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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현장

나눔의 정신으로 만든 都農 협력 새 모델

‘금산을 사랑하는 모임’

  • 박은경 < 자유기고가 >

나눔의 정신으로 만든 都農 협력 새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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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머니의 품처럼 넉넉한 땅 금산은 이제 현지인들만의 터전이 아니다. 금산의 매력에 푹 빠진 별난 외지인들의 노력에 힘입어, 청정환경과 디지털 농업이 병존하는 ‘약속의 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지식인들이 하필이면 금산을 ‘꿈의 고향’으로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비단산’ 금산에는 태조 이성계와 관련한 전설 하나가 전해 내려온다. 왕이 되기 전 이성계는 당시 기도처로 이름난 보광산(금산의 당시 이름)의 보리암에 찾아가 산신에게 백일 치성을 드린다. 이때 이성계는 산신에게 왕이 되면 보광산을 비단으로 감싸겠다는 약속을 한다. 치성 덕분일까, 조선 개국으로 왕이 됐지만 약속 지키기가 난감해진 이성계는 행여 산신의 노여움을 살까 고민에 빠진다. 궁리 끝에 산 이름을 ‘비단금(錦)’자를 써 ‘금산(錦山)’으로 대신하는 것으로 산신을 달랬다고 한다.

아름다운 지명과 달리 충남 금산군은 얼마전까지만 해도 재정자립도와 예산규모에서 전국 최하위 수준을 맴도는 낙후 지역이었다. 군 전체가 3000여 개의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데다, 그 분지에 자리잡은 474개 마을 중 상당수가 오지(奧地)라 지방자치단체마다 불어닥친 개발바람마저 비껴갔다. 그런데 이렇듯 시골의 정취를 고스란히 간직한 가난하고 소박한 금산 땅에 아낌없는 애정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다. ‘금산을 사랑하는 모임(금사모)’의 500여 회원들이다.

“금산 사람들은 때가 묻지 않았다. 그동안 방우리 등 여러 오지를 다니며 마을 사람들과 술자리를 가졌다. 마을을 방문할 때 권하는 술을 받지 않으면 다시는 그곳에 갈 수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멀리서 차가 오면 막걸리통부터 들고 나오는 것이 금산 인심이다. 경제적 여유는 도시보다 덜할지 몰라도 사람 사는 멋은 한수 위인 곳이다.”

“금산은 도시의 오염된 삶을 말갛게 씻어줄 수 있을 만큼 청량한 땅이다. 무엇보다 푸근하고 정겨운 사람들이 있어 좋다.”

“금산 38경 중 첫손에 꼽히는 것이 보리암 일출이다. 수평선과 구름 사이를 뚫고 붉은 해가 솟구치는 모습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점점이 떠있는 작은 섬들마저 뜨겁게 피어오른다. 참으로 황홀한 절경의 극치다.”

남다른 풍광에 반하다

“2000년 새해 첫날 새벽 4시에 금산군 진악산에 올랐다. 2000명 정도가 정상에 올라 있었다. 배낭을 내려놓고 잠시 쉬는데, 가게문을 열어야 한다며 바삐 서두는 금산 아줌마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그들에게선 소박한 생활인의 체취가 묻어나왔다. 하산 길엔 금산라이온스클럽 회원들이 큰 가마솥 두 개를 걸어놓고 장작불을 때가며 커피를 끓이고 있었다. 그들은 추위로 몸이 언 등산객들에게 플라스틱 바가지로 쉴 새 없이 커피를 퍼주었다. 세상 어느 곳에서 그렇듯 진한 커피 향을 느낄 수 있겠는가. 그날 난 클럽 회원들이 맞은 1500번째 손님이었다. 금산에 주는 것보다 그곳이 내게 주는 행복이 몇 배 더 큼을 느낀다.”

금사모 회원들의 금산 예찬은 끝이 없다.

요즘 금산에는 새로운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군 전체를 푸른숲으로 덮어 청정환경을 조성하고 경제와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개발로 도시인들에게 ‘잃어버린 고향’의 역할을 할 준비를 진행시키고 있다. 그 노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자치경영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금산군 기획정보실 배석희 실장은 “이를 위해 금산군경제사회발전5개년 계획을 준비했다. 개발논리로 망가진 여느 농촌과는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하자는 생각에 지자체 최초로 민간 연구기관인 삼성경제연구소에 용역을 의뢰했다”고 첫 과정을 설명했다. 연구거리가 있으면 먼저 공공기관에 의뢰하고 보는 관행을 금산군은 따르지 않았다. 그만큼 ‘눈이 확 뜨이는’ 변화가 절실하다고 본 것이다. 금산군의 새로운 시도는 금사모를 탄생시키는 불씨가 됐다.

1998년 12월 금산군으로부터 지방자치와 관련해 조언을 부탁받은 삼성경제연구소 정책연구센터 이언오 상무는 금산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다.

“김행기 군수를 만나 거두절미하고 ‘그린벨트를 확장합시다’ 했더니 벌써 숲 가꾸기와 약초꽃길 조성을 추진중이라고 답했다. 어설픈 공장유치와 관광지 개발로 자연을 훼손하는 다른 지자체와 달라 무언가 될 것 같다는 희망을 품게 됐다.”

용역계약 체결 후 주말마다 현장답사를 위해 금산을 방문한 이상무는 마침 산림청과 금산군이 공동으로 실시한 식목행사에 참석했다. 자원봉사에 나선 의용소방대와 군 공무원들이 마치 자기 집 뜰 가꾸듯 정성을 다하는 모습에 그는 진한 감동을 받았다.

“3개월 동안 주말마다 금산에 내려갔는데, 군청 문화공보관광과 박범인 과장은 일요일임에도 매번 자신의 차에 우리 연구소 팀을 태우고 군 구석구석을 보여주었다.” 그때 발견한 금산의 아름다움을 혼자 보기 아까워 이상무는 금산 여행에 여러 지인(知人)들을 끌어들였다.

“1999년 6월 어느날 별이 쏟아지는 금강변 다리 위에서 청량한 물소리를 들으며 인삼주를 마실 기회가 있었다. 이때 동행했던 김성훈 전 농림부장관, 인하대 전용수 교수 등이 즉석에서 의기투합해 금사모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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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 자유기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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