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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장수옥·철선녀 부부

“우리가 싸우면 둘 중 하나는 죽을 거예요”

  • 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 사진·조영철 기자

한국판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장수옥·철선녀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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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족기(足技)의 달인과 내공 고수의 결합
  • 태권도, 합기도, 유도, 복싱의 장점에 호흡법 가미
  • “마음 가는 곳에 발이 가 있다”
  • 장풍처럼 펼쳐지는 평수(平手)의 가공할 위력
  •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내공무술
  • ‘괴력의 미니스커트’와 해병대원의 맞짱
한국판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장수옥·철선녀 부부
푸른잔디밭에 도복을 입은 세 사람이 섰다. 팽팽한 긴장이 흐른다. 남자가 둘, 여자가 하나다. 사제간인 두 남자 중 머리가 벗겨진 사람과 여자는 부부다. 세 사람은 사진촬영을 위해 간단한 무술시범에 들어갔다.

먼저 부부간 시범. 남자가 여자를 향해 정권을 내지르자 여자가 주먹을 쳐내며 남자의 팔목을 꺾어버린다. 다음은 여자와 제자. 마주선 상태에서 여자가 기합소리와 함께 제자의 양 허벅지를 부여잡고 어깨로 가슴팍을 밀어 넘어뜨린다. 마치 럭비의 태클 동작과 같다. ‘손쓸 겨를도 없다’는 말은 이런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리라. 부인은 기자를 상대로도 같은 시범을 보였는데, 허벅지를 압박하는 팔심이 무시무시했다. 천근 쇳덩어리가 짓누르는 느낌이었다.

이어 스승과 제자의 시범. 약간 거리를 둔 상태에서 스승이 제자를 향해 몸을 날린다. 허공으로 솟구친 후 두 발을 가위처럼 사용해 제자의 목을 휘감아 돌리자 제자는 옆으로 나동그라진다. 보는 이가 아찔할 정도로 위험한 동작이다. 다음은 하단 돌려차기. 낮게 구부린 자세에서 스승의 발이 컴퍼스처럼 원을 그리자 다리에 타격을 입은 제자의 몸이 공중으로 튕겨진다. 돌아가는 발은 보이지 않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만 들릴 뿐이다.

시범을 보인 부부는 장수옥(57) 대한특공무술협회 총재와 ‘철선녀(鐵扇女)’라는 별명으로 널리 알려진 김단화(58)씨. 결혼 전 두 사람은 서로 다른 무술을 연마했다. 장 총재의 무술이 외공이라면 철선녀의 무술은 내공이다. 장 총재는 25년간 청와대 경호실 무술사범을 지냈고, 철선녀는 처녀 시절 내공무술의 최고 실력자로 통했다. 특공무술은 바로 장 총재의 독자적인 외공과 철선녀가 수련한 내공이 합쳐져 완성된 것이다.

군 특수부대와 청와대 경호실을 중심으로 전파된 특공무술은 어떠한 무술보다 실전적인 무술로 평가받고 있다. 타격기를 중심으로 하되 잡기와 꺾기, 태클 등 실전에서 요긴하게 쓰이는 온갖 기술을 담고 있는 까닭이다. 전국에 200여 개의 도장이 있으며 정식과목으로 가르치는 대학도 늘고 있다. 군인을 포함해 그동안 특공무술을 배운 사람은 5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특공무술협회의 올해 주요 사업목표는 중국 진출. 지난 5월 중국 옌지에 도장을 세운 것이 그 신호탄이다. 앞으로 2년 안에 중국에 200개의 도장을 세운다는 야심 찬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9월 장 총재가 직접 시범단을 이끌고 중국에 건너갈 예정이다.

특공무술의 중국 진출에 맞춰 장 총재 부부의 무술인생을 조명했다. 따로따로 날을 잡아 장 총재 인터뷰는 서울 신영동에 있는 특공무술협회 사무실에서, 철선녀 인터뷰는 구기동 자택에서 진행했다. 그리고 철선녀를 인터뷰한 날 부부의 무술시범 장면을 촬영했다.

1부 ‘족기(足技)의 달인’ 장수옥

무술인들이 대체로 그렇듯 장수옥 총재도 눈매가 날카롭고 눈썹이 짙은 강인한 풍모다. 신장 169㎝의 크지 않은 체구지만 가슴은 바위처럼 단단해 보이고 배도 거의 나오지 않았다. 검은 무술복을 입은 그가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등 역대 대통령과 악수하는 장면을 담은 사진들이 사무실 벽을 장식하고 있다. 젊을 때 사진을 보니 지금보다 더 날카롭고 날렵하다.

그는 자신의 무술인생 이야기를 들려주기 전에 외공과 내공의 차이점부터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외공은 외적인 힘, 곧 근육의 힘에서 나오는 것으로 일반 격투기 무술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내공은 내적인 힘, 곧 기(氣)를 모아 발산하는 것이다. 내공은 겉으로는 상처를 입히지 않지만 속으로는 외공보다 더 치명적인 부상을 입힌다.

“내공 공격을 받으면 겉보기엔 아무 이상이 없어요. 그런데 속이 메슥거리거나 토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는 게 경험자들의 공통된 얘기예요. 청와대 경호실에 처음 들어갔을 때 차지철 실장 앞에서 내공을 선보인 적이 있습니다. 무술 유단자인 경호실 직원 한 명에게 방호복을 입힌 상태에서 평수(平手)를 펼쳤는데, 갈비뼈가 부러져 국군통합병원에 입원했습니다. 나중에 느낌을 물어보니 몸이 공중에 뜬 것처럼 머리가 멍하고 속이 불편하고 몹시 불쾌했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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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 사진·조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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