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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점기획|6·13 후폭풍

정몽준 후보, 이인제·박근혜 공동대표?

  • 추승호 < 연합뉴스 정치부 기자 > chu@yna.co.kr

정몽준 후보, 이인제·박근혜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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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3 지방선거가 한나라당 압승, 민주당과 자민련의 참패로 막을 내리면서 주요 정당 바깥에 존재하는 이른바 ‘제3세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정치 9단’ 김종필(金鍾泌) 자민련 총재, 박근혜(朴槿惠) 한국미래연합 대표, 이인제(李仁濟) 민주당 전 상임고문, ‘월드컵 스타’ 정몽준(鄭夢準) 의원 등 제3세력의 향후 행보를 점쳐본다.
”충청도가 결국 우리를 버렸다. 충청도는 결국 핫바지인가.”

3기 지방선거 개표결과의 윤곽이 드러난 6월13일 오후 9시 자민련 마포당사 지하강당에 마련된 투개표 상황실에서 터져나온 탄식이다. 김종필 총재는 이날 오후 상황실에 있다가 방송사 출구조사 방송 직전 상황실을 빠져나와, 정상천(鄭相千) 중앙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5층 총재실에서 방송을 지켜봤다. 패배를 예감한 김총재가 사진기자들에게 초라한 표정을 들키지 않기 위해 짜낸 꾀였다.

위기의 JP

김총재는 지방선거전 중반 이후부터 충청도민을 ‘형제 자매’로 바꿔 부르고 ‘충청도 핫바지론’을 재등장시키는 등 충청권을 사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결국 자신의 정치적 토대인 충청권 장악력에 상당한 타격을 입고 말았다. 1961년 5·16 쿠데타에 참여, ‘정권의 2인자’로 정치에 입문한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것이다.

40여 년 정치역정에서 그는 여러차례 위기를 겪었다. 1980년 신군부에 의해 216억원을 축재한 권력형 부정축재자 1호로 낙인 찍혀 미국에서 유랑한 적도 있었고, 1990년 3당 합당 후 김영삼(金泳三) 대통령 측근들과의 권력투쟁에 밀려 민자당에서 쫓겨나기도 했다. 하지만 그의 정치력의 근원인 ‘충청도 장악력’은 남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것이 무너져 내리면서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삼손의 ‘머리카락’이 잘려 나간 셈이라고나 할까. 2000년 4·13 총선 참패에 연이은 ‘스트레이트’를 맞은 셈인데다, 76세의 고령이라는 점도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4·13 총선 때 “서쪽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겠다”고 했고, 이번 지방선거 때는 “나보고 늙었다고 하는데 정신적으로는 청년이나 다름없다. 두고봐라. 나는 쉽게 죽지 않는다”고 공언했으나 선거 결과는 그런 말들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제 김총재는 자신을 겨냥한 책임론과 소속의원의 연쇄 탈당 대책을 고심해야 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민주당처럼 자민련에서도 쇄신요구가 고개를 들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당내에서는 쇠잔한 김총재에 대한 회의론이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의원은 지방선거 직전 사석에서 “지방선거에서 지면 김총재의 2선 후퇴를 요구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노골적으로 김총재에 반기를 들었다. 그동안 탈당설이 꾸준히 나돌던 L의원은 “민심이 확인된 만큼 모든 것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때는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며 “조만간 의원들과 모임을 갖고 당의 진로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당내 쇄신요구를 소화할 만한 능력이 없다는 게 자민련의 고민거리다. 김총재가 당장 2선으로 물러나도 당을 대표하고 대선에 나설 만한 인물을 찾기 어렵다. 정계개편만이 ‘살 길’인 상황에서 김총재 이외에는 정계개편에 대응할 만한 마땅한 카리스마도 없는 실정이다. ‘포스트 JP’를 내세우고 있는 심대평(沈大平) 충남지사가 있지만 현직인 만큼 당 총재를 맡기에는 적절치 않다.

4자연대 뒤 2선 후퇴

결국 자민련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으로는 김총재로 하여금 그동안 내걸었던 이인제 박근혜 정몽준 의원을 연결하는 ‘4자 연대’를 적극 추진하도록 하고, 이것이 성사될 경우 김총재가 2선으로 후퇴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총재는 그간 누차 “내각제와 범보수 연대를 대신 실현시킬 만한 인물이 있다면 밀어줄 수 있다”고 밝혀왔던 만큼 연대 성사 후 2선후퇴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당 일각에서는 월드컵으로 급부상한 정몽준 의원을 대선후보로 내세우고 박근혜 의원과 이인제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는 형식의 신당 창당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하지만 4자연대가 쉽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우선 대상자 모두 대선출마를 꿈꾸고 있어, 후보 단일화와 계파별 지분 등 이해관계를 조정해 한데 묶어내는 일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 작업은 연장자이자 대선출마 욕심이 없는 김총재가 맡아야 할 텐데, 그의 위상이 추락한 상황에서 조정역할을 과연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것.

김총재를 따라 신당에 참여할 의원들이 얼마나 될지도 4자 연대의 성패를 결정짓는 관건이다. 이번 지방선거 패배로 자민련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에서 4자 연대의 나머지 구성원들이 김총재를 배제할 수도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 자민련 의원 중 일부는 이미 지방선거 전부터 “내 지역구에 내가 만든 지방선거 후보가 있는 만큼 지방선거 때까지는 선거운동에 전념하고 선거 후에 정계개편 과정을 봐가며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민련 L의원은 선거 직후 “4자 연대는 동상이몽에 불과하며 나는 아직도 한나라당과의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해 탈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J의원은 “국회의원들은 12월 대선보다는 내후년 17대 총선에 관심이 있다”며 “서둘러 거취를 결정할 필요는 없다. 민주당의 변화 등 정계개편 상황을 지켜보며 차분히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의원들은 절차를 제대로 밟고 명분을 축적한 뒤 적절한 시점을 골라 탈당해야 ‘철새 정치인’이란 욕을 덜 먹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한나라당도 민주당 박용호(朴容琥)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힘 안들이고 원내 과반수(재적 의원 263명 중 소속의원 132명)를 확보했고 지방선거 대승 후 ‘낮은 자세’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굳이 자민련 인사 영입을 시도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당장 자민련 의원들의 탈당이 벌어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이와 관련, 정가에서는 ‘미니 총선’으로 불리는 8·8 재보선이 자민련 의원의 탈당 결행시기가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거취를 선택해봤자 ‘남의 집 살이’ 신세를 벗어나기 어려운 만큼 김총재를 끝까지 따라가자는 목소리도 당내에서 나오고 있다. ‘정치 9단’ 김총재가 동물적인 감각으로 결국 ‘될 곳을 찾아 갈 것’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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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승호 < 연합뉴스 정치부 기자 > ch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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