자력㈜ 안전기술본부장

    입력2011-07-21 11: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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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전 컨소시엄 선진 4강 구도 맹추격
    • 노심설계 코드 2010년 3월 개발 완료
    • 원자로 냉각재펌프 기술도 2012년 6월 국산화 예정
    • 한수원, 매출액 6% R&D 투자
    한국 ‘원전 기술 독립’ 어디까지 왔나

    신고리 원전 1,2 본관 건물 전경.

    2009년 12월27일 중동지역에서 최초로 건설되는 아랍에미리트(UAE)원전사업 수주전에서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세계 원전 최강국인 프랑스 아레바 사와 미국 GE-일본 히다치 컨소시엄을 제치고 최종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는 우리나라가 원자력발전을 도입한 지 30여 년 만에 ‘한국형 원전(APR1400-Advanced Power Reactor, G-7 프로젝트 사업을 통해 2001년 개발된 한국형 신형원자로)’ 첫 수출에 성공한 역사적인 쾌거였다. 미국, 프랑스, 러시아, 캐나다, 일본에 이어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한국형 원전이 이번 UAE 원전 수주에 성공한 것은 무엇보다도 지난 30여 년간 정부가 원전 건설 및 기술자립 계획을 수립, 차질 없이 이행했고 산업계에서도 원전을 안전하게 건설하고 운영해 세계적 수준의 안전성과 경제성을 유지해온 덕분이다.

    UAE 원전사업 수주 당시 모하메드 알 함마디 UAE 원자력공사(ENEC)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에서 “한국형 원전의 가장 큰 매력은 세계적 수준의 안전성과 운영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특히 한국전력 컨소시엄은 다른 경쟁 업체에 비해 안전성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UAE 원전 수출은 한국형 원전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널리 인정받는 계기가 되었으며, 한국형 원전의 인지도 제고로 세계 원전시장에서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됐다. 다만 원전의 핵심기술 중 일부 부족한 부분이 있고, 세계 원전공급사 및 각국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져 한국형 원전도 이에 맞춰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원전 수요, 중국 인도 주도



    원전이 녹색성장의 주요 수단으로 평가되면서 중국, 미국, 핀란드, 인도 및 아랍국가 등 전세계적으로 원전 건설의 확대 및 신규 도입이 추진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세계 원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선진 원전 공급사들은 경쟁력 강화를 통한 시장 지배력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세계 원전 시장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나 현재 온실가스를 포함하는 에너지 문제 해결에 원전만한 대안이 나오지 않아 수요의 증가 전망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010년 8월 발간한 RDS-1 자료에 따르면 세계 원전 용량은 2009년 371.9GWe(기가와트 일렉트릭)에서 2030년에는 최소 546GWe, 최대 803GWe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세계원자력협회(WNA)는 2030년까지 44개국에서 총 417개의 원전이 추가 건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 인도 등이 대규모로 원전 건설에 나선 것이 주요 요인 중 하나다.

    지금까지 세계 원전 시장은 웨스팅하우스(WEC·미국), 아레바(프랑스), GE(미국) 등이 주도해왔다. 신규 원전 시장은 메이저 공급업체의 대표 노형을 두고 치열한 경쟁 상태에 있는데 웨스팅하우스(일본 도시바에서 인수)의 1000MW급 AP1000(가압경수로), 아레바의 1600MW급 EPR(가압경수로), GE-히타치의 1550MW급 ESBWR(비등수로) 등이다.

    대규모 원전을 건설하는 중국과 인도에서도 원전 기술 자립 및 기자재 국산화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 중이며 기존의 원전 공급업체와 협력도 진행 중이다. 세계 원전 시장은 지배력이 강한 소수의 다국적 산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양상이다. 예를 들면 히타치와 GE는 합작회사 설립을 통해 BWR(Boiling Water Reactor) 공동 개발 및 마케팅에 매진하고 있으며, 아레바와 미쓰비시는 합작으로 1100MWe급 ATMEA1을 개발해 동남아 등 중형 원전을 선호하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4강 독주체제, 한전 맹추격

    원전 플랜트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원전 공급업체는 WEC, 아레바, GE, ASE(러시아) 등 4개 회사로 WEC, GE, ASE는 연구개발을 통해 독자모델을 개발했고 아레바는 원천기술 사용권을 WEC로부터 구매해 기술자립을 이뤘다.

