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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식 기자의 Face to Face ⑭

‘UDT의 神’ 조광현 전 해군 대령

“고 한주호 준위처럼 솔선수범하는 아름다운 전통 지켜나가야”

  • 조성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UDT의 神’ 조광현 전 해군 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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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수중폭파, 전천후 특수전, 폭발물처리, 대테러…최정예 특수부대
  • ● UDT 교육훈련대장 세 번, UDU대장, 초대 UDT전대장 역임
  • ● 천안함 수색 둘러싼 현역-예비역, UDT-SSU 미묘한 갈등
  • ● 죽어서 돌아오면 왔지 낙오하진 않겠다
  • ● 입교생 120명 중 7명만 살아남은 혹독한 훈련
  • ● 전두환, “왜 UDT가 오만가지 다 하느냐”
  • ● 북파공작훈련 받은 UDT 대원들, 특수임무수행자로 보상해야
‘UDT의 神’ 조광현 전 해군 대령
천안함 사건은 한주호 준위라는 영웅을 탄생시켰다. 사나운 파도처럼 들끓던 해군과 국방부에 대한 비난여론을 일순 잠재울 정도로 그의 순직은 국민의 가슴을 울렸다. “한 준위가 해군을 살렸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가 35년간 몸담은 UDT(Underwa- ter Demolition Team·수중파괴대)는 해군의 최정예 특수부대다. 1955년 창설된 한국함대 해변단 소속 수중파괴대가 원조. 1983년 제25특전전대라는 단위부대로 독립했으며, 1986년 56특전전대로 이름이 바뀌었다가 2000년 해군 특수전여단으로 발전했다. 이 부대는 수중폭파 외에 전천후 특수전(SEAL·Sea, Air, Land), 폭발물처리(EOD· Explosive Ordnan-ce Disposal), 대테러 임무를 맡고 있다. 훈련과정과 임무가 미 해군의 특수전부대인 SEAL과 같다고 해서 UDT/SEAL 부대라고도 한다.

UDT는 훈련과정 수료율이 20% 안팎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혹독한 훈련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1955년부터 1971년까지 한 기수 평균 수료생이 25명에 지나지 않았다. 1972년 이후에도 연 평균 수료생이 50명이 채 되지 않을 만큼 소수정예 전통을 지켜왔다. 지금도 UDT부대의 전체 병력은 수백명에 불과하다.

UDT에 대해선 예로부터 전설적인 얘기가 많았다. 사람이 아니라 살인병기이며, 바닷 속으로 헤엄쳐 북한에 잠입해 특수임무를 수행하거나 몰래 고향사람을 만난 후 돌아온다고 했다. UDT 부대가 있는 경남 진해의 한 술집에서 UDT와 해병대 간에 큰 패싸움이 났는데 해병대가 깨졌다는, 진위 확인이 어려운 풍문도 ‘UDT 신화’를 신봉하는 사람들 사이에 널리 퍼져 있다.

“그분은 우리 세계에서 신”

한 준위 사건이 난 후 UDT에 대한 국민적 관심도가 높아졌다. UDT동지회(UDT전우회의 후신) 주변으로 알아보니 ‘UDT의 산 역사’라 할 만한 사람이 있었다. 한 UDT 관계자는 “우리 세계에서 그분은 신(神)”이라며 “UDT를 제대로 알려면 꼭 만나보라”고 권했다. “역대 UDT부대장 중 미 해군의 UDT/SEAL 훈련 및 EOD 교육을 가장 확실하게 이수한 사람”이라는 평도 들렸다. UDT 교육훈련대장을 세 차례 지낸 데 이어 초대 UDT전대장(25특전전대장)을 역임하고 UDT전우회 중앙회를 창립한 조광현(70) 예비역 해군 대령이 바로 그다. 조씨는 해군 첩보부대인 UDU (Underwater Demolition Unit)대장도 지냈다.

조씨와의 인터뷰는 네 차례에 걸쳐 10시간 넘게 진행됐다. 그는 “나 개인보다 UDT의 활약상이나 UDT 임무의 중요성이 부각되기를 바란다”고 몇 차례나 강조했다. 나는 “UDT의 상징적 인물인 조 선생의 삶을 소개하는 것 자체가 UDT를 알리는 것”이라고 말해줬다.

‘UDT의 神’ 조광현 전 해군 대령
눈매가 날카롭고 하관이 갸름한 그는 170㎝가량의 키에 날렵한 몸매였다. 줄곧 78㎏의 근육질 몸무게를 유지했는데 몇 년 전 위암수술을 받고나서 10㎏가량 줄고 근육이 많이 빠졌다고 한다. 4월 하순 경기도 과천에서 열리는 풀코스 마라톤대회에 출전신청을 했다는 얘기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풀코스 대회에 나가려면 30㎞대를 세 번 정도 뛰며 컨디션을 조절해야 하는데 한 번 뛴 후 천안함 사건이 터지는 바람에 연습을 못해 걱정이라고 했다. 칠순의 나이를 의심케 하는 그의 놀라운 체력에 대해선 뒤에 자세히 설명하기로 한다. 마라톤대회 출전은 그의 몇 가지 취미 중 하나라는 점만 언급해두자.

조씨가 1983년 UDT전대장을 지낼 때 한주호 준위는 그 밑에서 훈련교관을 했다. 1976년 하사 한주호가 UDT 22기로 입교했을 때 조씨는 서해의 한 섬에서 UDU대장을 맡고 있었다.

“한 준위는 예의바르고 솔선수범하는 사람이었다. 경례도 절도 있게 잘하고. 작년에 소말리아 청해부대에 파견 나가 있을 때도 몇 차례 안부전화를 걸어오곤 했다. 죽기 전날 그가 함수 침몰지점에 부이(Buoy·浮漂)를 설치했다는 얘기를 듣고 참 큰일 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밤에 곰곰 생각해보니 사리 때라 물살이 세져 위험할 것 같았다. 그래서 다음날 한 준위에게 ‘무리하지 말고 젊은 애들이 들어가게 하라’고 말해주려 몇 번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가 되지 않았다. 바빠서 그러려니 했다. 그날 오후 5시쯤 현장에서 순직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저녁밥이 안 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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