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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선 동교동계

  • 천영식 < 문화일보 정치부 기자 >

갈라선 동교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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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J의 동교동계가 분열되고 있다. YS의 상도동계와 함께 3공 이후 한국 정치계보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은 응집력이 예전 같지 않다. 권노갑·한광옥 연대의 구파와 한화갑을 중심으로 한 신파의 갈등은 특히 2002년 대선을 앞두고 더욱 첨예해지는 양상이다. 사실상 갈라선 것으로 여겨지는 동교동 신·구파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권노갑 전최고위원 어디 계십니까?” 지난 9월11일 기자들은 민주당 권노갑(權魯甲) 전최고위원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권 전위원은 전날 동교동계 해체를 요구한 민주당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을 향해 “동교동은 민주당의 뿌리”라며 작심한 듯 되받아쳤다. 기자들은 권 전위원이 드디어 말문을 열었다고 판단, 그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 오전부터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러나 서울 마포사무실에 출근하던 권 전위원은 이날 출근하지 않았다. 사무실 앞에서 진을 치고 있던 기자들이 “오늘은 틀렸구나” 하고 생각한 것도 잠시. 권 전위원의 한 측근이 갑자기 승용차를 몰고 움직이자 기자들은 무작정 택시를 잡아타고 뒤를 쫓았다. 얼마쯤 달렸을까. 그 측근은 신라호텔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권 전위원을 만날 수 있었다.

재야 민주화세력의 대부인 김근태 최고위원으로부터 일격을 당한 권 전위원은 섭섭한 감정을 감추지 않으면서도 당당했다. 오히려 소신을 조목조목 피력해 나갔다.

“(동교동계 해체) 주장은 개인 자유지만 해체하라 말라고 말할 처지가 아니다. 동교동은 민주당의 뿌리이고, 동교동의 해체란 민주당을 해체하라는 것과 같다는 소신에는 변함이 없다. 김위원이 이번 당정개편을 ‘동교동계 잔치’라고 했는데 지나친 주장이다. 이번 인사는 민주당의 잔치다. 정치인의 기반은 당이다. 당을 위해 일해야 정치인의 소임을 다한다는 게 평생의 소신이다. (당원이란) 당의 방침이 정해지면 따르는 것이다. 자기가 잘 되려고 당에 흠집내면 공멸한다….”

권 전위원은 “동교동계는 수십년 정치역정 속에서 확대 발전해온 것”이라면서 “뭘 해체하라는 것이냐”고 거듭 강조했다.

권 전위원은 과거 정동영(鄭東泳) 최고위원에게 했듯이 인간성을 들먹이는 원색적인 비난은 하지 않았다. 오히려 감정이 절제된 표현을 사용했고 담담한 모습이었다.

김근태 최고위원은 다음날 동교동계 해체주장을 정면 반박한 이 발언을 전해듣고 “과거 권위주의 정권에 하나회가 있었듯이 (동교동계가) 민주당의 하나회가 돼서는 안 된다”면서 동교동계를 하나회에 비유했다. 김위원은 동교동계 존립의 명분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독하게 마음먹고 동교동계를 거듭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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