    세계 원전 시장은 그간 도시바-WEC그룹, 아레바-미쓰비시그룹, GE-히다치그룹, 러시아 ASE 등 4개로 그룹화돼 있었으나 우리나라의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여기에 새로 등장했다.

    한국 ‘원전 기술 독립’ 어디까지 왔나
    도시바는 WEC를 인수함으로써 원전 부문에서 경수로 및 비등수로 기술을 모두 확보한 그룹으로 부상했고, 이에 자극을 받은 아레바는 일본의 미쓰비시와 연대를 결정했다. GE도 히다치와 연대하게 됐다. 러시아의 ASE는 독자 개발한 모델로 구공산권 국가를 중심으로 강한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 원자력산업은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원자력 침체기를 견뎌냈으며 2000년대 들어와서는 대규모 조정을 통해 원자력의 제2의 르네상스에 대비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 원전 시장은 주요 4개 그룹이 전체 시장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원전 시장은 높은 기술 진입 장벽으로 인해 신규 사업자의 진입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원전은 고도의 안전성을 요구하기 때문에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국가 및 업체가 매우 제한적이므로 위 4개 그룹의 경쟁 체제는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도시바-WEC, 아레바-미쓰비시 그룹이 원전 수주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여기에 우리나라의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후발주자로 추격하고 있다.

    ‘Nu-Tech 2015’ 전환점

    한편 예상치 못했던 후쿠시마 원전의 중대사고 발생은 원전 안전성의 중요성을 재차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앞으로 중대사고 및 대규모 자연재해 대처기술, 고유 안전성 강화 기술 개발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원전 선진국들은 이러한 미래 예측에 따라 신형 원전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원전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며, 안전성을 크게 향상시킨 새로운 개념의 원자로 개발 등을 통해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국내 원전기술 개발역사는 1978년 고리 1호기가 턴키(Turnkey)방식으로 건설되면서 원전 건설 및 운영기술을 어깨너머로 습득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이후 영광 3,4호기를 시점으로 복제기술 자립계획이 진행돼 사업자 주도의 건설 사업에 착수, 1995년 한국표준형원전 복제건설기술 자립도 95%를 달성했다. 다시 APR1400 기술개발(1992~2001)이 본격화돼 원전 도입 30여 년 만에 순수 국내 기술로 개량형 상용 원전인 신고리 3,4호기와 UAE 원전 건설이 진행되기에 이르렀다.

    이와 동시에 한국은 원전설비의 국산화, 운영기술의 고도화 및 국내 적용 등을 목표로 원전기술 고도화사업(1999~ 2006)을 추진,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술개발에 매진해왔다.

    원전 건설 기술 자립 이후 고도화는 어느 정도 달성했다고 볼 수 있으나 해외진출을 위한 핵심 원천기술의 확보나 선진 기술개발 추진 성과는 다소 미흡한 점이 있었다.

    예컨대 기존의 연구개발 체계를 재검토하고 해외진출이 가능한 수준으로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또한 가동 원전의 성능 향상과 원자력 발전의 지속발전기반 구축을 위한 성과 중심의 원전기술개발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2006년 12월 ‘원전기술발전방안(Nu-Tech 2015)’을 수립했다. 이는 원전 기술개발 환경 변화를 반영해 2015년까지 원자력발전 중장기 연구개발 로드맵을 제시하고, 중점 추진사업 및 기술을 도출해 성과중심 및 목표지향적인 기술개발에 착수코자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원전 기술자립도가 95% 정도에 달하지만 원전설계핵심코드와 원자로냉각재펌프(RCP:Reactor Coolant Pump),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Man Machine Interface System) 등의 3가지 핵심기술은 해외에 의존해왔다. 따라서 해외 수출시 발주처에서 기술이전을 요구할 경우 원공급사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편 2008년 8월 국가에너지위원회에서 확정한 제1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2008~30)에 따르면 전력공급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원전 비중(설비 기준)을 2006년의 26%에서 2030년에는 41%로 점진적으로 확대키로 했다. 더불어 2008년 9월22일 확정한 국가 신성장동력 비전과 발전전략에서는 일부 미자립 핵심기술의 국산화와 독자적인 해외진출이 가능한 대용량 수출 노형(爐型) 개발 필요성이 제시됐다. 이를 달성키 위해 APR+ (Advanced Power Reactor Plus)기술 개발과 원전 설계핵심코드 등의 핵심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수출제약요인을 완전히 해소하는 한편 원전 수출을 신성장 동력원으로 육성코자 했다.

