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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분석

북한 급변사태시 난민 규모 & 탈출경로 시뮬레이션

“총 70만 중 20만 휴전선 월경, 경의선에만 15만 집중”

  • 한관수│조선대 교수·군사학 hks@chosun.ac.kr│

북한 급변사태시 난민 규모 & 탈출경로 시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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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한 체제의 내구력이 소멸해가고 있는 것일까. 화폐개혁 이후 북한 사회의 혼란에 관해 쏟아져 나오는 다양한 소식은 이른바 급변사태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을 싣고 있다. 김정일 체제가 더 이상 주민을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경우, 국경과 휴전선을 넘을지 모를 난민들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준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독일 통일과 6·25전쟁 시기의 전례, 북한의 주민 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북한 급변시 발생할 수 있는 난민의 규모를 예측한 글을 소개한다. 여기에 북한의 지리적 특성을 검토해 주요 예상 탈출경로 등을 함께 분석한 필자는 한미연합사령부 등에서 정보 분석 업무를 오랜 기간 담당했다. <편집자>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한다면 이는 동북아시아의 세력균형에 큰 변혁임은 물론 휴전선을 마주하고 있는 우리에게는 6·25전쟁 이후 최대의 비상사태가 될 공산이 크다. 물론 현재 상황에서 급변사태가 실제로 발생할 가능성이 얼마나 되는지를 정밀하게 계량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다만 북한의 급변이 대량난민 발생으로 이어질 경우 이는 한반도를 벗어나 국제정치 이슈로 비화할 폭발성을 안고 있음은 분명하다. 난민이 중국, 러시아, 일본 국경을 넘는다면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국제적 분쟁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량난민이 휴전선을 넘을 경우 한국 정부로서는 사실상 재앙에 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6·25전쟁 당시의 경험을 반추해보면 통제가 불가능한 수백만의 난민이 야기할 극심한 무질서의 심각성은 사뭇 자명하다.

대량난민 발생 시나리오로는 여러 가지를 상정해볼 수 있다. 우선 체제불안 요인이 있다. 김정은으로의 권력세습을 둘러싼 평양 내부의 권력투쟁이 사회적 혼란으로 증폭되어 체제나 국가 위기로 발전한 무정부 상태의 경우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건강이상과 후계체제 문제에 국제사회가 관심을 집중하는 배경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다음은 경제난에 따른 식량부족이다. 북한 주민들은 이미 1990년대 중·후반의 식량위기 당시 많은 사람이 북·중 국경을 넘어야 했던 경험을 갖고 있다. 지난해 실시한 화폐개혁 이후 북한의 식량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는 일련의 소식은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는 것은 아닌지 관심을 기울이게 한다. 끝으로 대지진이나 홍수 등 자연재해로 거주 밀집지역 일대가 황폐해지거나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사고로 생명의 위협을 느낀 주민들이 국경을 넘는 경우를 상정해볼 수 있다.

어떤 이유에 의해서든 북한에 급변사태가 발생하면, 한국 정부는 주변국과 협조해 난민을 처리하고 지상과 해상을 통해 쏟아지는 난민에 대해 비상구호대책을 가동해야 한다. 특히 대규모 난민이 비무장지대를 통과하려고 시도할 경우 이는 남북 간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대량난민의 발생 가능성에 대해 정밀한 예측과 주도면밀한 대비책을 검토해야 하는 이유다.

대량난민 대책을 마련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부분은 과연 어느 정도 규모의 난민이 발생하고 이들이 과연 어느 경로를 통해 북한을 탈출할 것인지 따져보는 작업일 것이다. 북한 난민을 전방에서 최초로 접촉할 군부대의 대비계획 수립을 위해서도 난민의 규모나 탈출 예상지역을 분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는 급변사태의 유형이나 북한 체제가 처하게 될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므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편차를 보여왔다. 이 글에서는 먼저 과거의 유사한 경험사례와 현재 북한의 현실에 기초해 예상되는 난민의 총규모를 판단하고, 이를 다시 거주 지역별로 검토한 후, 마지막으로 한국으로 유입되는 난민 규모를 경로별로 산출해보고자 한다.

북한 총인구의 3.5%

난민의 전체 규모를 판단할 근거 사례로 과거 독일 통일 직전 서독으로 망명한 동독인의 수와 6·25전쟁 당시 북한 피난민 규모를 살펴볼 만하다. 독일의 경우는 1990년 10월 통일이 공식화될 때까지 동독 총인구 1661만명의 2.6%인 43만명이 서독으로 망명했다. 주의할 것은 동독의 경우 이전에도 서독으로의 이주를 합법적으로 인정해왔고, 극심한 식량난을 겪을 만큼 서독과의 경제적 격차가 크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북한 급변사태시 난민의 발생비율은 서독으로 망명한 동독 주민의 비율보다는 높을 것이라고 유추해볼 수 있다.

6·25전쟁 중에 발생한 피난민은 크게 둘로 구분할 수 있다. 전쟁 발발 직후 벌어진 1차 피난은 주로 서울을 비롯한 남한 주민들의 피난이 주를 이루었으므로 준용할 가치가 낮다. 그러나 1951년 이른바 1·4후퇴 전후의 2차 피난 당시에는 북한 주민들의 피난이 압도적이었다. 이 시기 북한 주민 총 950만명 중 약 9%에 해당하는 89만명이 월남했다는 통계가 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황해도 14만8511명, 평안북도 5만1210명, 평안남도 8만948명, 함경북도 4만2671명, 함경남도 16만5658명, 북경기도와 북강원도 40만132명이다. 다만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미군의 공중폭격이나 북한군과 한미연합군의 직접적인 교전으로부터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월남을 선택한 것이었으므로, 생명의 직접적인 위협이 상대적으로 적은 급변사태시에 발생할 난민 규모는 이보다 작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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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관수│조선대 교수·군사학 hks@chosun.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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