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戰力 강화, 수출, 여객기 개발 KFX ‘1타 3피’ 노려라!

‘5전6기’ 한국형 중형 전투기 사업 어디로?

  • 이정훈│편집위원 hoon@donga.com

戰力 강화, 수출, 여객기 개발 KFX ‘1타 3피’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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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짝을 찾지 못해 허송세월하는 사이 캐나다와 브라질은 항공기 제작 클럽에 입성한 것이다. 항공산업을 일으킬 수 있는 절체절명의 기회를 잃은 후 지식경제부는 KFX 개발에 주목했다. KFX 사업을 통해 구축한 시설과 기술을 토대로 중형기를 개발하자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그 무렵 국방부는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KFX사업에 대해 KIDA 등이 타당성 없다고 평가한 것이 첫째 원인이었다. 둘째로는 공군의 부정적 시각을 꼽을 수 있다. 사실 전투기는 국내 개발보다는 선진국에서 개발한 것을 사오는 편이 돈도 적게 들고 성능도 보장받을 수 있다. 국내 개발은 자주국방을 한다는 명분은 좋지만 실속에 비해 부담이 크다.

전투기는 보통 300대 이상 제작해야 수지타산이 맞는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한국 공군이 도입할 중형 전투기는 200대를 넘기 어렵다. 제작 대수가 200대 이하면 KFX 가격은 치솟을 수밖에 없다. 국내 수요가 적으면 수출을 해야 하는데, 성능이 검증되지 않은 KFX를 사줄 나라가 있을 것인가. 이러니 KDI와 KIDA도 거듭 ‘불가’ 판정을 내렸던 것이다.

그런데 ‘오전(五顚)’을 한 뒤 공군이 생각을 180도 바꿔 총대를 메고 나섰다. 그 이유는 두 가지로 추정된다. 첫째는 국산 고등훈련기 T-50의 성공이다. T-50 개발을 시작한 1990년대 초만 해도 공군에서는, T-50 개발에 부정적인 의견을 가진 이가 많았다. 그들은 미국산 전투기에 너무 익숙해 T-50 개발을 미더워하지 않았다. T-50 사업은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으로 봤다.

180도 생각 바꾼 공군



우여곡절 끝에 이 사업이 시작되자 T-50을 무조건 사줘야 할 처지였던 공군은 ‘이 항공기는 공격기 능력도 갖춰야 한다’고 목표 수준을 높였다. 해볼 테면 해보라고 한 것인데, 2005년부터 양산된 T-50은 이 조건을 가볍게 뛰어넘었다.

T-50은 소형 전투기의 대표 기종인 F-5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판정을 받았다. T-50의 약점은 공군 요구대로 너무 잘 만들어 값이 비싸졌다는 것뿐이었다. 그때부터 공군은 한국의 항공기 제작 기술력을 믿어도 된다고 보고 T-50 수출에 일조한다는 목표를 설정하게 됐다.

두 번째는 작전 수명이 도래한 노후 전투기의 퇴역이었다. KFX 사업이 순연되던 10년 사이, 이 전투기로 대체하기로 한 F-5, F-4 전투기와 A-37 공격기가 계속 도태됐다. 공군은 F-5와 F-4의 작전 수명을 연장해 사용하며 후속기종을 기다렸지만, 수명 연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공군은 운용하는 전투기 수가 줄어들자 다급하게 ‘비상벨’을 울렸다.

공군이 쓰는 전문용어 가운데 ‘방위 충분성 전력’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북한군이 선제적으로 전면 공격을 해왔을 때 한국 공군이 막아내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戰力)을 뜻한다.

2000년대 이전 한국 공군이 보유한 최고의 전투기는 ‘피스 브리지(Peace Bridge)’ 사업과 ‘KFP(한국형 전투기 프로그램)’ 사업으로 180대를 도입한 F-16이었다. F-16은 중형 전투기에 해당하는데, F-16이 대표선수이던 시절 한국 공군이 판단한 방위 충분성 전력은 ‘전투기 500여 대 보유’였다.

‘방위 충분성 전력’은 420대

2000년 이후 한국은 서방권에서는 최고로 꼽히는 대형 전투기 F-15K를 60대 도입했다. 대형 전투기 1대는 중형 전투기 2~3대, 소형 전투기(공격기) 10여 대의 역할을 한다. F-15K를 도입하던 2005년 공군과 국방부는 공군 전력을 재편하는 중대 계획을 세웠다. 전투기의 수를 줄이는 대신 질을 높이고, 비전투기인 지원전력을 증강한다는 내용의 ‘국방개혁 기본계획 06-20’을 확정했다. 이 계획에서는 첨단 전투기 도입으로 질적 증강을 이룰 경우 전투기의 방위 충분성 전력을 420~430대로 봤다.

지원전력은 경보기, 급유기, 수송기, 전자전기를 가리킨다. 경보기가 있으면 전투기는 시야가 매우 넓어져 작전 능력을 배가할 수 있다. 급유기가 있으면 작전반경이 확대돼 공군 작전의 꽃인 대규모 편대군(群) 공격을 하는 전략공군이 될 수 있다. 전쟁에서는 전투보다 보급이 더 중요한데, 수송기가 있으면 신속한 보급이 가능해져 전쟁의 향방을 바꿀 수 있다. 전자전기는 대규모 편대군 공격을 할 때 아군기를 위협할 적 레이더망을 무력화한다.

한국 공군은 피스아이 경보기 4대를 도입한 데 이어 급유기를 도입하는 KCX 사업을 추진했다. 지금은 국방부도 KCX 사업이 다급하다는 것을 인정해 KCX는 지원전력 가운데 1순위로 추진해야 할 사업이 됐다. 수송기는 C-130 중형 수송기에 이어 대형 수송기를 도입하는 CX 사업 추진이 예정돼 있다. 전자전기는 3차 FX 사업에서 스텔스기를 도입하면 당장은 추진하지 않아도 되기에 3차 FX 사업을 봐가며 결정하기로 했다. 지원전력 발전은 이렇게 정리됐다.

그런데 전투기 부문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공군은 2025년까지 380여 대의 전투기를 작전 수명 종료로 도태시켜야 한다. 이를 1, 2차 FX사업으로 도입한 F-15K 60대와 3차 FX사업으로 도입할 첨단 전투기 60대, 그리고 T-50을 개조한 소형전투기(공격기) FA-50 60대를 도입해 채우기로 했다. 단순 계산으로는 380대를 도태시키고 180대를 도입하는 것이니 공군 전투기는 200대가 줄어들어, 총 전투기 수는 300여 대가 된다.

이는 방위 충분성 전력인 420~430대에 크게 못 미친다. 공군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이 전력은 미디엄급으로 명명한 중형 전투기 120여 대로 채워야 한다. 국내에서 KFX를 개발해 채울 것인가, 해외에서 중형 전투기를 도입할 것인가. 공군은 수차에 걸쳐 치밀하게 계산해봤다. 그리고 국내 개발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게 됐다. 도입 가격은 비쌀지 몰라도 30년이라는 총 수명 기간의 운용비용과 작전효용까지 따져보면 KFX 개발이 낫다고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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