    따라서 ‘Nu-Tech 2015’로는 현 정부 핵심주도사업인 핵심기술 및 대용량 신형원전 개발이 적기에 실현되기 어렵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2009년 2월에 기간 단축이 필요하다고 판단, 기술개발 완료시기를 당초의 2015년에서 2012년으로 앞당기도록 하고 사업 범위 등을 재조정해 ‘원전 수출 산업화를 위한 원전기술 발전방안(Nu-Tech 2012)’을 수립했다.

    한국 ‘원전 기술 독립’ 어디까지 왔나
    핵심기술 개발이 관건

    2000년대 초부터 원전 선진국들은 원자력 르네상스에 대비해 기술개발, 경제성 제고 등을 통해 세계시장 선점 경쟁에 주력해왔다. 우리나라도 원전 수출을 정부의 신성장 동력으로 지정, 2012년까지 원전을 수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런데 2009년에 ‘원전 첫 수출’이라는 성과를 거두게 됐다.

    한수원은 ‘Nu-Tech 2012’를 수립, 시행해오면서 정부의 이러한 목표를 기술적으로 지원키 위해 단기 전략으로는 OPR1000(Optimized Power Reactor 1000)과 APR1400의 수출을 위해 미자립 핵심기술 및 원천 설계기술을 개발하고, 중기 전략으로는 한국 고유 노형인 APR+ 개발을 통한 독자적인 원전 수출 기술을 완성코자 했다.

    ‘Nu-Tech 2012’의 비전은 명확히 원전기술 선진국 진입과 원전 수출 강국 실현이다. 해외 진출의 기술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해 장기적 원천 기술 개발 사업을 기획, 추진해왔다. 특히 한정된 연구 자원의 효율적 활용을 위해 정부의 연구개발 사업별로 명확한 역할 분담과 산학연 공동 연구를 통해 기존의 연구 성과가 체계적으로 실용화될 수 있도록 추진했다.

    더욱이 원전 플랜트 해외수출을 위한 기술개발 완료 목표 시한이 2012년으로 바뀌어 2012년까지 원전 설계핵심코드 개발 등 핵심기술 개발과 APR+표준설계 개발 계획이 앞당겨지게 됐다. 이에 따라 사업별 우선순위 조정 등을 통한 참여기업의 인력 조기 투입 및 추가 인력 확보, 재원의 단기 집중 투입 등의 전략을 채택했다.

    이같이 정부 주도로 수립된 ‘원전 수출 산업화를 위한 원전기술 발전방안(Nu-Tech 2012)’은 국내 원전 기술수준 분석결과를 토대로 핵심기술의 원천 소유권 확보 등 해외진출에 필수적인 원전기술을 개발하고 선진국 수준의 원전 운영기술 확보를 위해 기술개발에 주력하는 것을 주내용으로 한다. 이와 함께 원전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친환경 기술개발을 병행, 체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원전기술의 완전한 자립 및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핵심기술 개발 전략사업을 소개한다.

    먼저 ‘APR1400 후속 원전 개발’은 원전 선진국과 대등하게, 또는 그 이상으로 안전성과 경제성을 대폭 향상시킨다는 뜻이다. 2013년 이후 해외수출 주력 노형으로 개발하고 APR1400과 OPR1000 등에도 적용 가능한 공통핵심기술과 1500MWe급 원자로의 독자 설계를 통한 고유 설계 확보 등도 포함된다.

    둘째, ‘해외진출 핵심기술 개발’은 원전 해외진출을 위해 필요한 원천기술을 개발한다는 뜻이다. 안전해석, 노심설계 코드 패키지 국산화와 원자로제어 핵심장치인 MMIS(Man-Machine Inter-face System) 국산화 기술 개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APR1400의 수출 시장 다변화 등을 위한 시장맞춤형 기술개발로 세계 원전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 기준을 만족하기 위한 기술개발도 동시에 추진된다.

    셋째, 핵심기기 고유브랜드 확보 기술개발로 기술사용협정(License Agree-ment) 중 제외된 원자로냉각재펌프 제작기술을 국산화할 계획이다. 독자적인 제작 및 해외진출 능력을 보유하기 위한 기술개발도 포함된다.

