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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의 세계|오디오

온몸 저릿저릿하게 하는 소리의 엑스터시|김갑수

  • 글: 김갑수 문화평론가 사진: 지재만 기자

온몸 저릿저릿하게 하는 소리의 엑스터시|김갑수

온몸 저릿저릿하게 하는 소리의 엑스터시|김갑수

그의 작업실에는 두 세트의 오디오가 있다. 하나는 빈티지 계열의 진공관 시스템이고, 또 하나는 첼로와 다인 오디오가 결합된 첨단 하이엔드 시스템이다.

음악을 사랑해야 오디오에도 관심을 갖기 마련 이지만, 그렇다고 음악 애호가가 모두 오디오 마니아가 되는 것은 아니다. 먹어봐야 맛을 아는 음식의 세계처럼 오디오의 열락, 사운드의 쾌감 역시 한번이라도 경험해봐야 알 수 있다. 소리의 황홀경에 사로잡혀 온몸이 저릿저릿해지는 체험, 그것은 종교적 엑스터시와 비슷한 게 아닐까.

별표 전축, 독수리표 전축, 쉐이코 카세트가 빛나던 1970년대 초반 필자는 정말 전축을 가지고 싶었지만 이는 부잣집 친구나 이룰 수 있는 사치한 꿈이었다. 그러다가 성인이 된 후 1977년 드디어 인켈 오디오 457 시스템을 도입하며 오디오에 ‘입문’했다.

소리탐닉에는 몇 차례의 단계가 있다. 보통 처음에는 음색이 좋은지를 따지고, 그 다음엔 음량이 얼마나 풍부한지, 원음에 가까운 넓은 음장감을 주는지를 살펴본다. 이에 따라 오디오를 업그레이드하는데, 필자도 30여년 동안 꾸준히 오디오 기기를 바꿔왔다. 그렇게 더 좋은 소리를 찾으려 죽기살기로 매달려왔지만 아직 분명한 소리의 방향성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선선히 인정한다. 내게 정말로 간절했던 것은 탁월하고 아름다운 사운드라기보다는 어떤 신비와 환상이 만들어낸 사운드였는지도 모른다고.

소리는 끝내 명료한 해답을 주지 않는다. 이처럼 생(生)은 그저 궁금해하다 마치는 것 아니겠는가.

신동아 2004년 5월 호

글: 김갑수 문화평론가 사진: 지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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