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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경제보고서 -Ⅰ

현실성 없는 유럽공동채권, 국채 매입 G2까지 위험하다

유럽경제의 위기

  • 유승경|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seungyoo@lgeri.com

현실성 없는 유럽공동채권, 국채 매입 G2까지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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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의 그림자가 신흥시장에 드리우기 시작했다. 세계 경제를 침체에서 벗어나게 할 원동력의 상징이었던 중국, 인도, 브라질 등 브릭스(BRICs)마저 성장 엔진의 시동이 꺼지는 조짐이 드러났다. 위기의 진원지인 유럽도 새해에 사실상 불황에 가까운 낮은 경제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돼 우려를 더하고 있다. LG경제연구소가 12월 발행한 보고서 ‘전이 속도 빨라진 유럽 위기, 처방은 아직 표류 중’을 통해 2012년 세계 경제 흐름을 예측해보자.
현실성 없는 유럽공동채권, 국채 매입 G2까지 위험하다

아일랜드 더블린 시내에서 노동자와 시민 5만여 명이 정부의 긴축재정과 구제금융 협상에 반대하는 거리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유로존 위기가 다른 경제권으로 전이되고 있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위기는 유로존 내의 재정취약국인 포르투갈과 아일랜드로 전염되는 데 1년가량 걸렸다. 하지만 지난 여름부터 경제대국인 이탈리아로 전염되더니, 순식간에 프랑스, 벨기에, 그리고 유럽의 최대 경제 강국인 독일까지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그 사이에 서유럽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동유럽과 발칸국가로도 위기가 전이됐으며, 미국과 중국 등 세계 경제의 중추국까지 위기 전염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11월28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세계 경제에 대한 비관적인 보고서를 내놓았다. 무디스는 “유로존 회원국이 연쇄적으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져 유로존이 붕괴될 가능성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며, OECD도 “결정적 조치가 나오지 않는다면 재정위기가 확산되고 미국 경제는 재침체에 빠지게 돼 결국 세계 경제의 느린 회복세마저 꺾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위기의 전염은 한 지역의 위기가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특정 경제 영역의 위기가 다른 경제적 영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포함한다. 현재 유로존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로 발화된 경제적 혼란은 이웃 국가를 넘어 다른 경제권으로, 재정과 금융 부문에 그치지 않고 실물 부문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금융 부문을 통한 전염

남유럽 재정취약국과 아일랜드가 재정위기를 맞이한 뒤 유럽재정안정기구(EFSF)의 지원이 이뤄졌지만 재정건전도는 계속 악화됐다. 결국 위기는 유로존 핵심국으로 퍼졌다. 그중 재정상태가 나빴던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2011년 가을부터 위기에 감염돼 두 국가의 국채 가격이 크게 하락하고 수익률이 급등했다.

유럽연합(EU)은 남유럽 전체가 재정위기에 휩싸이자 EFSF의 기금을 증액하고 구제효과를 배가하기 위해 기금의 레버리징(가용 재원 확대)을 결정했지만, 투자자들은 오히려 핵심국가의 안정성을 의심했다. 투자자들은 자금이 지원돼도 강도 높은 긴축정책 때문에 경제 침체가 불가피해 결국 자금 공여국까지 재정위기에 빠져들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벨기에의 경우 진작부터 국가채무 비중이 높았고 프랑스와의 합자은행인 덱시아가 파산하자 국가신용등급은 최고 수준인 AAA를 상실했다. 이탈리아가 위기상황에 빠지자 EFSF의 기금 가용 재원을 확대하더라도 위기 확산을 저지하지 못할 우려가 대두됐고 마침내 유로존의 두 지도국가인 프랑스와 독일까지 국가신용도 의심을 받았다.

프랑스는 자국 은행이 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등 이른바 PIIGS 국가들의 위기에 크게 노출돼 있기 때문에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도 하락 경고를 받았다. 더구나 유로존 국가들이 위기 타개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난항을 거듭하자 독일도 재정적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인식이 제기됐고 결국 독일 국채 발행도 실패했다.

신용경색으로 동유럽 위기 전염

위기가 처음으로 전염된 지역은 금융부문의 서유럽 의존도가 높은 동유럽이다. 헝가리가 유로존 위기로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를 요청한 첫 사례가 됐다. 동유럽은 사회주의 진영이 붕괴한 후, 경제발전을 위한 자본을 대부분 서유럽에 의존해왔다. 동유럽 은행의 약 80%가 서유럽 은행의 지점들이다. 따라서 유로존의 신용경색으로 채무의 만기연장이 중단되면 동유럽도 자금 부족 상태에 빠지게 된다. 유로존 은행들은 PIIGS 국가 채권투자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규제당국이 자기자본비율(BIS)을 높일 것을 요구하자 대외신용업무를 크게 줄였다. 2008년 금융위기 때에도 대규모 자금이 회귀했지만, 현재의 추이는 당시보다 규모가 크고 속도로 빠르다. 2011년 들어 서유럽으로부터의 차입금액은 20%가량 줄어들었다.

오스트리아의 정책 변화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오스트리아는 신용등급이 강등될 상황에 처하자 2011년 말까지 재정적자 400억유로를 삭감하는 것을 헌법에 명시했으며, 거대 상업은행들은 동유럽으로부터 자금 회수에 나섰다. 이탈리아 최대 은행 유니크레디트(Unicredit)도 동유럽 사업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독일의 제1 민간은행인 코메르츠은행(Commerzbank)도 동유럽 중 폴란드에만 대출 하고 있다.

하지만 2012년 헝가리는 GDP 대비 18%의 차입이 필요하며, 불가리아는 13%가 필요하다. 라트비아와 리투아니아는 이미 주요 은행에 대한 구제조치를 취했다. 폴란드, 체코, 슬로바키아는 건전한 국가로 평가되고 있지만 서유럽 은행들은 철수하고 있다. 더군다나 동유럽은 서유럽을 주요 수출시장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더하다.

유로존 회원국인 키프로스도 금융위기의 문턱에 서 있다. IMF는 키프로스가 “그리스 위기에 크게 노출되어 있어 중대한 경제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와 같은 구소비에트 연방국과 발칸국가들도 유사한 상황에 처해 있다.

미국 경제는 아직까지 위기에 전염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내년에는 재정을 긴축할 예정이어서 경기회복을 낙관할 수 없다. 유로존의 금융 충격의 대상이 될 우려가 높은 것. 12월1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선진국 5개 중앙은행과 공조해 달러 유동성을 확대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 영향으로 전 세계의 증시가 예외적인 폭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는 유로존 위기가 주요 선진경제권에 주는 위협이 얼마나 큰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 사례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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