    이 같은 3개 전략사업을 통해 중단기적으로는 APR1400 설계를 개선하고 핵심기술 및 핵심기기를 개발, 2010년대 중반 이전의 주력 노형으로 삼아 해외시장 진출을 도모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APR1400 후속 원전인 APR+를 개발해 경제성과 안전성이 향상된 한국 고유 노형으로 삼아 2010년대 후반부터 세계 원전시장에 대비하려는 전략을 갖고 있다.

    핵심 설계코드 차근차근 국산화

    주요 핵심기술별 개발계획을 보면 원전기술의 척도로 불리는 원전핵심 설계코드는 지금까지 전적으로 외국 기술에 의존해왔다. 따라서 원전의 해외수출에 큰 제약요인으로 작용했다.

    설계코드는 원자력발전소 설계에 사용되는 일종의 소프트웨어로, 안전해석 코드와 노심설계 코드로 구성된다. 안전해석 코드는 원전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사고를 예측, 원전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소프트웨어다. 노심설계 코드는 한 주기(18개월)의 핵연료 상태를 예측, 핵연료 장전량을 결정하는 소프트웨어로 미국정부 코드이거나 공급자 코드로, 판매를 목적으로 개발되는 상용 코드와는 달리 개발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된다.

    한국 ‘원전 기술 독립’ 어디까지 왔나
    이 중 노심설계 코드는 2010년 3월 개발을 완료, 현재 인허가가 진행 중이다. 당초 2013년 10월 목표로 했던 안전해석코드 개발은 2012년 12월까지 완료, 원천 국산 소유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개발기간 단축을 위해선 사업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한편 추가로 기술개발 인력을 보강토록 할 방침이다.

    설계코드 개발이 완료되면 원전 수출시 수입국에 제공할 독자적인 설계 소프트웨어를 확보하게 돼 원전 수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원전설계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술자립 달성으로 미국, 프랑스 등 원전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원전 핵심기기 중 하나인 원자로 냉각재펌프(RCP)는 국내 기술력 부족, 특히 핵심기술인 수력설계 능력 부족으로 현재까지 외국회사인 웨스팅하우스사에 의존하고 있다. 높이 약 11m, 무게 약 120t에 달하는 원자로 냉각재펌프는 원자로에서 핵반응을 통해 발생되는 열을 제거해 증기발생기(Steam Gene-rator)로 보내기 위해 가압된 물을 강제로 원자로에 주입하는 펌프 구실을 하는 기기다.

    원자로 냉각재펌프는 원천기술을 가진 해외 전문업체와 공동연구 개발 협력체제를 구축, 기술력 부족을 극복해 당초 목표보다 6개월 앞당긴 2012년 6월까지는 기술개발을 완료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두산중공업 등은 내구성 시험결과 평가기간을 줄이고 2단계 기술개발 사업을 조기에 착수, 시험설비를 조기에 제작할 방침이다.

    기술 수준 세계 4위권 목표

    국내에서 독자 RCP 모델 개발이 완료되면 원전 경쟁력 확보는 물론 해외수출 기반이 마련되고, 신규 원전 2기를 건설할 경우 수입대체 효과가 약 1650억원(2009년 신울진 1,2호기 계약 기준) 이상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규 노형 개발을 위한 RCP 원천설계 능력을 확보하게 되고 국내 기술력으로 원전 성능을 보증할 수 있어 국내의 발전소 가동률 제고 및 안정적인 전력공급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원전 계측제어시스템(MMIS)은 원자력발전소를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운영하는 데 필요한 신경망이다. MMIS는 열을 발생시키는 원자로 설비와 전기를 생산하는 터빈 설비의 움직임을 계측해서 정확하게 운전하도록 하고 위기 상황에서도 원자로를 제어하는 핵심 장치다. 우리는 이미 2010년 7월 개발을 완료했다. 이에 따라 한수원과 두산중공업은 2015년과 2016년 완공 예정인 신울진 원전 1, 2호기에 국산 RCP 및 MMIS를 적용할 예정이다.

    아울러 APR1400 설계혁신을 통해 안전성·경제성을 향상시키고, 해외신형노형(EPR, APWR)과의 시장경쟁을 목표로 핵심설계코드, RCP, MMIS 등 고유 원천기술을 적용한 토종 원자로 APR+ 개발기간도 앞당길 방침이다. 이를 위해 2012년 말까지 표준설계 개발 및 국내 인허가 취득을 완료하고 2022년 그 첫 호기가 가동될 예정이다.

    한편 ‘Nu-Tech 2012’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정부 관계자와 산학연으로 구성된 ‘Nu-Tech 2012 핵심기술개발 추진협의회’에서는 프로젝트별 모니터링 및 사업 간 연계업무 조정 등을 통해 원천기술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다.

    2012년까지 원전의 고유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되면 세계 4위권의 원전 기술수준을 달성하게 될 전망이며 이때쯤에는 독자적인 원전 수출을 통해 국가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하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명품원전(PPP) 개발 계획도

    정부는 지난해 1월13일 열린 제4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2030년까지 세계 3대 원전 수출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수립한 ‘원자력발전 수출산업화 전략’ 보고를 통해 한국형 원전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완, 강화하기 위해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한국 ‘원전 기술 독립’ 어디까지 왔나
    그러나 지난 3월 발생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무엇보다도 국민의 안전과 재산 보호를 기본 전제로 원전산업이 유지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이러한 환경변화를 반영해 한수원과 정부는 이른바 ‘원전기술 국가로드맵(Nu-Tech 2030)’을 마련,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Nu-Tech 2030’은 국내 원전의 완벽한 안전 운전을 도모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강화해 원전 수출을 신성장 동력원으로 육성한다는 내용으로 2030년까지의 장기적 비전을 담고 있다.

    ‘Nu-Tech 2030’의 기본 방향은 2012년까지 원전 수출기반 확보를 목표로 3대 미자립 원천기술 및 신형원전(APR+) 개발을 집중 추진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원전 장수명화와 원전 건설공기 단축, 원전 안전성 향상 등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성, 경제성, 운전 성능을 갖춘 명품원전(PPP: Premium Power Plant)을 개발할 방침이다.

    정부 주도의 원자력분야 중·장기 연구개발과는 별도로 한수원에서는 매년 매출액의 6%이상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정부의 원전수출 목표 달성, 전력산업의 경쟁체제 도입과 원자력기술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체계적인 기술개발을 위해 2010년 11월 핵심전략기술 등을 포함한 제3차 중·장기 기술발전계획을 수립(2011∼20)해 추진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10년간 총 2조4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제3차 중·장기 기술발전계획에서는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기술 개발과 기술적인 문제점 해결, 현장 직원의 기술능력 향상을 위한 현안기술개발로 구분해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내진(耐震) 및 면진(免震) 설계 등 원전 안전 분야 강화와 건설 모듈화와 같은 건설 신공법 기술개발 등 10대 전략기술을 선정해 중점 추진하고, 성과중심의 선진 연구개발 체계 구축, 미국 중앙전력연구소(EPRI)와의 국제공동연구를 통한 선진기술력 조기 달성 및 연구개발 투자를 점진적으로 확대해나가는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원자력산업 효율화 필요

    또한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최상의 원전 안전성 확보를 기본 전제로 하고 원전산업의 발전을 추구해나갈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모든 가동 원전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후속 대책을 마련해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의 설비보강을 추진 하는 등 안전성 강화 조치를 이행해나갈 것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안전성 기술을 향상시켜 혁신적으로 신규 원전에 도입해 원전 안전성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불식할 계획이다. 이번 사고를 오히려 기회로 삼아 국내 원자력산업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성장토록 할 계획이다.

    전세계 원자력산업은 TMI(스리마일섬) 사고와 체르노빌 사고로 한때 침체기를 겪었으나 최근 고유가와 이로 인한 화석연료 가격의 동반 상승, 에너지 안보 문제,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안정적이고 경제적이며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국 ‘원전 기술 독립’ 어디까지 왔나
    이태호

    1954년 경북 안동 출생

    고려대 전기공학과, 부산대 대학원 전기공학과

    1978년 한국전력공사 입사, 기술기획부장, 한국수력원자력(주) 안전기술처장

    現 한수원 안전기술본부장

    산업포장, 대통령상


    이러한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자력이 재조명됐으며, 여러 나라가 신규 원전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었다. 그러던 중 최근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원자력산업에 대한 시각이 전세계적으로 변화하고 있어 원전 확대정책과 관련해 새로운 도전과 기회의 시대가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국내 원전산업이 재도약하기 위해선 장기적인 원전 적정비중을 정하고 원전사업체제를 강화해 해외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등 국가에너지 정책의 원활한 수립과 지원으로 원자력산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 및 산학연 관계자를 포함한 모두의 노력과 협력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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